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이 열린 후 회복세가 뚜렷한 여행업계에 최근 글로벌 자유여행 플랫폼 ‘민다(Minda)’의 성장세가 화제다. 숙소, 투어·티켓, 렌트카, 공항 픽업, 여행자 보험 등 항공 외 자유여행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플랫폼의 최대 강점은 한인민박 예약. 이곳을 “한국인이 운영하는 에어비앤비 형식의 민박”이라고 소개한 김윤희 민다 대표는 “현지 언어를 몰라도 말이 통하고 무엇보다 아침과 저녁을 무료로 제공한다”라며 장점을 설명했다.
실제로 한인 민박을 이용하는 여행자들이 몰리며 민다는 2월에 이어 올 3월에도 창립 이래 동기 대비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2020년 3월과 비교하면 거래액은 1800% 이상, 영업이익은 230%나 늘었다. 17년 전인 2006년 법인을 설립하고 2008년 전 세계 한인민박 온라인 플랫폼 ‘민박다나와’를 오픈하며 시작된 그의 여정이 기록적인 폭풍을 지나 만개하고 있는 셈이다.
김 대표는 “IT 회사에 근무하다 번아웃이 찾아와 세계 여행에 나섰는데 그때 경험한 한인민박 사장님들과의 인연이 지금의 민다가 됐다”라며 “여행 플랫폼 최초로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게 현재의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Q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많이 바쁘다고 들었습니다.
A 정말 너무 정신없는데 감사한 일이죠. 팬데믹 기간에 여행업계가 다들 힘들었거든요. 직원이 40여 명이었는데 3명까지 줄기도 했습니다. 버티는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지난해 4월 무렵 하늘길이 갑자기 열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5월에 20~30% 정도 회복했다는 소식이 들렸는데, 저희는 그때 이미 70% 정도 회복한 상황이었어요.
Q 직원이 3명까지 줄었다면 지금은 어떤 상황인겁니까.
A 팬데믹 기간엔 저부터 일당백이 될 수밖에 없었죠. 버티면서도 손에서 일을 놓을 순 없으니까. 지금은 다시 예전 식구들에게 연락도 하고 새로 뽑으면서 12명이 됐어요. 아직 일손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 더 뽑고 있습니다. 사무실도 좀 더 큰 곳으로 옮길 예정이에요. 지금 인테리어 공사 중입니다.
Q 올 2월의 실적이 사상 최대였다고.
A 저희도 놀랐어요. 민다가 생긴 지 올해로 17년째인데, 지금까지 2월 매출 중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여행업계에서 2월은 전통적인 비수기거든요. 겨울방학이 끝난 2월은 1년 중 매출이 가장 적은 달이에요. 그런데 올해는 1월보다 실적이 더 좋았습니다. 덕분에 올 1분기는 전년 대비 180% 성장했습니다.
Q 구체적으로 팬데믹 이전, 그러니까 2019년의 실적은 어느 정도였던 겁니까.
A 거래액이 약 250억원, 매출은 약 24억원 정도였어요. 그랬던 숫자가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마이너스로 떨어졌습니다. 매일 환불만 받았으니까…. 올해는 아마도 2019년 실적을 넘어설 것 같습니다. 다른 여행업체들은 올해를 회복하는 해로 잡겠다고 하는데, 저희는 이미 회복을 넘어섰기 때문에 성장하는 해로 정했습니다.
Q 실적 성장의 원인이 있을 법한데요.
A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여행업계가 완전히 재편됐어요. 트렌드가 바뀌었죠. 일단 비용이 비싸졌습니다. 항공, 호텔, 모두 그래요. 가고는 싶은데 비용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죠. 그런데 민다는 전 세계 한인민박 플랫폼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이 분야가 강하거든요. 한인민박은 쉽게 말해 한국인이 운영하는 에어비앤비인데, 말이 통하고 무엇보다 아침, 저녁에 한식을 제공하는 곳이 많아요. 호텔보다 저렴한데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으니 그만큼 경비를 절약할 수 있는 거죠. 가장 많이 예약하는 프랑스 파리의 경우 호텔이 30만원이라면 한인민박은 10만원대부터 30만원대까지 다양합니다. 이런 사실을 여행자들이 먼저 알고 민다로 오셨어요.
Q 먼저 알고 왔다는 건 그만큼 충분히 대비하고 있었단 말인데.
