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한 영화 <철의 여인>은 정치는 남자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지던 시대에 당당히 영국 총리에 오른 마거릿 대처를 그렸다. 종합편성채널 MBN의 강지연 앵커도 ‘철의 여인’을 떠올리게 한다.
MBN의 다른 시간대를 살펴보면 여성 진행자가 주축이 돼 뉴스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경우가 없다.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은 베테랑 남자 선배와 단정한 용모에 신뢰감을 주는 여성 후배는 뉴스 진행의 공식처럼 돼 버렸다. 강 앵커도 신입이자 후배인 김민광 앵커와 진행이 결정됐을 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2년간 <뉴스 2.0>을 단독으로 진행했을 때와 달리 이젠 후배를 이끌 책임까지 짊어졌기 때문이다.
“뉴스를 진행하면서 터득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게 옳은 건 아니에요.
그래서 후배에게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닐까 고민하죠. 워낙 열심히 하는 후배라 갈수록 호흡이 잘 맞는 것 같아요.”
강 앵커가 담당하는 <뉴스 1>은 평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와이드뉴스다. 정치 등 무거운 주제는 주로 강 앵커의 몫이다. 실시간 대담과 전화 연결을 쉴 새 없이 병행해야 하지만 지난 2년간 <뉴스 2.0>을 홀로 진행한 덕에 어색함은 없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른 아침부터 출근해 뉴스를 준비하며 생활 패턴은 바빠졌지만 진행만큼은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출연자를 대하는 방식도 사뭇 달라졌다.
요즘은 출연자보다 핵심 사안에 무게를 두는 편이다.
“영화의 결말을 미리 아는 것처럼 출연자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질문하는 것은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고 공감도 얻지 못하는 것 같아요. 새로운 이야기들을 편하게 이끌어내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해 보고 있습니다.”
MBN의 오후 시간을 여는 간판 앵커로서, 여성 후배들의 롤 모델로서 강 앵커는 오늘도 부지런히 뉴스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