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맥'은 MBN의 대표적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2월8일 시작해 매주 목요일 밤 11시에 방송되고 있다. 지금까지 ‘명동성당 유적발굴 문제’, ‘노스페이스 점퍼 계급 문제’ 등 많은 특종을 보도하며 짧은 시간에 대표적인 탐사보도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그런 결과물을 낳기까진 우리가 모르는 과정도 많을 터. '시사기획 맥'의 숨겨진 이야기를 알아봤다.
명동성당 사건, 옥상에 숨어가며 취재
지난 1월, 방송기자연합회에서 시상하는 제40회 이달의 방송기자상 주인공은 MBN '시사기획 맥'의 갈태웅 기자였다. 갈 기자가 보도한 명동성당 재개발 문제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명동성당 재개발 문제가 본격적인 잡음을 내기 시작한 건 지난해 10월 말부터였다. 재개발 현장에서 구한말 근대식 배수관로 유적이 발견됐지만 공사업체는 이를 무시한 채 주말에 몰래 공사를 강행했다. 이 사실은 MBN 등 언론의 눈에 포착됐다. 하지만 대다수 언론은 이 사실을 외면했다. 그러나 갈 기자는 후속 취재에 들어갔다. 끈질긴 현장 추적을 통해 불법 공사로 일부 유적이 훼손됐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불법 공사 혐의로 고발당한 건설사에선 취재진의 접근을 막았지만 공사장 주변의 빌딩 옥상에 숨어서 취재했다. 그 결과 배수관로 전체 시스템이 공사장 지하 전면에 퍼져있음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다. 그 후 문화재청과 공사업체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유적 발굴 사실을 공표했다. 그렇게 특종을 터뜨린 뒤에야 다른 언론도 보도하기 시작했다.
‘노인들의 성매매’ 잠입 취재
'시사기획 맥'은 이처럼 한 번 특종을 잡으면 놓치지 않는 맹수와도 같은 프로그램이다. 이 팀에는 명동성당 문제를 보도한 갈태웅 기자를 비롯해 여러 인재가 있다. 팀의 막내인 김시영 기자도 열혈기자다. 김 기자는 생생한 뉴스를 만들기 위해 갖은 수모를 다 겪었다. 중고생들의 노스페이스 점퍼 계급 문제를 취재할 땐 학생들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취재하기 위해 무작정 길거리에서 학생들을 쫓아갔다. 그러다 소위 ‘노는’ 학생들을 발견하면 뒤를 쫓아가 말을 걸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 노스페이스 매장에서 출입금지를 당했음에도 굽히지 않고 끝내 매장에 들어가 촬영했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노스페이스 점퍼 계급’도 정확히 보도할 수 있었다.
김 기자에게 가장 곤혹스러웠던 때는 ‘노인들의 그릇된 성’ 문제를 취재할 때였다. 종로3가에서 직접 성매매 여성과 접촉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 여성은 60대로 김 기자의 어머니보다 많은 나이였다. 마치 실제와도 같은 조마조마한 그 상황에서도 몰래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 결과 생생하고 충격적인 영상을 확보했다. 김 기자는 종로3가에 모인 할아버지들과도 직접 대화를 나눈 뒤 노인들이 왜 그릇된 성매매에 집착하는지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노인들의 성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나의 미래와도 직결된 사안인데 사람들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번 방송을 통해 많은 시청자들이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