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지속되어온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 3월 18일부로 종료됐다. 종교시설과 일부 사업장에 보름간 ‘운영 제한’을 권고하는 첫 행정명령이 내려진 2020년 3월 22일을 기점으로 꼭 757일 만이다.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5일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코로나와 ‘동거’를 선언했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는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으나 아직 수도권 외 지역에서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월 11일 기준 재택치료자는 112만1480명, 전체 누적 확진자 수는 1542만 명에 달한다. 감염병에서 회복된 이후에도 각종 후유증이 계속되는 이른바 ‘롱코비드(Long COVID)’ 현상도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완치자 2만1615명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시행한 국내 연구에서는 전체 5분의 1가량이 합병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증상은 기침, 가래와 같은 호흡기 증상 외에 발열, 피로, 후각·미각 상실, 두통, 어지럼증 등 매우 다양하다. 코로나19 후유증의 경우 극심한 피로감 혹은 기침, 가래 등 증상들이 오래 지속될수록 완전한 일상회복이 어려울 수 있어 치료에 면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이진호 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극심한 피로감이나 고열, 깊은 가래로 고통을 받는 환자들이 병원을 많이 찾고 있다”며 “특히 회복 이후에도 잔기침이 지속되는 경우 한밤중에 발작처럼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러한 증상에 대해서는 보다 세심하고 사례에 맞는 처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이후 이전보다 병원을 찾기 어려운 환경에서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보살필 수 있는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진호 원장의 설명이다.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판독됐지만 길게는 한 달 넘게 잔기침과 가래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상당히 많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미각과 후각 상실은 대부분 일시적이지만, 기관지나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신체의 면역 체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른 후 깔끔하게 이겨내면 상관없지만, 실상 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치료법이나 약물이 없으므로 주로 항생제를 사용하는데 이러면 네 편 내 편 할 것 없이 공격을 할 수 있다”라고 비유했다. 덧붙여 그는 “전쟁이 끝난 후 이곳저곳 상처를 입은 신체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예후 관리에서 한의학은 수천 년 동안 감기에 맞서 싸우고 몸의 기력 증진에 대한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강점을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식스팩’보다 심폐지구력 키우고 비타민C 섭취해야
자생한방병원은 코로나바이러스 후유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올바른 식단 관리와 신체활동을 제안한다. 기본적으로 양질의 식사를 통해 기력 회복에 주안점을 두지만, 과식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과식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혈액이 소화를 위해 과도하게 몰리고 물을 많이 사용하게 되니까 어린아이들 같은 경우 소변을 못 보고 탈수가 오기도 한다”며 “많이 먹는 것보다는 적당하게 먹으면서도 양질의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라든지 소화가 잘되는 육류, 두부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고 레몬차나 유자차같이 비타민C가 풍부한 차를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기름진 음식과 과식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 원장은 평소 심폐지구력을 키울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몸짱 열풍이 지속되다 보니 불규칙하고 균형에 맞지 않는 식사를 하는 경우도 많고 신체의 심폐 기능보다는 골격근의 모양에 신경을 쓰는 부분이 많아졌다”며 “심폐 기능을 발달시키는 가벼운 달리기나 빠르게 걷기 등 유산소 운동에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뭐든지 균형을 맞춰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 회복에 특화한 클리닉 전국 21개 자생한방병원에 개설
최근 자생한방병원은 코로나19로 야기된 각종 증상 치료를 위한 ‘코로나 회복 클리닉’을 지난 11일부터 전국 21개 자생한방병원·자생한의원에 개설하고 진료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회복 클리닉은 환자가 각자 상황에 맞게 대면 및 비대면 진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코로나19 후유증뿐만 아니라 재택치료자들도 진료받을 수 있다. 대면 진료를 받는 재택치료자는 일반 환자와 동선이 철저히 구분된 진료 환경에서 치료와 더불어 접수, 수납 등 모든 병원 서비스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면역 단백질인 사이토카인의 생산량을 늘려 척추와 관절에 신경학적으로 염증성 통증을 유발해 환자의 약 10%가 1년 내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한다는 연구논문도 있는 만큼, 향후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한 척추·관절 근골격계 환자의 증가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진호 원장은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사이토카인이 면역 체계의 산물로 생산량을 늘리는데 그게 지나쳐 2차적으로 몸에 타격을 주는 것을 사이토카인 폭풍이라고 한다”며 “부작용인 폐렴으로 쓰러지는 사람들도 많아 증상이 심하면 중환자실에서 그에 맞는 대처를 하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코로나 회복 클리닉은 X-ray, CT 등 영상검사와 혈액검사, 필수 영양분을 공급하는 비타민 수액 처방 등 한·양방 협진도 이뤄진다. 이를 통해 자생한방병원은 각종 코로나19 및 후유증에 대한 전문적인 협진 치료가 코로나 회복 클리닉의 특장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 회복 클리닉에서는 코로나19 및 후유증 증상별로 한약, 약침, 침, 추나요법 등 진료 지침을 세부적으로 마련하고 환자의 증상에 맞는 체계적인 진료를 시행한다. 먼저 진단 결과를 기반으로 기침, 피로, 발열, 소화불량 등에 효과가 입증된 한약을 처방해 주요 증상들을 완화한다. 여기에 면역력 강화 효능이 뛰어난 약침 치료와 함께 영향혈과 인당혈 등 혈 자리에 침 치료를 병행해 호흡기를 비롯한 전신 기능의 강화를 돕는다.
자생한방병원 이진호 병원장이 코로나 회복 클리닉을 열고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또한 추나요법을 통해 경추(목뼈) 및 두개골을 교정함으로써 누적된 피로를 줄이고 뇌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등 한방 수기치료도 진행된다. 이 병원장은 “한의학은 전인적인 관점에서 증상의 원인을 찾아 치료한다는 점에서 면역계 이상 증상을 부작용 없이 치료하는 데 큰 장점이 있다”며 “코로나19 증상 및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므로 증상이 만성적으로 발전해 일상생활을 방해하지 않도록 미리 치료에 나설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