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한 소셜데이팅 업체에서 직장인들의 출퇴근길 이상형에 대한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20~30대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출퇴근길에 호감 가는 이성상에 대해 물은 결과 남성은 ‘노약자에게 자리 양보하는 여성’(50%)이 차지했고 다음은 ‘책 읽는 여성’(32%)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여성의 경우 ‘책 읽는 남성’(49%)이 가장 높았고 ‘노약자에게 자리 양보하는 남성’(35%)이 뒤를 이었다.
이는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보기 힘들어진 영향도 크겠지만 교양과 지성은 천 가지 매력 중 으뜸이다. 예나 지금이나 높은 교양수준과 풍부한 콘텐츠는 윗사람이 갖추어야 할 미덕임에는 변함없다. 부족한 콘텐츠로 젊은 시절 자신만의 미담을 전설처럼 늘어놓았다가는 아랫사람에게 바닥만 보여주는 격이다.
40~50대가 새로운 자아를 발견해 나가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역시 독서는 중요한 중년의 조건 중 하나다. 학창시절 공부는 괴로운 작업의 연속이었다면 40세 이후의 공부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인생의 사계를 보면 태어나 25세까지는 학테크를 하는 배움의 시기, 25~50세까지는 업테크를 통해 지식을 활용해서 야망을 키우는 시기다. 50~75세까지는 재테크로 지식을 정리해서 건강을 지키고 이미지 관리를 하며, 75~100세 신 노년기는 추억을 회상하며 지혜를 창출하는 시점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보면 인생의 중심이 바로 4050이다. 중심이 바로 설 때, 그 이후의 삶이 행복해진다. 살아간다는 것은 배움의 연속이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오는 신의 선물이다. 그 선물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쉽고도 간단한 방법이 바로 책읽기다. 읽으면 성장하고 쓰면 이루어진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성인 학습자들이 학습을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학습테라피(Learning Therapy)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분야는 불문한다.
문제는 무엇을 읽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이다. 어찌 보면 막연하다.
인문고전도 전략을 가지고 읽는다
성인들의 독서는 반드시 돈이 되는 영역에 집착할 필요 없이 새로운 분야나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좋다. 그러나 독서의 꽃인 인문고전을 지나쳐서는 안 된다. 그들의 일상, 우여곡절의 인생, 삶, 죽음, 지혜 등 우리가 묻고 싶은 질문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수백 년이 지난 오랜 과거의 이야기지만 역사 속에 오늘의 우리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역사를 보면 미래를 볼 수 있고 역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력이 생긴다. 인문학을 통해 통찰근육을 키워볼 일이다.
인문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인물탐구를 철저하게 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어떻게 생활했으며, 어떤 정신을 갖고 살았는가? 인문학이 아니라 인문정신을 배우는 것이다. 이는 고전을 통해 간접체험을 할 수 있다. 인문학은 기술이나 상품의 기초영역이다.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자양분이다. 그래서 인문학 열풍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시대의 사상들을 정확하게 꿰뚫어볼 수 있게 했고, 그 시대의 최고의 작품, 대표할 만한 화가나 작가를 통해 그 시대의 진수를 볼 수 있다.
결국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함께 더불어 성장하는 삶이 행복하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성장한다.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까?
350년 동안 세상을 지배한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에는 특별한 비법이 있다. “이 손가락을 보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세례자 성요한의 사진 한 장은 한 번 맺은 신의는 반드시 지킨다는 것을 상징한다.
마키아벨리는 “울지 마라, 인생은 울보를 기억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왜일까? 인생은 울보에게 맡기지 않는다. 울보, 그들은 쉽게 울고 쉽게 분노하기 때문이다. 비이성적인 사람에게 인생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이다.
<군주론>은 15년간 유배생활에서 썼으며, 처절한 고독이 만든 작품이다. 마키아벨리의 애절함이 담겨 있는 이 책을 메디치가에 헌정했다. 마키아벨리는 철저한 약자였다. 그래서 살아남아야 했고, 살아남기 위해 고전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을 고전에서 찾았다.
