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의 자연을 찾아볼까, 강렬한 와인에 취해볼까.
뉴질랜드의 남섬 와카티푸 호반의 도시 퀸즈타운이 지금 가을을 맞아 한창 빼어난 경관을 뽐내고 있다. 퀸즈타운 근처엔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산군들이 이어져 있다. 거기서 빙하가 흘러내리며 가파른 산세를 만들어내고 만년설 녹은 물은 굽이굽이 협곡을 이룬다. 그러다가 잠시 쉬자며 모인 곳에는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깊은 호수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사계절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얼마나 멋진 곳이었으면 ‘여왕의 도시’란 이름을 붙였을까.
19세기 한때 골드러시의 광풍이 불기도 했던 이곳은 지금 포도가 익어가며 양떼들이 뛰놀고 있다. 그래서 남반구는 가을에 더 풍성한 관광지다.
와인 음식 어우러진 축제의 장
퀸즈타운 하이라이트 투어를 이용하면 근교의 유명 와인 산지인 깁슨밸리를 갈 수 있다. 깁슨밸리엔 와이너리는 물론이고 와인을 동굴에 저장하는 꺄브와 갖가지 치즈를 생산하는 치저리가 즐비하다.
산지에서 부드러운 브리 치즈에 가을 단풍보다도 더 진한 피노누아를 한 잔 곁들이면 기분은 그만이다.
거기에 알프스 산군과도 같은 느낌의 풍광이 받쳐주니 선경이 따로 없다. 퀸즈타운 인근에선 특히 양과 오리가 많이 나온다. 자연히 관련 요리도 발달했다. 거기에 과일향, 후추향, 산초향이 복합적으로 나는 뉴질랜드산 풀바디 와인이 궁합을 이루니 여행하는 즐거움이 그만이다.
퀸즈타운에서 북쪽으로 20여km 올라가면 옛 금광도시인 애로타운이 나온다. 골드러시 때의 아담한 집들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곳이다. 해물, 육류, 과일, 너트, 치즈에 와인까지 그야말로 먹을 게 풍부한 곳이다. 이곳에선 4월20일부터 29일까지 애로타운 가을축제가 열린다. 축제기간 내내 거리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광부밴드의 길거리 공연도 즐길 수 있다. 맛깔스러운 음식들을 즐기다 공예품을 골라보는 재미까지 느끼는 축제다.
반지의 제왕 배경이 됐던 곳
퀸즈타운에서 멀지 않은 곳에 뉴질랜드 최대의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이 있다. 빙하가 깎여 이뤄진 곳으로 <반지의 제왕>의 배경이었다니 말로 설명한다면 사족일 것이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멋진 정경을 이용해 자사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려고 최근 국내 아웃도어업체들이 잇달아 이곳을 노크한다는 소문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신비스러운 자연과 역동적 이미지를 함께 담으려고 이승기와 이민정을 이끌고 퀸즈타운을 찾았고 필라스포츠도 뉴질랜드에서 이효리가 암벽에 오르는 장면을 담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