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92번지, 그러니까 이곳은 몇 년 전만 해도 커다란 고깃집이 떡하니 자리했더랬다. 어떤 이는 집안 어른 칠순잔치에, 다른 이는 조카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주말이면 정문부터 분주했던 늘봄공원 터다. 길 건너 도산공원의 호젓함과 달리 북적이다 횡한 주말과 주일이 엇갈리던 곳. 이곳에 어느 날 외관이 독특한 빌딩(SB타워)이 들어서더니 그 안쪽에 환영받아 마땅할 공간이 탄생했다.
시크릿 가든에 자리한 또 하나의 가든
도산대로를 막아선 SB타워가 성처럼 주위를 둘러싼 공간은 도토리 키 재듯 빌딩이 울긋불긋한 강남권에 새로운 오아시스다. 가던 길을 멈추고 슬쩍 구경에 나선 이들부터 테이크아웃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뽑아들고 천천히 거니는 이들까지 도심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풍경이 이 작은 공간에선 일상이 된다. 시크릿 가든에 숨어든 또 하나의 휴식처는 SB타워 C동 1층에 자리했다. ‘js가든’이라 이름 붙은 이곳은 ‘차이니즈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 별칭이요, ‘가든 속의 가든’이 애칭이다.
청담동의 아이콘 중 하나였던 차이니즈 레스토랑 ‘이닝’의 김정석 대표가 새롭게 문을 연 js가든은 정원을 바라보며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도심 대로변의 몇 안 되는 레스토랑이다. 덕분에 별실보다 창가 테이블이 인기다.
소소한 모임부터 비즈니스 미팅까지 고객 층도 다양하다. 11개의 테이블과 4인, 8인, 12인, 24인용으로 구성된 룸 등 총 88석이 마련된 내부는 고객의 취향에 따라 때로 로맨틱하고 때로 비밀스럽다. 은은한 재즈음악이 애피타이저라면 훤히 공개된 주방과 이국적인 인테리어는 디저트, 튀김이나 볶음요리 대신 원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린 찜 스타일의 메인요리는 새로운 트렌드를 예감케 한다.
해산물 재료는 통영 현지에서 공수하고 때때로 중국이나 홍콩 등지에서 최상의 재료를 들여와 소스 하나까지 직접 만들어 내놓는다. 관자 XO 소스, 궁보기정, 도삭면으로 만든 자장면, 버섯 새우 찜과 발채소스, 사천식 닭 날개, 새우 상추 쌈, 어향 가지 새우, 오향장육, 죽생 해물 완자 스프, 찐 만두와 새우 만두, 해산물 샐러드 등이 주 메뉴. 어울리는 와인 서비스는 기본이고 원하는 레시피가 있으면 직접 오더해 맞춤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도산대로 건너에 자리한 호림미술관과 명품거리가 서울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적 호사라면 js가든과 이웃한 일식당 DOMO와 ALOHA TABLE은 미각의 흥미로운 덤이다.02-3446-5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