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LUXMEN×디플아트 신진작가 NFT展] (1) 양정수 “내 작품은 무의식의 여행이자 정신적 해방일지”
박지훈 기자
입력 : 2022.06.10 10:00:02
우리 인간이 살아가며 느끼는 감정들은 너무나도 다양하다. 스스로 관조할 때 다양한 감정들이 끊임없이 자신을 진동하게 만들며 고통의 수용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다.
-작가노트 中
양정수 팝아티스트
‘강렬한 색채감’, ‘다차원적인 화면구성’. 세상에 창작물을 내놓은 지 1년 남짓 된 신예 아티스트, 양정수 작가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정제되지 않은 무의식의 흐름을 표현하거나 알타미라 동굴이나 다양한 기호학 무늬를 차용한 양 작가의 작품들은 주로 대중적인 상징물을 사용하는 팝아트란 장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낯설게 다가온다. 시공간을 초월한 주제와 기상천외한 상상력은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특이한 작품세계의 원동력은 넘치는 작가 내면의 에너지다. 양 작가는 “나의 그림은 정신적 해방과 자유를 위한 무의식의 여행이자 통제되지 않은 끄적임”이라고 표현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에 집중해 자신과의 대화를 지속한 직관의 결과물들이다. 이러한 연유로 다양한 전시에 출품된 그의 작품에는 작품설명이 없다. 당시의 다양한 의식의 흐름과 감정들을 정제된 언어로 담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양 작가는 이에 대해 “제 그림을 본 저의 지인들은 ‘딱 너 같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라며 “그만큼 솔직하게 저 자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특별한 장르나 방법에 국한되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해 다양한 모습을 열어두고 싶다”고 말했다.
'눈(OPEN YOUR EYES)' 양정수
양정수 작가는 자신을 표현하는 데 능숙하다. 고등학생 시절 사진을 전공하고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배우와 모델 활동을 했던 그의 커리어들도 도움이 됐으리라. 완성한 그림과 함께 자신의 모습을 함께 담은 사진을 기다리는 팬들도 늘어나고 있다.
양 작가는 “사진을 찍는 과정은 나 자신을 조각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를 객관화하고 교감하는 과정이라 나 스스로 작가가 될 때 가장 자유롭다”고 표현했다.
신예 아티스트인 양 작가는 2021 베스트 아티스트 기획전(에코락)을 비롯해 아트락 페스티벌(삼성 코엑스), YTN아트스퀘어 초대전 등 개인전, 단체전에 다수 참여했다. 최근에는 22회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 특선을 수상했으며 미래가 기대되는 아티스트로 꼽힌다.
매경럭스멘과 디플드롭스가 함께하는 신인작가 NFT展의 첫 번째 주인공에는 양정수 작가가 선정됐다. 양 작가의 NFT 작품은 디플아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흐름(WAVE)' 양정수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 커리어를 거쳤는데 미술을 선택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
▷자연스러웠던 나만의 여행 일정표였다고 생각한다. 나름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스스로 실험하면서 부딪히기도, 넘어지기도 했고 덕분에 많은 것들을 배웠다. 앞으로 새로운 세계를 통해 배워나갈 것들도 기대가 된다.
▶출시한 작품들을 보면 자기 내면에 주목한 부분이 많이 보이는데, 개별 작품을 시작할 때 주된 계기나 시점이 있을까?
▷외부 세계 혹은 내면의 세계로 정확히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있는 부분은 아닌 듯하다. 외부와 내부 모든 부분의 연쇄작용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느끼는 모든 감각과 의도에 따라 매번 다르게 표현하게 되는데 내면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작업물에 대해 질문을 한다면 스스로 관조함, 호기심과 연구에서 파생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팝아트란 장르에 주목한 이유가 있을까?
▷나의 작업을 한 장르로 규정짓기에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자유롭게 표현하고 재료와 방법에 대한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고 싶다. 보는 사람들이 이러한 표현 방식에 일차적으로 호기심을 느끼고 다가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팝아트 거장들을 보면 작가를 대표하는 상징물들이 있는데 양정수 작가의 작품에는 여러 상징물이 보인다. 기호학이나 추상적인 표현을 시각화하는 모습도 보이는데, 익숙한 물건보다 추상적인 상징물을 주로 사용하는 것은 의도적인 표현방식일까?
▷여러 가지 현상들을 느끼고 관심과 호기심을 넘어서면 전달하고 싶은 감정과 말이 생긴다. 그것들과 일치하는 기호학적인 장치를 쓰는 재미도 있다. 이는 나의 표현방식 중 하나다.
▶작가들 스스로 자기 작품을 감상할 때 팁을 주곤 한다. 예를 들어 마크 로스코의 작품들을 보면 2m 이상의 큰 규모감을 자랑하는데, 작가 스스로 작품 감상 시에 45㎝ 거리에서 감상하도록 권하기도 했다.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데 필요한 팁이 있을까?
▷개개인이 각자만의 다양한 방식으로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고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작업물을 보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생각하고 느낀다면 작가로서 행운일 것이다.
▶모형을 활용한 작품들도 눈에 띈다. 다른 장르의 아트에도 관심이 있을까?
▷큰 맥락으로 보면 장르를 떠나 모두 연결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겐 무조건적인 애정과 관심이다.
▶최근에는 결과물인 작품 그 자체 외에 그 작품 활동 과정에도 많은 관심이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지 궁금하다.
▷방식은 너무 다양해서 설명하기가 어렵다. 다만 나의 작업 과정을 외부에 공개하는 데는 부담감을 느낀다. 작업을 할 때는 정말 내 스스로 솔직하고 처절한 과정을 거치는데 누군가가 지켜본다고 생각하면 그 순수성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내 안에서 다양한 방식들로 조합이 일어난다. 그 행위가 나의 작업 중 하나이며 나의 일부다. 나 자신도 앞으로 어떤 작업물이 나올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특히 애착이 가는 작품(들)은 무엇일까?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작품은 스스로 만족이 되어야 내놓게 된다. 각각의 이유로 모두 애착이 갈 수밖에 없다.
▶NFT가 현대미술에 어떤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하나?
▷작가들의 활동 영역이 한층 더 확장되고 제약이 줄어들었다. 작가들은 개성을 존중받으면서도 사람들과의 틈을 좁혀가면서 소장의 기쁨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장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먼 이야기지만 작가들의 묘비명이 후대에 많이 남는다. 어떤 묘비명의 작가로 기억되고 싶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