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연예인들의 S라인 몸매 못지않게 남성 연예인들의 가슴근육이 화제가 되곤 한다. 특히 젊은 남자들이 가장 먼저 키우고 싶어 하는 부위는 가슴근육이고 다음은 팔뚝인 것 같다.
그런데 건강과 직결된 가장 중요한 근육은 허벅지와 허리, 즉 하체다. 겨울에 추위 때문에 움츠리고 활동을 줄이면 이 중요한 하체근육이 쉽게 약화된다. 이 때문에 겨울철 운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근육량 늘리기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무리 없이 오래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을 권장한다. 그러나 근력운동 없이 유산소운동만 하면 또 다른 불균형을 야기한다. 근육량이 적을수록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에 쉽게 노출된다는 얘기다.
간단한 예로 몸 안의 당분은 주로 근육에 저장된다. 저장된 당분은 몸에서 에너지가 필요할 때 연소되어 칼로리를 내게 된다. 그런데 체내 당분이 ‘근육저장소’를 다 채우고 나면 다른 부위로 떠돌아다니게 된다. 남는 당분이 이곳저곳을 막히게 하거나 당뇨를 유발하는 것이니 근육량이 부족할수록 당뇨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근육이 줄어들수록 통증 자극에 민감해진다. 무리한 다이어트를 한 사람들이 여기저기가 아프다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필자의 병원엔 관절염이나 요추 협착증 환자들이 많이 오는데 근육이 적은 분들은 더욱 아파하고 심하면 우울증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요통 환자들에게 허리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권하는 것도 그래서다. 여성은 남성보다 원래 체중에서 근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나이가 들더라도 근육량 변화가 크지 않다. 대조적으로 남성들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 감소가 뚜렷해 남성 노인에서 대사증후군이 더 높게 나타난다. 이런 게 남자에게 근육운동이 더 필요한 이유다. 여기서 건강에 직결되는 허벅지(thigh)는 근육이 가장 크고 많을 뿐 아니라 근육량을 늘리기도 가장 쉽고 적합한 부위다. 다시 말해 같은 운동량으로 근육량을 늘리는 효율이 신체 부위 중에서 가장 뛰어난 곳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근육운동을 하면 근육이 쑥쑥 늘어난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할 여건이 안 된다고 포기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집이든 직장이든, 침대 하나 정도의 공간이면 충분하다.
최소한의 공간과 시간으로 근육을 늘리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계단 오르기다.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을 단련하는 좋은 방법이다. 이때 내려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올라갈 때 계단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 계단 내려가기는 운동 효과도 적고 무릎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계단 오르기는 음주 후에도 괜찮다. 술 깨는 데 도움도 되고, 술을 덜 마시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다른 하나는 앉았다 일어서기다. 팔짱을 끼고, 상체를 곧게 세우고 무릎을 구부려 쪼그렸다가 일어나는 동작을 반복한다. 그냥 하면 지루할 테니 컴퓨터로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해보자. 운동효과를 몸으로 느끼는 데 아무리 둔한 사람도 30초 이상 걸리지 않는다. 일본 스모 선수들처럼 다리를 높이 번쩍 들었다가 놓는 자세도 좋다. 얼핏 보면 우스꽝스럽지만 막상 해보면 하체근육과 유연성 단련에 도움이 된다.
상체와 복근 근력운동도 권하고 싶다. 상체운동 중 쉬운 두 가지는 팔굽혀펴기와 덤벨(아령)운동이다. 팔굽혀펴기는 그냥 해도 좋지만 핸드그립을 이용하길 권한다. 맨바닥에서 여러 번 하면 손목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팔굽혀펴기용 핸드그립이 없다면 주먹 쥐고 맨바닥에서 해도 무방하다. 덤벨은 천천히 올려서 쉬지 않고 10회 정도 할 수 있는 중량을 선택하는 게 좋다. 근육량 유지가 아니라 증가가 목적이라면 덤벨 중량을 조금씩 늘려가면 된다. 복근운동이라면 일반적으로 윗몸일으키기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운동은 운동량에 비해 복부근육에 가해지는 힘은 그리 크지 않다. 그보다는 바로 누워서 양다리를 곧게 편 상태로 30도 정도까지 천천히 들어 올렸다가 내리는 동작을 권한다. 윗몸일으키기보다 안전하고 효과도 좋다.
중년 이후라면 폐활량을 늘리는 운동과 다이어트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폐활량을 늘리고 복부지방까지 줄이는 데는 달리기가 가장 좋다. 그러나 겨울철엔 제대로 달리기가 쉽지 않으므로 빨리 걷기를 권한다. 걷기는 요통 예방과 허리 건강을 위해서도 아주 좋다.
[윤성용 / 엠플러스 병원장·바이애슬론 국가대표 팀닥터 termy99 @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