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6일에 입사했으니 14년 됐네요. 시사 프로그램을 하면서도 늘 예능을 꿈꿨던 것 같습니다. <박경철의 공감 60분>을 10년 동안 연출했는데 그때도 간간이 예능을 접목하곤 했었거든요. 이제 원 없이 해봐야죠.” MBN의 예능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는 김시중 PD는 늘 어떻게 프로그램을 조합해야 재미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이다. MBN의 간판 프로그램 <끝장대결! 창과 방패>는 매주 그의 끼와 스태프의 노력이 빚어낸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진다.
“강재상 작가와 함께 기획한 프로그램인데 그분은 머리로, 저는 몸으로 좌충우돌 하고 있어요.(웃음) 일본 후지TV의 예능 프로그램 <호코다테(ほこたて)>의 판권을 구입해 시작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아서 정규 프로그램으로 정착했습니다.”
포맷은 같지만 대결구도까지 같은 건 아니다. 아무리 강한 바람에도 벗겨지지 않는 가발과 호버크래프트, 명품 감별사와 짝퉁 명품, 미녀 식신녀와 스피드 초밥왕, 매운 음식과 캡사이신의 여왕 등 수많은 대결구도가 새롭게 진행됐다. 매주 진행되는 대결의 준비기간은 편당 한 달여. 아이템 선정과 촬영, 편집, 시사 등 4단계의 시스템을 거친 <끝장대결! 창과 방패>는 5월 중순 현재 6월 중순까지 방송분량이 채워져 있다.
하루가 모자란 이들이 모여 일주일을 고민해 완성한 <끝장대결! 창과 방패>는 그런 노력 덕에 여타 케이블 방송사가 구매의사를 보일 만큼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과연 잘 나가는 예능 프로그램 PD의 역할이 궁금해 대놓고 물었더니 스티브 잡스부터 주변 사람까지 흔한 사람 얘기가 돌아왔다.
“PD는 조율하고 조합하는 사람입니다. PD 생활을 하면 할수록 사람이 힘이란 생각이 들어요. 내부에서도 그렇지만 외부에서도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고 계시거든요. 또 하나, 결단을 내릴 때는 단호해야 합니다. 이도저도 아니면 프로그램이 산으로 갈지, 바다로 갈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김 PD의 바람은 무엇일까. “우선 창과 방패가 시청률 2%를 넘어서는 것.(웃음) 그리고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고수의 비법 황금알>과 <천기누설>이 정규 프로그램으로 정착하는 게 가장 가까운 바람입니다. 가능할 것 같냐구요? 두고 보세요. 장담할 순 없지만 호락호락하진 않을 겁니다.”
[안재형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