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햇살에 봄바람이 불어오면서 왠지 몸이 나른해지고 자꾸 졸린다고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바뀌면서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봄에 오는 피로라고 해서 춘곤증이라고 불린다.
춘곤증은 겨우내 줄어들었던 신진대사활동이 따뜻한 봄이 되면서 활발해지며 생기는 피로증상으로 자연적인 생리 현상이다. 봄이 되면서 낮이 길어져 활동시간은 늘어나고 수면시간은 줄어들어 쉽게 춘곤증을 느끼게 된다.
고른 영양 섭취와 충분한 수면, 가벼운 운동을 하면 대개 춘곤증은 한 달 이내에 신체 리듬이 회복되어 병적인 질환과는 구별된다. 그러나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피로감이 없어지지 않고 한 달 이상 지속되면 간염, 갑상선 질환, 빈혈, 만성 신장병이나 결핵 등에 의한 피로감일 수도 있기 때문에 다른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만성간염 등 간질환 증상으로 나타나는 피로감을 춘곤증으로 생각해 무심코 넘겨 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쉬어도 회복되지 않는 장기간의 피로감, 집중력 장애, 두통, 근육통, 무력감 등이 나타나고, 소화불량증 등의 위장 장애 증상이 함께 있다면 간질환을 의심하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섭취한 음식물에 포함된 탄수화물, 단백질, 지질 대사에 관여하고 소화에 관여하는 담즙의 생산과 배출, 비타민과 무기질 대사 및 호르몬의 조절을 하면서 섭취한 음식물을 해독하고 살균하는 면역기능을 수행하는 중요한 내장이다.
흔히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간은 이상이 생겨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으며, 어느 정도 진행되어도 단순한 피로로 여길 정도로 별다른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해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증상은 피로를 느끼는 춘곤증 등 다른 질병들과 흡사하지만 간염이 심해지면 평소 좋아하던 음식이 싫어지거나 구역질, 구토 등의 식욕부진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또한 얼굴색이 노래지거나 소변이 콜라색이 되는 황달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따뜻한 봄철에 피로감이 쉽게 풀리지 않거나 간질환이 의심되는 증상들이 나타날 경우에는 혈액검사나 소변검사 등과 같은 간단한 방법으로 춘곤증이나 만성피로증후군과 구별할 수 있다. 특히 B형 간염 보유자나 가족력으로 간질환이 있거나 평소 음주가 잦으면 정기적인 간 검사를 통해 간질환을 방지해야 한다. 사람들은 흔히 체력이 떨어지거나 피로감을 느끼면 건강식품이나 민간요법을 찾기 마련이다. 많은 한약재나 건강보조 식품이 뜻하지 않게 간 손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를 독성 간염이라고 한다.대표적으로 봉삼, 인진쑥, 칡, 상황버섯, 개소주, 가시오가피, 당귀, 마황, 영지, 하수오, 헛개나무, 홍삼 등이 있다. 약제에 의한 간염은 복용량이 많아지면서 간 손상이 오지만, 약제 과민반응으로 소량 섭취로도 간염을 일으키게 되어 황달을 동반한 급성 간염이 올 수 있다. 증상은 다른 간질환과 유사하게 피로감, 감기 몸살 같은 근육통, 발열과 함께 식욕부진, 오심 등이 나타나는데 대개는 급성기를 지나면 회복되나 쉽게 회복되지 않아 간경변으로 진행하는 수도 있다. 근래 비만 인구가 늘고 영양상태가 좋아지면서 지방간 또한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방간을 간에 기름이 축적된 단순 간질환으로 생각하고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도 많다. 지방간은 복부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함께 대사증후군의 한 형태로 동맥경화나 심혈관계 질환의 고위험군에 속해 지방간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심장병이나 뇌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으므로 꾸준한 건강관리와 운동,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또한 평소 과음, 폭음을 하는 사람들은 술에 의한 알코올성 간질환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술은 적당량을 섭취하면 스트레스 해소나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고 고지혈증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술이 지나치면 지방간이나 간염, 심지어 증상을 느끼지 못한 가운데 간경변으로까지 진행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알코올성 지방간은 증상이 거의 없어 우연히 건강검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금주 시 호전된다.
그러나 연속된 폭음으로 간에 급격한 손상을 주게 되면 지방간과 달리 급성 간염으로 나타나 수면으로도 회복되지 않는 심한 피로, 전신 무력감과 함께 식욕 저하, 구역질, 증상이 악화되면서 황달, 복수까지 오는 수가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과음을 피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므로 권장 음주량인 하루 3잔 이하를 마시고 간이 쉴 수 있도록 일주일에 3회 이하의 음주를 하며, 폭음을 피해야 한다. 특히 여자나 노인은 적은 음주량에도 쉽게 간이 손상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간 건강 걱정된다면 이 점만은 유념하라 첫째, 술은 빈속에 마시지 말고 고단백을 포함한 안주를 함께 섭취하자. 알코올 흡수 과정에서 대사물질의 간 독성을 줄일 수 있다.
둘째, 빠른 속도, 특히 지속적으로 마시지 말자. 과음한 경우에는 최소한 48시간 내지 72시간을 쉬자는 것이 간학회의 권유 사항이다.
셋째, 음주 후 수영, 사우나 등 과격한 운동은 피하자. 알코올 및 알코올 대사물질이 순환기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넷째, 이온음료를 포함해 충분한 수분을 보충하자. 탈수를 유발하는 알코올은 간뿐만 아니라 신장, 심혈관계, 신경계 등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다섯째, 복용하는 약이 있는 경우에는 음주를 피하자. 알코올과의 상호작용으로 간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에도 독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섯째, 당뇨, 고혈압, 고지혈 및 비만 등의 만성 질환자는 음주를 자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