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기온이 심심치 않게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요즘, 바야흐로 겨울의 문턱에 들어섰다. 겨울철이 되면 실내•외의 건조한 공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에 걸리는 일이 잦아진다. 우리 몸의 호흡기는 비공(콧구멍)으로부터 시작해 비강, 인후강, 기관, 기관지를 거쳐 허파꽈리까지 이르는 부위다. 따라서 넓은 의미의 호흡기 질환이라고 한다면 비염, 인두염, 후두염, 기관염, 기관지염, 폐렴에 이르는질환을 총망라해 일컫는다.호흡기 점막은 들이마시고 내쉬는 공기의 통로임과 동시에 분비물이나 미세먼지들을 걸러내는 기능을 한다. 이 기능은 호흡기 점막의 표면을 덮고 있는 섬모(纖毛)라는 미세한 조직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섬모가 활발하게 작용하기 위해서는 점막의 표면이 항상 습윤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적절한 습도 유지 중요
호흡기 점막의 습도를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기전은 입을 다물고 코를 통해 호흡하는 것이다. 코를 통해 들이마신 공기는 비강을 통과하는 동안 코안의 점막 표면으로부터 온도와 습도를 공급받는다. 목에 도달한 공기는 우리의 체온으로 데워지고, 거의 100%에 달하는 습도를 가져야 한다. 만약 코감기나 비염 등으로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거나 코로 숨을 쉬더라도 코안의 점막이 건조한 상태라면 이러한 기능이 발휘되지 못해 결국 건조한 공기가 계속 목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렇듯 건조한 상태에서는 인•후두강 점막의 자정(自淨)작용이 원활치 못하게 되어 인두염, 후두염 등의 염증이 잘 발생하는 것이다.
소리를 만들어내는 성대는 후두의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성대는발성할 때 보통 1초에 100~300회 정도 진동하게 되며 노래를 하거나 할 때에는 1000번까지도 진동을 한다. 이렇듯 매우 빠른 진동을 하는 양쪽 성대가 마찰로 부어오르지 않게끔 해주는 방어기전이 바로 성대표면의 습도다. 따라서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건조한 환경에서는 목소리가 거칠어지기 쉽다.건조한 겨울철일수록 건강한 목과 목소리를 보존하기 위해 음성위생에 더욱 신경을 써야겠다.
지나치게 장시간 말 혹은 노래를 하거나 시끄러운 곳에서 큰소리로 말하거나 공기가 탁한 곳에서 말하거나 목청을 지나치게 가다듬거나 목에 힘을 주고 말하는 등의행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목이 쉬거나 피곤할 때는 목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대를 건조시키는 음식인 카페인음료, 탄산음료, 흡연, 음주 등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적인 주의사항으로는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평소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하며, 식생활을 규칙적으로 함으로써 위산이 역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 양치를 하면서 구강청결제 등으로 가글을 하는 것도 염증을 예방하는 방법이다.겨울철에는 난방에 의해 실내습도가 더욱 낮아지므로 평소에는 물론이고 특히 잘 때에는 침실에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수건을널어놓는 등 실내습도를 올리기 위한 예방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건강한 겨울을 지내는 생활의 지혜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