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소득 전문직에 종사하는 A씨는 결혼을 앞두고 특별한 프러포즈를 준비했다. 홍콩 야경을 유난히 좋아하는 그녀와 하늘을 나는 비즈니스 라운지 세스나 8인승 전용기에 오른 것. 위성전화에 집무용 탁자, 주문형 오디오 비디오 시스템(AVOD)까지 없는 게 없는 전용기 내부는 후리지아 꽃으로 장식했고 비행 내내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게 했다.
홍콩에 도착해 벤츠 S-600에 오른 A씨 커플. 360도 파노라마 전망이 가능한 빅토리아 피크 갤러리의 카페에 도착해 둘만의 특별한 파티를 시작했다.
#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B씨의 유일한 취미는 자동차. 비즈니스와 레저용으로 2대의 차를 갖고 있지만 요즘 세계적인 브랜드의 클래식카에 마음을 빼앗겼다. 특히 이탈리아에서 개최되는 ‘밀레 밀리아(Mille Miglia) 클래식 자동차 행진대회’에 참가한 벤츠, 페라리, 포르쉐 등 수십 년이 된 클래식 차량은 늘 그의 로망이었다. B씨는 지난 휴가 때 이탈리아로 날아갔다. 휴가의 목적은 단 하나, 명차를 타고 밀레 밀리아 루트를 주행하는 것. 그가 선택한 차량은 페라리(Ferrari 458 Italia). 페라리 전문가인 현지 투어디렉터에게 상세한 설명과 차량 작동법을 익힌 후, 간단한 시험주행을 거쳐 라치오, 투스카니의 가파른 도로를 직접 주행했다.
상위 0.1%만을 위한 휴식
하나투어 제우스의 컨시어지 서비스
A씨는 이번 프러포즈 여행에 오로지 약혼녀의 취향만을 고려했다. 비행과 홍콩 내에서의 이동 차종, 야경이 유명한 카페, 특급호텔에서의 1박까지, 총 지출비용은 5000만원 이상이었다. 여행 전 이것저것 알아보는 데 걸린 시간은 전문가와의 상담시간이 전부. 원하는 장소와 출발 시간을 콕 집어 주문하자 나머지는 하나투어 명품 패키지 여행팀인 ‘제우스’가 진행했다. 이 부서는 ‘0.1%만을 위한 휴식’을 콘셉트로 오더 메이드(Order-Made) 방식의 개별 맞춤형 여행을 진행한다. VIP 고객에게 패키지 상품을 제안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가고자하는 곳을 이야기하면 시간과 일정에 맞춰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여행 당일에 담당 직원이 공항에 대기하는 건 기본, 여행 후에도 VIP 고객의 여행지에 따라 각기 다른 기념품을 제공하고 기념일에는 케이크를 전달하기도 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제우스는 대기업 임원급과 중소기업 대표 등 고소득 VIP층이 주고객”이라며 “신분이 노출되거나 다른 고객들과 섞이는 걸 원치 않는다”고 고객의 성향을 이야기했다. 제우스를 이용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비용보다 휴식과 여행에 높은 비중을 둔다는 것. 아침부터 저녁까지 꽉 짜인 일정보다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일정이다.
하나투어 측은 “VIP 고객이 주로 찾는 여행지는 중국과 일본 등 단거리 여행지”라며 “장거리 여행의 경우 원하는 지역은 유럽”이라고 덧붙였다. 제우스는 이러한 VIP 고객의 성향을 고려해 일본과 동유럽 여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실제 현지인이 거주하던 교토의 전통 가옥을 리노베이션해 호텔이나 료칸(일본의 전통 숙박시설)이 아닌 실제 일본의 전통 생활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식사 배달이나 하우스 키핑 서비스는 기본이고, 각기 다른 형태의 가옥 10채 중 한 곳을 선택해 4일 동안 일본의 전통생활을 즐길 수 있다. 동유럽의 경우 지역에 정통한 여행 작가와 동행하는 11일 코스를 진행한다.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 이탈리아를 둘러보며 전문가에게 명승지와 숨은 비경, 비하인드 스토리를 안내받는 코스다.
VIP의 스마트 초이스 공략
하나투어가 상위 0.1%의 VIP 고객을 공략한다면 모두투어는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럭셔리 여행’이 콘셉트다. JM사업부가 주관하는 명품여행의 전제조건은 고객이 주문하는 맞춤형 여행. 똑같은 럭셔리 여행이라도 합리적으로 비용을 지출하려는 VIP 고객의 성향을 고려해 세심한 부분까지 현지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VIP 고객들은 이미 해외여행에 익숙한 분들이기 때문에 원하는 여행지에서 어느 정도 지출이 합리적인지 이미 알고 오시는 분들이 많다”며 “그런 이유로 차별화된 테마와 특수지역에 대한 상품을 진행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일반 고객과 소비성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JM사업부는 같은 여행지라도 좀 더 좋은 곳에서 자고, 좋은 음식을 먹고, 좀 더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현재 바다 위의 리조트라 불리는 크루즈 여행(동부지중해 10일, 알래스카 소이어 빙하 9일, 하와이 완전 일주 9일, 동부 카리브해 11일)과 웰빙 스파, 미술관, 봉사활동, 맛기행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컬처플러스(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호주), 타히티, 뉴칼레도니아 등의 지역을 여행할 수 있는 주얼리 아일랜드 등의 상품군을 구성하고 있다.
국내 레일크루즈, 해랑
코레일관광개발 레일크루즈 해랑
모두투어 JM의 알래스카 여행상품
코레일관광개발이 2008년에 출범시킨 ‘해랑’은 호텔식 열차여행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VIP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무궁화호 열차의 내부를 호텔식 객실로 꾸며 침대와 샤워시설, 소파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췄다. 통유리로 보이는 창밖으로 비경이 펼쳐지고 식당 칸에서는 다양한 식음료와 와인을 무제한으로 서비스 받을 수 있다. 2박3일로 운행되는 아우라 코스(서울>전주>순천>경주>청도>정동진>강릉>태백>추전>서울)는 매주 화요일에 출발하며, 매주 토요일 운행되는 씨밀레 코스(서울>곡성>순천>보성>담양>광주>서울)와 해오름 간략 코스(서울>포항>경주>정동진>동해>추전>서울)는 격주로 운행 중이다.
한국인 휴가기간 수영·생선회 즐겨
여름휴가 기간 동안 한국인들은 여타 외국인보다 짧게 해변에 머무르고 주로 수영이나 생선회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설문조사 기관 해리스인터랙티브와 공동으로 ‘여름휴가에 대한 국가별 행동 및 선호도 조사’(전 세계 21개국, 8000명을 대상)를 실시한 결과, 한국인들은 해변가에 머무는 시간이 전 세계 평균 6.4일에 훨씬 못 미치는 2.4일로 집계됐다. 여름휴가 기간 중 무려 9.7일을 해변가에서 보낸다고 응답한 독일인에 비해 4분의 1 수준이다.
조사에 응한 타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휴식을 취하거나(54%) 일광욕(53%)을 즐기는 반면, 한국인들은 짧은 휴가기간 동안 수영(52%)과 생선회(49%), 해변가에서 저녁식사(40%) 등을 즐기며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7.8일을 해변에서 머무는 캐나다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일상을 떠나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겠다고 답변한 사람이 무려 72%에 달했다.
응답자들이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긴 여름휴가지 조건은 여행비용과 해변의 품질. 다만 한국인 응답자의 71%는 여행비용 다음으로 기후를 중요하게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