18대 대통령 선거가 채 세 달도 남지 않았다. 대선 주자들의 경쟁이 어느 때 보다도 치열한 시점이다.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할지, 누가 가능성이 있을지 어지럽기만 하다면 방법이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 시사 프로그램 <정운갑의 집중분석>을 보는 것. 12년 동안 대한민국의 대표 시사 프로그램 자리를 지켜온 <집중분석>은 MBN에서 매주 월~금 오후 5시에 방송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수많은 거물 정치인들이 <집중분석>을 거쳐 갔다. 그들은 다른 방송에서는 쉽게 꺼내기 힘든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놨다. 민주당 경선 당시 시골 이장 출신으로 군수와 경남도지사를 거쳐 대통령까지 꿈꾸는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집중분석>에 출연해 입지전적인 이야기를 털어놨다.
자신과 경쟁해야 하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하게도 했다.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너무 빨리 밑천을 드러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박 후보는 카드를 너무 일찍 다 써버렸다”며 “박 후보는 앞으로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는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안 원장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정독해서 읽으면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가 잘 펼쳐져 있고 안 원장이 이에 대해 피드백을 달라고 주문했기 때문에 그때 이미 (대선 출마에 관한) 의사 표시를 강력히 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안 원장은 경제민주화를 실천하기 위한 최고의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그의 아내 김정숙 씨와 함께 부부동반으로 출연해 더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명동 한가운데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문재인의 명동스타일’을 선보이기 했다. 문 상임고문을 분석하기 위해 <집중분석>은 ‘넝쿨째 굴러들어온 약점 보완 토크’ ‘한 줄 직격 토크’ ‘문재인의 정숙 씨’ 등 다양한 코너를 마련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렇게 이슈의 중심에 선 인물들이 출연해 남다른 이야기를 털어놓는 비결은 뭘까.
<집중분석>의 묘미는 이슈 중심에 선 인물에게 거침없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관·재계와 문화계 등 내로라하는 인사 2000여 명이 정운갑 앵커와 마주했다. 그의 질문 앞에선 거물급 정치인도, 고위공무원도 똑같았다.
“주인공이 돋보이기 위해서라면 진행자는 바보가 될 줄도 알아야 해요. 본인 스스로가 돋보이려 하는 진행자가 있기도 한데 처음엔 자극적인 맛에 시청자가 관심을 보이죠. 하지만 튀고 싶어 하는 의도적인 액션이나 표정이 반복되면 오히려 식상해하며 용납하지 않아요. 핵심을 찌르되 겸손해야 합니다.”
시청자가 궁금해 하는 인물을 불러내 겸손한 자세로 인터뷰하는 <정운갑의 집중분석>.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대선 구도 속에서 조용히 대선의 맥을 짚어내고 있다.
[이상은 MBN 문화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