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철학자 플루타르코스의 말처럼 맥주는 가장 탁월한 음료이자 모든 사람이 즐기는 대표적 음식이다. 소설가 신경숙은 '맥주 첫 잔 같은 사람이 그립다'라는 에세이에서 목마를 때 한잔 쭉 들이키는 맥주 첫 잔의 기쁨을 노래하기도 했다. 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는 길, 그 아래에서 마시는 생맥주 한잔의 청량감은 또 어떠한가. 특히 여과 과정을 거치지 않은 하우스 맥주는 효모와 각종 비타민, 무기질을 함유해 마실 때 풍부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다. 반면 대량으로 제조되는 맥주의 경우 유통기간을 늘리기 위해 여과 및 살균처리를 함으로써 이 같은 성분이 모두 제거된다. 또한 일반 맥주가 비교적 장기간의 유통기간을 거쳐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에 반해 하우스 맥주는 보통 생산 후 약 4~6일 정도의 시간을 두고 판매된다. 이 기간 동안 맥주는 병 혹은 저장탱크에서 2차 숙성을 하는데 이때 탄산가스가 더욱 많이 형성돼 맥주 특유의 맛과 향이 생기는 것이다.
맥주를 제대로 즐기는 네 가지 비법
하우스 맥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밝은 황금색을 띠고 있는 ‘헬레스(Helles)’는 맑고 순결함을 의미하는 전형적인 라거 비어. 거품이 진하며 깨끗한 맛이 특징이다. ‘필스너(Pilsner)’라고도 불린다. 독일어로 효모(Hefe)와 밀(Weizen)의 합성어인 ‘헤페바이젠(Hefeweizen)’은 밀 맥아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흔히 밀 맥주, ‘바이스비어(Weissbier)’나 ‘바이첸비어(Weizenbier)’라고 불린다. 밀의 부드러움과 함께 신선한 과일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독일어로 ‘검다, 어둡다’라는 뜻을 지닌 ‘둥클레스(Dunkles)’는 이름 그대로 검은색을 내며 달콤한 맛과 쌉싸래한 맛이 조화롭다. ‘둔켈(Dunkel)’이라고도 불린다. 또 하나의 특별한 맥주는 매년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진행되는 독일의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를 기념해 생산되는 ‘옥토버페스트비어(Oktoberfest bier)’, 밝은 갈색의 라거 비어로 강한 맥아 맛과 홉 향이 특징이다.
국내 최초로 하우스 맥주를 판매한 오킴스 브로이하우스의 오진영 브루 마스터(Brew Master)는 맥주를 제대로 맛있게 즐기는 비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첫째, 입보다 목으로 마셔라. 맥주는 청량감이 생명이다. 따라서 조금씩 마시기보다 한 번에 들이켜 목으로 느껴야만 보다 풍부한 맥주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둘째, 맥주의 적정 온도에 맞춰서 마셔라. 여름에는 4~5도, 겨울에는 8~10도, 봄과 가을에는 6~7도가 가장 적당하다. 흔히들 맥주는 차가운 맛에 마신다고 하지만 맥주의 온도가 너무 낮으면 맥주 고유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셋째, 맥주잔은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라. 아무리 좋은 맥주를 마시더라도 잔이 지저분하다면 그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없다. 맥주잔에 기름기 등이 남아 있다면 풍부한 거품이 만들어질 수 없으며, 거품이 없으면 공기와의 접촉이 빨라져 맥주의 산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넷째, 새 술은 새 잔에 마시는 것이 좋다. 첨잔은 김빠진 맥주에 신선한 맥주를 따르는 것이므로, 맥주 고유의 신선함과 청량감을 즐기려면 첨잔을 피하도록 한다.
즐거운 자리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맥주. 물론 가장 좋은 안주는 사람이다. 좋은 사람들과 맥주 한잔을 마시는 것만큼 즐거운 시간은 없는 것 아니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