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럭스멘 독자 여러분. 봄바람과 함께 파랗게 올라오는 새순을 보면 마음이 살랑살랑 설레시죠? 라운드도 몇 번씩 하셨을 테고요. 공이 잘 맞는지 모르겠네요. 늘 “힘 빼고 부드럽게 몸 풀듯이”라는 말을 되뇌면서 치지만 마음처럼 안되실 거예요. 이상하죠? 공은 가만히 자리에 있는데 말이죠. 그래도 이제 시즌 시작이니 편안하게 생각하고 올 시즌 실력을 끌어올리길 바랄게요. 오늘은 제가 몇 번의 라운드를 하면서 느낀 점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바로 ‘같이 라운드를 하고 싶어 하는 골퍼’냐 아니면 ‘골프만 잘 하는 선수냐’는 거죠. 여러분은 어떤 골퍼가 되고 싶으세요? 어떤 분은 ‘싱글’ 아니면 ‘80타대 진입’을 목표로 연습을 많이 하실 테고, 또 어떤 분들은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실 겁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골프를 잘 치면서도 주위 사람들을 참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시는 분이 있으시더라고요. 그분과는 라운드를 마치고 나서도 여운이 남아 “혹시 다음에 또 라운드를 할 기회가 있을까요”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죠.
결론적으로 ‘잘 치는 골퍼’와 ‘같이 치고 싶은 골퍼’는 상관성이 없다는 겁니다. 잘 치면서도 분위기를 잘 만들고 동반자들을 예우하는 분들이 계신 걸 종종 보니까요.
혹시 라운드를 마치고 바로 다음 골프 일정을 잡아본 분이 계신가요? 그렇다면 정말 골프에서도 매너에서도 성공하신 분입니다. ‘다음에 꼭 한번 칩시다’라는 말은 ‘나중에 한번 밥이나 먹읍시다’ 정도와 다를 바 없죠. 그럼 지금부터 ‘바로 라운드를 잡는 좋은 동반자’가 한번 되보자고요. 같이 칠 때 서로 짜증을 느끼는 경우는 많죠. 게임을 할 때 계속 배판을 외치는 사람이 있고 음주를 많이 하는 사람, 꼭 늦는 사람, 말이 너무 많은 사람, 자꾸 레슨하고 참견하는 사람, 훼방 놓거나 속이는 골프를 치는 사람 등일 겁니다.
그런데 정말 기분 나쁜 동반자가 있습니다. 바로 자신이 샷을 할 때 보지 않는 분이죠. 동반자가 샷을 하건 말건 딴 행동을 하거나 자기 샷 생각만 한다면 왜 함께 치는 사람일까요. 이런 경우는 ‘배려’와 ‘기본’이 없는 골퍼입니다. 서로의 공을 봐주고 이 사람이 샷을 할 때 집중하도록 조용하게 바라봐 준다면 존중받는 느낌이 드실 겁니다. 여기에 동반자가 미스샷을 했는데도 딴 행동을 하다가 ‘굿샷’을 외친다면 화가 치밀어 오르겠죠? 다시는 함께 골프 치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낙인이 찍힐 겁니다.
이때 스윙에 대한 조언을 해주거나 자기 샷 자랑까지 한다면 동반자는 아마 당장 라운드를 중단하고 집으로 갈 겁니다.
사실 ‘민폐형 골퍼’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절대 늦장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PGA대회를 봐도 그린을 돌아다니며 라이를 보는 건데 이건 느린 게 아니라 세심한 것이다”라고 주장을 하죠.
골프를 치면 상대방의 ‘인격’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라운드 내내 수많은 감정 상태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죠. 동반자의 ‘인격’이 훌륭했다면 바로 라운드 날짜를 잡고 약속을 하겠죠. 오늘부터 한번 도전해 보세요. 서로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아쉬운 마음에 바로 다음 약속 잡기! 바로 진정한 19번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