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정부 주택 정책 방향은 집값 안정화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집값 안정세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대형 아파트는 수요자가 주춤해 하향 안정세를 이어가고 중소형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대체상품은 인기가 높아지는 ‘상품별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장기침체 속에서 아파트는 투기심리가 사라지고 자금 부담이 적고 거래가 용이한 중소형 아파트 시장으로 실수요, 투자 수요가 모일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구매가 실제 거주를 위한 것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자연스레 소형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아파트 매매가는 하락하고 전세가는 급등함에 따라 전세 수요자가 구매로 돌아서면서 중소형 선호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가격을 선도하는 강남 3구에서도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이 주거래 상품으로 시장을 주도하면서 가격 상승률도 중대형을 멀찌감치 따돌린 상태다. 실수요자들의 구매 형태 변화에 따라 중소형은 거래량에서도 중대형을 압도하며 중소형만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형 아파트는 수요층이 두텁고 자금 부담이 덜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실수요자가 꾸준히 몰리고 있다.
지방 중소형 아파트, 임대사업으로 제격
지방 주요도시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주택임대사업용 투자 대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서울, 수도권과 달리 지방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가 가능한 데다 새 아파트 분양 시 정식 청약순위 내에서 청약을 마감하는 단지가 잇따르는 수요 증가 조짐이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지방 아파트 공급 물량 감소와 주택 시장 훈풍으로 매매 수요 증가 현상이 두드러져 지방으로 투자 눈길을 돌리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수도권의 소형 주택 전세가가 급등하면서 다세대·연립, 단독·다가구, 원룸텔·다중주택을 활용한 소형 주택 임대사업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지역의 재개발·뉴타운 사업 지연과 만성적 전세난 등의 여파로 중소형 다세대 주택 거래 비중이 늘어난 데다 가격이 저렴하고 임대수익을 기대할 2010수 있는 단독, 다세대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매매가의 강보합이 예상된다.
1~2인 가구를 위한 준주택 제도가 도입되면서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과 같은 임대 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상품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소형 주거시설로써 내년 부동산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소형 주택 임대차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뀌는 인구구조 변화 속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어 임대수익을 원하는 수요자들의 안정적인 투자 상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크다. 1~2인 가구 증가 속에서 아파트가 투자 상품으로 매력을 잃으면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오피스텔을 많이 찾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는 내려가고 전세가는 오르는 현상과 맞물리면서 아파트로 시세 차익을 얻기가 어려워지자 고정적인 임대 수익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매매가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오피스텔 관련 지표와 최근 분양 추이를 들여다보면 투자 전망이 밝다는 데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지난 하반기 이후 지지부진한 아파트 경기와는 달리 오피스텔은 높은 청약 실적을 달성했다. 서울 강남과 용산 지역 내 오피스텔 청약 경쟁은 각각 40대 1을 넘고 인천과 수도권 전역에서의 청약 경쟁도 5대 1 이상으로 아파트 시장 침체의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
오피스텔 인기는 저금리, 전세난 등과도 맞물린 만큼 ‘반짝’ 흥행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에 나서고 있는 오피스텔들이 제시하는 연수익률은 6~8% 정도로 은행 1년 만기 예금금리 3%대보다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 아파트 공급량이 줄어들 전망인 데다 기존 오피스텔 매매가도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어 대표적인 수익형 상품으로 오피스텔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형 생활주택, 정책 수혜 상품으로 1억원대 소액 투자
도시형 생활주택은 새로운 투자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정책적 수혜 상품이다. 정부가 청약 규제 완화, 주차장 기준 개선, 사업 승인 요건 완화 등 지속적인 공급 확대 및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오피스텔과 비교해도 경쟁력에 손색이 없는 소형 임대주택 상품이다.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 완화와 소형 수요 증가, 직주근접이 가능한 도심에서 소형 주택 공급을 활성화해 2011년 유망 임대 상품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1억원 안팎의 소액 투자가 가능한 대중화된 상품이라는 점도 투자 전망을 밝게 한다. 소액 투자가 가능한 분양임대형 도시형 생활주택이 나오면서 은퇴 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필요로 하는 베이비부머들의 신개념 부동산 임대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과 달리 주거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주택 임대사업자 등록 시 절세 혜택이 많고 입지가 양호해 수요가 많은 역세권 지역은 연 6~7%대 수익도 무난하다는 평이다.
서울 군자, 합정, 논현역 주변 개발 가능성 높아
상가는 투자 수익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익형 부동산 인기에 힘입어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침체된 주택 시장의 대체 투자처로 인식되면서 도심과 택지지구 등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LH 상가와 신규 분양단지 상가에 꾸준한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
상가 투자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할 점은 꾸준한 임대 수요와 유동인구 확보다. 이 두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상가는 주로 역세권에 집중돼 있다. 최근 대형 민자역사와 LH가 공급하는 단지 내 상가는 안정성이 확보돼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는 양상이다. 상권 활성화 위험이 있는 분양 상가보다는 분양 초기 투자금이 저렴한 임대분양 상가와 브랜드, 쇼핑의 편리함 갖춘 중심 상권 내 목 좋은 소형 상가들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정리해보면 내년 부동산 투자 트렌드는 안정적 수익이 기대되는 수익형 부동산과 경기 부침이 적은 도심, 소형, 역세권 투자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소형 임대 상품 투자로 수익이 예상되는 고밀 복합형 뉴타운과 역세권 인근 지역을 꼽을 수 있다. 서울은 군자·대림·공덕역, 합정·논현·신사역 등 역사 주변의 개발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토지 시장은 경기 광주·이천·여주·용인 등 수도권 동남부권은 국도 확장으로 교통망이 개선돼 투자자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2011년 부동산 시장은 바닥을 치고 오르더라도 과거와 같이 중장기적 가격 급등 상황은 오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세제 혜택과 안정성이 돋보이는 실속형 중소형 부동산과 임대소득용 부동산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수요자들은 가격이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투자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무리한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