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자유), ‘Finance’(금융), ‘Solution’(해결책)을 조합해 기업명을 완성한 ‘프리핀스(FreFins)’는 중소 렌털 사업자에게 맞춤형 ERP(전사적 자원관리)를 제공하는 렌털 전환(RX) 기업이다. 올 6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프리핀스 렌털 플랫폼’(이하 프리핀스)은 렌털사업자를 위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한다. 쉽게 말해 ERP를 MS오피스처럼 구독형 서비스로 판매한다. 월 구독료는 30만원 수준. 프리핀스를 이끌고 있는 신상용 대표는 “렌털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자체 ERP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며 “엑셀로 관리하던 렌털 목록을 디지털화해 금융서비스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프리핀스를 창업하기 전 아이파킹 등을 창업한 신 대표는 “2020년 40조원 규모의 국내 렌털 시장이 내년엔 100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라며 “약 70%가 매출 1000억원 미만의 중소 사업자인데, 그들을 위한 맞춤 ERP는 이전엔 없던 전혀 새로운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아이파킹(솔루션 렌털)을 창업 후 매각하고, 그린카(자동차 렌털)에 초기 보드 멤버로 참여했다. 2022년 현대카드·캐피탈 금융본부장 출신인 김병석 대표와 공동으로 프리핀스를 창업했다.
Q 올 6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A 2년 동안 개발에 집중했어요. 올 3월에 ‘프리핀스 렌털 플랫폼’의 베타버전을 출시한 후 몇몇 금융기관, 고객사와 함께 PoC(Proof-of-Concept)를 진행했고요. 6월에 정식 론칭했습니다. 다행히 규모가 비교적 큰 렌털기업뿐 아니라 관련 스타트업, 중소기업의 관심이 높아 순항하고 있습니다.
Q 이전 창업한 사업 분야와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는데요.
A 2번의 창업 경험이 있는데, 둘 다 렌털 비즈니스였어요. ‘그린카’는 카셰어링이 중심인 렌터카고 ‘아이파킹’은 솔루션 렌털이었거든요. 아이파킹 솔루션은 자동차가 주차장에 진입하면 번호판을 인식해 차단기를 열어주고 주차 시간을 기록해 알아서 금액을 정산해주죠. 아이파킹이 주차관리원의 업무를 대신해줬다면 프리핀스는 중소 렌털사업자가 엑셀로 기록하던 장부를 디지털솔루션으로 대체해줍니다.
Q 이 과정이 왜 중요한 겁니까.
A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재무제표 상황이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소규모 렌털기업의 경우 어떤 품목이 어디에 대여되고 있는지 직접 엑셀로 정리할 수밖에 없거든요. 대기업은 자체 ERP 시스템이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그렇지 못합니다. 문제는 렌털 가전을 구입하기 위해 자금을 대출받을 때 발생하는데요. 금융권에선 엑셀 자료의 공신력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이 프리핀스죠. 렌털사업자 맞춤형 ERP예요.
Q 대여 품목 관리부터 금융 대출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다?
A 사업자의 신용도부터 계약 건수, 캐시플로우 등의 데이터가 제공됩니다. 금융사 입장에선 프리핀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영업 현황이나 재무 현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여신 한도에 빠른 대응이 가능해지죠.
Q 렌털기업 입장에서 장점이라면.
A 엑셀과 수기로 하던 대여 관리가 솔루션을 통해 일원화될 수 있고, 운영비용도 절감됩니다. 무엇보다 대출을 받기 위해 여러 금융사를 좇아다니는 번거로움이 줄어들어요. 저희가 제공하는 금융중개서비스에는 저희 데이터뿐 아니라 나이스의 신용정보데이터, 국세청의 세무데이터까지 제공되거든요. 기업이나 금융사 모두 비용을 줄이면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Q 정식 론칭 이후 반응이 궁금한데요.
A 10월에만 14개 기업이 저희 솔루션을 선택해 원하는 금융 상품을 설계하고 있어요. 올해 고객사를 40개로 늘리는 게 목표인데, 무난히 달성할 것 같습니다.
Q 기업 입장에서 프리핀스를 이용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겁니까.
A 인터넷을 통한 전자계약이면 모든 게 완료됩니다. 물론 온보딩이라는, 솔루션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이 이어지고요. 이후 원하는 금융 상품을 설계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됩니다. 저희 RX컨설팅팀과 상담을 통해 구축하게 되죠. 이후에는 모든 서비스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추가되는 불편함은 없습니다.
Q 기업 입장에선 구독 비용이 가장 큰 문제일 텐데.
A 월 이용료 30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보통 ERP 하나를 구축하는 데 평균 10억원 정도가 들거든요. 구독을 통해 그 비용을 아끼는 셈이죠.
Q 프리핀스의 수익원도 궁금해지는데요.
A 우선 기업의 구독료가 있고, 금융상품을 매칭하면서 발행되는 수수료와 정보이용료 등이 있어요. 그런데 수수료 등도 금융사에 새로운 수수료를 요청하는 게 아니라 금융 에이전시 비용이나 실사비용, 모니터링 비용 등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Q 매출 등 실적은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A 올 6월에 론칭했기 때문에 현재 매출은 미미해요. 하지만 확 달라질 겁니다. 2020년 기준으로 국내 렌털사업이 40조원 규모인데, 그 중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20조원에 이르거든요. 현재 렌털업을 등록한 기업이 350만여 개나 됩니다. 4년 후 고객사 3200여 개가 목표예요.
Q 그러기 위해선 렌털 시장의 구독자 증가가 관건인데.
A 렌털과 구독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어요. 목돈을 들여 새로운 제품을 장만하는 것보다 매달 사용료를 내고 이용하는 쪽을 택하고 있습니다. 저희 목표 중 하나가 RX라고, 렌털 트렌스포메이션(Rental Transformation)이에요. 소유보다 경험이 먼저인 시대죠. 저희는 구매가 일어나는 모든 영역이 렌털로 전환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LG나 삼성이 구독시장에 진출하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Q 앞선 창업에선 매각을 선택했습니다. 프리핀스의 기착지라면.
A 우선 기업공개(IPO)를 하고 싶어요. 프리핀스의 좋은 취지와 서비스가 영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이런 계획에 동참할 수 있는 파트너라면 엑싯(exit)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프리시리즈A 투자 유치를 진행 중입니다.
Q 앞선 창업 때문인지 ‘연쇄창업마’란 애칭도 있던데, 창업을 준비 중인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A 현실을 직시해야죠. 모든 비즈니스 모델은 현실에서 나오거든요. 꿈이 IPO든 M&A든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 합니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현실에서 구현할 수 없으면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 없습니다.
[안재형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71호 (2024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