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트리오로 내한했을 때 그를 향한 관객의 반응은 상상 이상이었다. 덕분에 다가오는 초여름 세종문화회관에서 그의 솔로 무대가 펼쳐진다. 키스 자렛(Keith Jarrett), 현존하는 최고의 재즈피아니스트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다.
재즈 팬들에게 그의 솔로 공연은 이미 전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연장과 악기, 팬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으면 결코 무대에 서지 않는 까다로운 성격 때문에 늘 최고의 공연이란 찬사가 뒤따르고 있다. 첫 내한 공연 이후 두 번째 내한에 채 1년도 걸리지 않은 건 키스 자렛의 입을 빌자면 오로지 ‘코리언 팬’ 덕분이다.
“한국 관객들이 나를 다시 불렀다. 작년 공연에서 보여준 열정은 정말 대단했고 크게 놀랐다. 이 공연은 한국 관객들이 성사시킨 것이다.”
인터뷰를 꺼리기로 유명한 그가 세종문화회관에 전달한 소감이다. 키스 자렛의 솔로 공연은 뉴욕의 카네기 홀, 런던의 로열 페스티발 홀,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 베를린 필하모니 홀,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보우, 도쿄 메트로폴리탄 페스티발 홀 등 내로라하는 도시에서 열려 숱한 화제를 남겼다. 재즈사에 남을 기념비적 앨범 ‘쾰른 콘서트’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솔로는 연주가 시작되는 순간 음악적 영감에 의해 즉흥연주가 진행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공연에 대한 위험도가 높지만 감동 또한 배가되는 공연 방식이다. 많은 해외평론가들이 그의 솔로 콘서트를 ‘신성한 순간’,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음악’이라 평하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한편 이번 공연은 키스 자렛의 리코딩 엔지니어가 함께해 영원히 기록될 예정이다. 키스 자렛 측은 “작년 세종문화회관 공연의 관람객은 최근 수년 동안 최고의 관람객”이라며 “작년 공연의 관람 수준과 열정에 감동해 서울에서 솔로 콘서트를 기획했고 리코딩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재즈의 거장이 연주하는 한 여름 밤의 추억, 연주와 어우러진 관람객의 반응 또한 기대되는 공연이다.
일시 및 장소 6월2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문의 02-399-1114~6
[안재형 기자 ssalo@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