A 그래요. 그게 또 한 가지인데, 팬데믹 시기에 해외여행을 취급하던 여행 플랫폼들이 대부분 국내 여행으로 시선을 돌렸어요. 저희도 제주도 여행을 특화해서 진행했는데 그럼에도 해외여행을 완전히 놓진 않았습니다. 현지의 한인민박 사장님들과 소통하면서 돌파구를 찾으려고 고민해왔죠. 유럽 같은 경우는 유학생도 있고, 주재원들도 많아서 민다를 통한 예약이 아예 없진 않았거든요. 저부터 고객 전화를 받고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고객이 민다를 이용할 때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 눈에 들어오더군요. 문제점을 개선하고 저희 스스로 장단점을 분석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갑자기 하늘길이 열렸을 때 이러한 준비가 많은 도움이 됐죠.
Q 민다를 이용하는 주 연령층이 궁금합니다.
A 40대 이상도 늘고 있긴 한데, 현재 20~30대가 가장 많습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이분들이 가성비만 따지진 않는다는 거예요. 좀 더 돈을 쓰더라도 청결하고 사생활이 보장되는 곳을 선호하죠. 물론 지금도 7만~8만원대 방은 잘 나가는데, 더불어 20만원대도 많이 나갑니다. 아, SNS에 올리고 싶은 감성 숙소는 정말 아주 잘 나가는 편이에요.
Q 민다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투자받은 이력이 없습니다.
A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음… 사실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어요. 설립 이후 계속 영업이익을 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자금 순환이 됐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투자를 받았으면 좋았을 시점이 분명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랬다면 좀 더 빠른 성장을 가져올 수 있지 않았나 싶은 거죠.
Q 왜 그런 생각이 드신 건지.
A 처음 민다를 시작할 때 꼭 사업을 성공시켜야지란 생각보다 저 혼자 밥이나 먹어야지 했어요. 그런데 직원이 생기고 규모가 커지면서 좀 더 벌어야 했고, 또 경쟁업체들이 투자받아 날개를 달 땐 생각이 많아지더군요. 그렇게 지금도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습니다.
Q 한인민박의 인기가 높아지면 플랫폼 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것 아닙니까.
A 경쟁사가 없진 않지만 많진 않아요. 전 세계 한인민박이 700여 개 정도 되는데, 일단 시장이 크지 않아요. 예전엔 1300여 개였는데 절반이 팬데믹 기간을 버티지 못했습니다. 대기업이 진출하기엔 파이가 작죠. 반면 호텔은 50만 개가 넘습니다.
Q 한인민박 수가 적다면 그만큼 성장도 제한적이란 얘긴데.
A 물론 민다에서도 호텔 예약이 가능하죠. 항공을 제외하고 투어 액티비티나 티켓, 렌트카, 공항 픽업, 여행자보험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한인민박은 저희의 특화 사업인데 올 1월에 자회사 ‘민다트래블’을 설립했고, 이곳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로 직영 숙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 도쿄 신주쿠에 1호점을 개설하고 테스트 중이에요. 원룸에 숙박에 필요한 모든 걸 풀 옵션으로 갖추고 있어요. 현지 언어를 못해도 ‘민다’ 하나면 픽업부터 민박, 식사, 투어까지 해결할 수 있는 셈이죠. 앞으로 2, 3호점도 계획하고 있는데 유럽 쪽을 살피고 있습니다.
Q 팬데믹 이후 여행 업계의 변화라면.
A 일단 지금도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엔 둘이서 가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혼자 떠납니다. 대신 한 도시에 체류하는 기간이 3일에서 4일로 늘었어요. 조급하지 않고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는 거죠. 해외에 취항하는 저가항공이 좀 더 많아지면 이런 경향이 더 뚜렷해질 겁니다. 한국과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 지역은 국내 여행처럼 친숙해지지 않을까요.
Q 민다를 설립한 지 올해로 17년이 됐습니다. 스타트업으로서 목표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A 사실 그런 이유에서 민다가 과연 스타트업일까란 생각을 하기도 했죠.(웃음) 저부터 사업가 마인드로 달라지려고 합니다. 투자를 받기 위해 IR도 준비 중이고 IPO(기업공개)도 생각하고 있어요. 전통적인 여행사 외에 아직 여행 플랫폼으로 상장한 기업은 없더군요. 계획대로 잘 진행된다면 5년 안에 실행하려고 합니다.
She is
1973년생. 성신여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IT 회사에서 웹디자인팀장으로 근무하다 2002년 세계여행(25개국)에 나섰다. 귀국 후 2004년 여행자 카페 사막을 열었고, 2006년 전 세계 한인민박 온라인 플랫폼 ‘민박다나와’를 오픈했다. 2016년 민박다나와에서 민다로 브랜드를 리뉴얼했다.
[안재형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52호 (2023년 5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