위대한 영웅들은 한결같이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명작을 만들 수 있음을 고전은 알려준다. 빠르고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우리는 그들이 전해주는 인고의 시간을 가르쳐준다. 인문학적 감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고전을 통해 인문정신을 배워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고전읽기와 다양한 분야의 책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책을 읽는 이유는 과거와 현재의 융합이다. 과거 영웅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통찰력을 키우고, 예지력도 만드는 것이다. 인문학을 접할 때는 단순히 내용을 외우기보다 그 시절 주인공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소통하는 방식의 독서법이 중요하다. 그들의 삶에서 내 삶으로 이어오는 과정에서 창의적인 상상력이 생긴다. 이것이 반복되면 창의근육이 생기고 창의근육이 단단해질 때 좋은 아이디어는 선물처럼 날아온다. 인문정신은 창의근육을 키우는 질 좋은 단백질이다. 이 창의근육은 어려움이 몰려왔을 때, 삶의 중심이 흔들릴 때 인생의 방향을 잡아주는 지표가 된다.
소중한 독서시간 최고효율을 내는 독서법
새벽같이 출근해서 늦은 밤 퇴근하는 우리네 직장생활은 고즈넉하게 책을 읽을 여유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한 기업체 임원은 “가장 바쁜 사람이 가장 책을 많이 읽는다”는 명언을 남겼다. 독서는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없어서 못 읽는 사람이 다수다. 그렇다면 효율적인 독서를 하기 위해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까? 바쁜 현대인들은 책 읽을 시간이 많지 않다. 짧은 시간에 독서를 즐기는 독서법 3단계를 추천한다.
1단계:프리뷰 10분 - 표지는 책의 생명, 프롤로그는 심장
프리뷰란 무성한 숲에서 건강한 나무를 찾는 과정이다. 여기서 무성한 숲이라 함은 책의 앞뒷면, 앞날개, 뒷날개, 프롤로그, 에필로그 그리고 목차를 말한다. 앞면, 즉 표지는 책의 생명이다. 저자가 어떤 콘셉트로 책을 썼는지, 어떤 사람이 이 책을 집필했는지, 책이 말하는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지 등을 화려하고 명확한 디자인으로 보여주는 첫 번째 단계이기 때문이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저자의 심장이다. 어떤 메아리를 독자들에게 전하는지 귀 기울여 보라. 저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나만을 위한 귀한 메시지가 다가온다.
2단계: 하트리딩(Heart Reading) 40분
눈이 아니라 가슴으로 저자를 만나야 한다. 프리뷰에서 건강한 나무를 찾았으면 이번에는 사진을 찍어야 한다. 키워드 한 문장을 통째로 찰칵하고 사진을 찍는다. 대개는 눈으로 사진을 찍지만 그렇게 찍은 사진은 3일도 안되서 잊혀진다. 우리는 아인슈타인도 베토벤도 에디슨도 아니다. 평범한 사람이 귀한 메시지를 오래 기억하려면 사진을 찍듯, 가슴에 남겨야 한다. “아하, 그랬구나!”,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감탄사가 그래서 절실히 필요하다. 가슴으로 찍은 사진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바로 “아하” 하는 그 찰나의 순간이 바로 미래를 결정짓는 영감(靈感)일 수도 있다. 영감은 독서의 꽃이다. 그 맛에 책을 읽는다. 어쩌다 책 속에서 멋진 문장을 만나면 마치 조개 속에서 진주라도 캐낸 듯 기뻐 어쩔 줄 모른다. 그야말로 지식이 무한 재창조되는 순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처럼 독서의 꽃을 얻어 운명을 결정지었다.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정독하라. 정독을 해도 책의 메시지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든데 어떻게 속독을 할 수 있는가? 진정 가슴으로 책을 읽으려면 정독이 기본이다. 독서의 힘은 두 가지에서 비롯된다. 하나는 저자의 메시지고 다른 하나는 독자의 메시지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이해하는 자만이 독서의 힘을 깨달을 수 있다.
3단계: 스키밍(Skimming) 10분
세포가 기억할 만큼 반복해서 읽는다. 건강한 나무를 찾아 초벌읽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반복읽기, 완성읽기를 해야 한다. 이때 목적과 호기심으로 체크해둔 건강한 나무를 처음부터 다시 한 번 가슴으로 만난다. “아하 그랬구나!”를 연발하며 형광펜으로 옷을 입고 포스트잇으로 화장을 하는 것이다.
중요한 문장은 그대로 책의 여백에 한 번 더 기록해보는 것도 좋다. 펜의 힘은 무섭다. 머리를 믿지 말고 펜의 힘을 믿어라. 글이 삶이 되고, 삶이 글이 된다는 말이 있을 만큼 펜은 힘이 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