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후반인 P씨는 오래전부터 밤에 소변을 자주 보게 돼 전립선의 문제라고 진단받고 약을 먹어 봤으나 효과가 없었다. 하룻밤에도 몇 번씩 소변 보러 깼고, 아침에 일어나서도 늘 피로하며 두통과 어깨 및 허리통증 등 다른 증상에도 시달리게 됐다. 지인의 소개로 한의원을 찾은 P씨는 신허증과 양기부족 때문에 발생한 소변이상에 시달린 것으로 진단됐고, 2개월간 한방치료를 받은 후 하룻밤에 한번도 소변을 보지 않고 잘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됐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소변을 정상적으로 보지 못하는 것을 ‘배뇨장애’라고 하는데 특히 중년기 이후에는 배뇨장애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젊을 때에 비해 소변이 자주 마렵고, 시원하지 않고, 소변의 양이 적고, 잘 참지 못하기도 하고, 특히 밤에 소변이 잦아서 몇 번이고 일어나는 증세를 겪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한의학에선 소변단소(小便短少), 소변불금(小便不禁) 등의 병명으로 부르는데 증상 자체가 몹시 괴로울 뿐 아니라 건강에 악영향을 줘 이차적으로 다른 병을 유발한다. 소변을 자주 보게 되면 진액(津液·몸 안의 꼭 필요한 체수분)과 양기(陽氣·대사를 주관하는 에너지)가 빠져나가서 가뜩이나 부족한 기운이 더욱 모자라게 되고 밤에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해 면역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만성피로와 저항력 약화에 시달리고 특히 허리와 다리 통증 등 하체의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배뇨장애는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보통 소변이 나쁠 때 전립선과 방광의 문제를 해결하는 약을 쓰지만, 전립선 조직은 약이 잘 침투하기 어렵고 소변이상이 전신의 기능과 관련되므로 부분적인 치료만으로는 잘 해결되지 않는다. 한의학에서는 보다 전신적(全身的)인 관점에서 소변이상을 치료하므로 근본적이고도 효과적으로 소변이상을 다스릴 수 있다.
한의학에선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으로 양기부족(陽氣不足)을 꼽는다. 양기란 몸을 따뜻하게 덥히고 활력을 주며 수분과 혈액을 순환시키는 기운, 즉 에너지를 말한다.
과로나 노화 같은 원인으로 양기가 부족해지면 수분을 순환시키는 힘이 떨어지고 방광의 기운이 약해져서 소변을 찔끔거리면서 시원치 않게 보고 자주 보게 되거나 소변을 참지 못해 속옷에 지리기도 한다.
양기부족으로 소변장애가 생긴다는 것은 체력과 저항력이 나빠졌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급히 치료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일반적인 보약이나 건강식품만으로는 양기부족으로 인한 소변장애를 해결할 수 없으므로 정확한 진찰을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신허(腎虛), 신장 기능의 약화증상도 소변을 원활히 보지 못하게 한다. 신장이 약해지면 허리가 아프고 다리에 힘이 없으며 밤에 오줌을 많이 누고 얼굴의 윤기가 없어져서 안색이 어두워진다. 또한 등이나 목덜미가 아프며 대변이 시원치 않거나 배에 가스가 차며 어지럼증이나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증에 걸리기도 한다. 대부분의 전립선 질환도 신허에 기인하는 수가 많다. 따라서 신장기능을 보강하는 치료법으로 다스려야 한다. 몸 안에 체수분과 혈액이 모자란 증세, 즉 혈허증도 소변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혹시 소변이 불편하고 어지럽거나 피부가 건조하며 변비가 있다면 혈허증이 아닌가 의심해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원인에 의해 소변이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정확한 한의학적 진단을 받아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커피나 녹차 등 카페인이 들어간 식품을 많이 섭취하지 않아야 하며, 음주를 삼가고 저녁식사를 가볍게 하는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도 배뇨장애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