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 강남역. 액셀러레이터 밟고 떼기가 미안할 만큼 꽉 막힌 도로. 스포츠 세단 M37의 3.7리터 VQ 엔진이 조용하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미디어 워즈오토가 14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한 걸출한 놈이다. 올림픽대로로 빠져 미사리 방향으로 속도를 높이자 치고 나가는 힘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기존 M35의 단점으로 꼽힌 소음과 진동 문제를 비롯해 최대 출력 333마력, 최대토크 37kg·m (5200rpm) 등, 성능을 35%가량 업그레이드했다.
부드러운 드라이빙 스타일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의 ‘M37 프리미엄’을 몰고 고속도로에 올랐다. 스탠더드(5천950만원), 프리미엄(6천290만원), 익스클루시브(6천970만원) 등 세 가지 사양이 출시된 3세대 M시리즈의 간판모델이다. 외관은 지난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컨셉트카 ‘에센스(Essence)’의 스포츠 쿠페 디자인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부드럽고 역동적인 곡선이 시선을 끈다면 기존 모델에 비해 길고 낮은 전면 후드와 짧은 오버행(앞 범퍼와 앞바퀴 축의 거리), 10㎜ 낮아진 전고와 40㎜ 넓어진 전폭이 스포츠 세단의 전형을 보여준다. 기존모델을 4년 만에 풀체인지하며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를 겨냥한 야심이 엿보인다.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지난 7월 국내 출시 후 판매성적도 좋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집계 결과, 7월부터 9월까지 총 687대가 판매되며 같은 시기 수입된 3000㏄ 이상 모델 중 최고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성능도 성능이지만 가격을 낮춘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고속도로에서 접한 M37의 드라이빙 스타일은 일단 부드럽다. 센터 콘솔에 위치한 ‘인피니티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를 스포츠에 맞추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180㎞까지 떨림 없이 무난하게 치고 나간다. 엔진의 스로틀 반응, 트랜스미션의 변속 스케줄, 스티어링 휠 반응을 네 가지 운전모드(스포츠·에코·스노·오토)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는 뻥 뚫린 고속도로에선 ‘스포츠’가, 막히는 도심에선 ‘에코’가 적당해 보인다. 수동모드가 탑재된 7단 자동변속기는 주행 중 정차 시 트랜스미션이 중립모드로 전환돼 진동을 줄이고 연비 향상을 꾀한다. 빠르고 민첩한 움직임이 최대 강점. 하지만 고속에서 느껴지는 엔진음과 가벼운 운전대는 아쉽다. 스포츠카가 아니라 스포츠 ‘세단’ 아닌가. 9.5㎞/ℓ인 표준연비는 강남 도심과 올림픽대로, 서울춘천고속도로를 달리는 내내 평균 8㎞/ℓ를 기록했다.
럭셔리 세단의 새로운 전형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럭셔리하다. 더블 웨이브(Double Wave) 디자인 콘셉트를 적용해 운전석과 조수석이 독립돼 있고 비교적 넉넉하다. 수작업으로 제작된 가죽 시트와 우드 트림, 럭셔리 요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센터 콘솔 디자인이 돋보인다. 경쟁차종에선 드물게 터치스크린 방식을 채용한 내비게이션은 차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움직이고 현재 상태가 어떤지 상세히 알려준다. 10인치 우퍼가 적용된 BOSE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의 풍부한 음색은 드라이빙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오디오 작동 시 외부 소음의 정도와 주파수를 마이크폰이 감지해 역주파를 발생, 소음을 상쇄시키는 ‘오디오 파일럿 2’ 기술을 적용했다. 트렁크엔 골프클럽 두 개를 충분히 실을 수 있다. 뒷좌석과 연결된 통로를 이용해 스키운반도 가능하다. 단, 앞좌석보다 높은 뒷좌석은 키가 큰 이에겐 곤혹일 듯. 자칫 머리가 천장에 닿을 수도 있다. 워즈오토가 발표한 프리미엄 세단 부문 ‘2010년 올해의 인테리어’에 선정되기도 했다.
■ All New Infiniti M37의 안전기술인피니티 M37 익스클루시브에 적용된 최첨단 안전기술, 세이프티 쉴드(Safety Sheld) 차선이탈방지 시스템(LDP: Lane Departure prevention)
70㎞ 이상 속도로 주행 시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조작하지 않고 주행차선을 벗어나면
1차로 차선이탈경고장치(LDW: Lane Departure Warning)가 경고음을 내보내고 경고 이후에도 핸들 조작을 하지 않을 경우 차체자세제어장치(VDC)와 연계해 각 바퀴의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 차량이 진행하던 차선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준다.
차간거리제어 시스템(DCA: Distance Control Assist)
범퍼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앞차와의 간격이 위험수준까지 좁아지면 작동한다.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를 밟지 않은 경우, 브레이크를 자동적으로 작동시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있는 경우,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원위치로 회복시켜 브레이크로 발을 옮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텔리전트 브레이크 어시스트(IBA: Intelligent Brake Assist)
전면부의 레이저 센서를 통해 앞쪽에 진행하던 차량과 충돌이 예상될 경우 경고음을 보내고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경우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피해를 최소화한다.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I㏄: Intelligent Cruise Control)
앞차와의 거리를 측정해 별도의 브레이크 조작 없이 교통 흐름에 따라 엔진 스로틀 반응과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해 앞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