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라는 운동은 다른 운동과는 달리 특이하게 14개의 클럽으로 조그마한 홀에 공을 넣기 위해 넓은 페어웨이를 지나고 물을 건너 한 번이라도 적게 쳐서 홀을 마무리 한다. 드라이버, 페어웨이우드, 아이언, 퍼터 등 여러 종류의 클럽을 준비하고 그 클럽들을 사용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골프 스윙도 마찬가지다. 풀스윙, 하프스윙, 쿼터스윙 등 공이 처해 있는 상황과 바람의 방향, 지면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공의 위치 또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공의 위치가 간단해지면 스윙도 간단
우리는 흔히 골프를 처음 시작할 때 7번 아이언으로 시작한다. 어디에서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막연하게 7번 아이언으로 시작하는 게 기정사실화되었으며 가르치는 강사도 초보자들에게는 7번 아이언을 쥐어주며 이렇게 한 마디 한다. “7번 아이언으로 스윙만 제대로 한다면 다른 클럽의 스윙도 다 똑같이 제대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한 점이 있다. 모든 클럽의 스윙은 다 똑같다고 하면서 그림(1)과 같이 공의 위치는 각 클럽마다 다르다고 말한다. 피칭 웨지의 공의 위치는 오른발 안쪽에서 시작해 드라이버의 공의 위치는 왼발 안쪽까지 클럽이 조금씩 길어지면서 공의 위치도 왼쪽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공이 놓인 상황에 따라 위치가 다소 변한다고 앞에서 언급을 했지만 평지에서의 풀 스윙을 예로 들어 보자. 풀 스윙을 했을 때 클럽에 따라 공의 위치가 오른발 쪽이 된다면 짧은 클럽의 각(角)은 당연히 세워지게 되므로 원래 각도 그보다는 긴 클럽의 각이 된다는 것이다. 타점이 클럽마다 달라진다면 스윙도 클럽마다 달라져야 된다는 뜻인데 골프 가방에 있는 14개 클럽의 스윙은 언제 어떻게 다 기억하고 소화해 낼 것인가? 골프 스윙은 좀 더 편하게, 임팩트는 좀 더 쉽게 하자고 애를 쓰는 게 왠지 모순이 아닌가 싶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공의 위치를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다.
그림(2)를 보면 피칭 웨지를 포함한 모든 아이언의 클럽헤드를 스탠스, 즉 두발 가운데 놓는다. 그러면 공은 자연스럽게 스탠스의 가운데에서 약간 왼쪽에 위치하게 된다. 단 클럽의 길이에 따라 공과 몸 사이의 간격만 변할 뿐이다.
드라이브의 경우 클럽헤드가 요즘에는 460cc까지 많이 커졌다. 따라서 공의 위치도 그만큼 왼쪽으로 더 밀리게 되므로 흔히 이야기하는 왼발 안쪽에 가깝게 오게 된다. 페어웨이 우드의 경우는 드라이버와 아이언의 공의 위치 중간에 두면 된다.
이렇듯 아이언과 페어웨이우드, 드라이버의 공의 위치는 공 하나 차이(그림4)에 불과하며 공의 위치에 따라 아이언은 다운블로에서 임팩트가 되며 페어웨이 우드는 지면과 공을 동시에 때리게 되고 드라이버는 업퍼블로에서 임팩트가 된다. 공을 뜨게 하는 Flob Shot이나 낮게 굴리는 Chip And Run 같은 경우에는 그림(3)과 같이 다른 형태로 공의 위치가 변한다.
이렇듯 공의 위치가 간단해지면 스윙도 훨씬 간단해진다. 골프 코스에 나가 보면 수많은 변수가 우리의 머리를 복잡하게 한다. 4시간을 넘게 라운딩을 하면서 체력소모도 대단하다. 쉽고 편하자고 연습하는 골프 스윙이 공의 위치에 의해 본의 아니게 복잡해졌다. 복잡한 골퍼의 머리를 공의 위치 하나만큼은 간단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다.
“Simple is Better”
[유달산 / Club S 소속 프로·PGA 멤버 yudalsangolf@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