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날씨가 춥고 일교차도 심할 뿐 아니라 공기도 건조하다. 우리 몸은 이런 외부 환경에 적절히 대응할 만큼 저항력을 갖지 못해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겨울철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려면 적절한 영양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휴식, 철저한 위생 관리 등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기침 또는 감기 증상이 있을 때는 금연 또는 간접흡연을 피하는 것이 기본적인 일차 치료다.
운동 및 습도 조절, 독감 예방주사는 필수
겨울철 감염의 가장 중요한 예방책은 감기가 유행할 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되도록 피하고,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오면 얼굴과 손발을 씻고 양치질하는 것이다.
감기에 걸린 사람의 손이 닿은 물건을 만지거나 접촉하면 감기 바이러스가 전염되고 다시 코와 입 등의 점막을 통해 감염된다. 우선 감기를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정신적, 육체적 안정을 취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으로 과로를 피함으로써 우리 몸이 감기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안정을 취하고 무리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 가능하면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야 하고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 등으로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 가습기나 젖은 빨래 등으로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며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겨울에는 따뜻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 운동량이 부족해지기 쉽다. 걷기나 등산, 가벼운 스트레칭 등으로 몸에 활력을 불어 넣는 가벼운 운동이 필요하다. 특히 집안 온도와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실내온도는 20~22℃, 습도는 50~60%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가습기 등으로 수분을 넉넉하게 공급해주면 호흡기 점막이 충분한 수분을 유지하게 되고 섬모의 운동이 활발해져 객담 배출 촉진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가습기를 깨끗이 청소하지 않으면 오히려 세균에 오염돼 호흡기 감염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자주 청소해야 한다.
독감 예방접종도 독감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보통 40~70% 정도의 예방 효과를 보이며 매년 9월에서 10월 중순 사이가 적기다. 심장이나 폐, 신장 등의 만성질환자나 당뇨, 면역억제 상태 등의 상황이라도 65세 이상이면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 임신 14주 이후인 임산부가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으므로 반드시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어린이 폐렴, 항생제는 답이 아니다
겨울철 어린이 감염 질환의 대부분은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더욱이 독감 등에 의해 병이 심해질 수 있어 부모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어린이들이 겨울철에 많이 걸리는 질환은 폐렴, 크루프 폐렴, 급성 세(細)기관지염 등이다.
발열과 기침 등 초기증상은 감기와 비슷하지만 고열에 시달리며 호흡곤란이 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어린이에게 1분에 호흡수가 50회 이상이고 숨 쉴 때마다 코를 벌름거리며 얼굴과 입술, 손끝, 발끝이 새파랗게 질리면서 창백해지는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때에 따라 구토나 설사, 경련이 오기도 하고 탈수 증세에 빠지기도 한다.
폐렴에 걸리면 입원해서 항생제와 진해제, 진정제 등으로 치료해야 한다. 폐렴을 예방하려면 감기 등을 앓거나 그 후에 생길 수 있는 폐렴의 발병 여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3~5세 남자 어린이가 많이 걸리는 크루프 폐렴은 목이 쉬거나 변성이 되고 숨을 들이마실 때 소리가 나고 기침 소리가 개가 짖는 것과 비슷하다. 크루프 폐렴은 악화될수록 기도가 좁아져 심한 저산소증과 피로감이 오고 결국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해열제와 진해제 등의 약을 복용하고 충분한 휴식과 함께 영양과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기도와 허파꽈리로 이어지는 가느다란 기관지에 바이러스성 염증이 생긴 것을 급성 세기관지염이라고 한다. 주로 생후 6개월부터 2세 이전의 영유아에서 많이 발병하며 RS바이러스가 주된 원인이다. 어린이가 감기나 바이러스성 인두염이나 후두염 등을 앓는 부모나 형제, 자매들과 접촉하면 전염될 수 있다. 특히 급성 세기관지염을 앓은 환자들 중 약 3분의 1의 경우 기관지천식이올 수 있다. 또 기관지천식이나 습진, 다른 알레르기성 질환을 가진 어린이들은 급성 세기관지염에 더 잘 걸리며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초기에는 미열이 나고 기침을 조금씩 하면서 숨이 가빠지고, 진전되면 콧물, 재채기, 고열, 식욕감퇴 등이 나타나며 숨이 더욱 가빠진다. 이외에 구토, 설사 등을 동반할 수도 있다.
많은 부모가 감기증세로 혼동하기 쉬운데 자세히 살펴보면 아이의 호흡이 빠르고 호흡 때마다 가르랑거리며 가슴에서는 ‘쌕쌕’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심하면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지만 대부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3~4일 후에 회복된다. 무엇보다 바이러스성 폐렴이나 급성 세기관지염에 항생제를 쓰는 것은 내성을 키우고 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집에 있는 항생제를 함부로 먹여선 안 되고 의사의 지침에 따라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