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308SW MCP’는 매끈하다. 펜더를 공략하려는 헤드램프가 강렬하다. 6세대 모델부터 적용된 디자인 콘셉트다. 외모지상주의 세태에 하 수상한 발언이 루머와 논란을 만든다지만 매력적인 겉모습에 꾸욱 박혀버린 시선은 좀처럼 거두기 쉽지 않다. 게다가 푸조 공식 수입판매원인 한불모터스가 밝힌 연비는 ℓ당 21.2㎞. 60ℓ짜리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2박3일 혹은 3박4일 일정의 가족 나들이가 재주유 없이 해결된다. 단 한 번의 주유로 내달을 수 있는 거리는 자그마치 1272㎞. 기름값 부담 때문에 멀리 떠나기 무서운 요즘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CUV(Crossover Utility Vehicle)다.
시승하기 위해 운전석에 오르자 우선 생각보다 공간이 넓다. CUV를 표방하고 있지만 전장 4500㎜, 전폭 1815㎜로 앞뒤 좌석 모두 움직이는 데 불편함이 없다. 디젤엔진의 배기량은 1560cc. 공차중량만 1430kg인데 설마 힘이 부족한 건 아닐까 하는 우려는 고속도로에 오른 후 말끔히 사라졌다. 어쩌면 높은 연비에 홀딱 반한 마음이 한두 가지 허물을 덮어버렸을 수도 있지만 계기판에 떠억 하니 새겨진 주행 가능 거리 1000km는 두둑한 지갑만큼이나 든든하다. 잘생긴 얼굴에 떠억 벌어진 어깨, 게다가 배고프다고 보채지 않는 끈기까지. 사실 푸조의 고효율 연비는 하루아침에 뚝 떨어진 운이 아니다. 지난 4년간 308SW 모델에 15억 유로(한화 약 2조4000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높은 연비와 낮은 CO₂배출량을 고민했다. 그렇게 탄생한 무기가 신형 1.6HDi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MCP 변속기). ℓ당 21.2㎞ 연비와 127g/㎞의 CO₂배출량은 클린 디젤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이로써 푸조는 고효율 차량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한 ‘308MCP’에 이어 ‘3008 엑셀랑’, ‘New 308SW MCP’까지 친환경 브랜드를 강화했다. 참고로 지난해 10~11월 두 달간 한불모터스가 진행한 제2회 HDi 연비 마라톤에선 ‘308 MCP’로 총 101㎞를 평균속도 75㎞/h로 달려 41.6㎞/ℓ의 연비를 기록하기도 했다.
패밀리카 or 세컨드카, 당신의 선택은?
경기 파주에 자리한 헤이리로 방향을 선회하고 자유로에 들어서자 차들이 넘쳐난다. 계기판에 주행거리와 연비, 평균속도가 숫자를 달리하며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New 308SW MCP’의 6단 자동변속기는 P-R-N-D로 구성된 일반 자동변속기와 달리 R-N-A가 전부다. A가 주행모드(Auto). 스포티한 주행을 원한다면 S(Sport)모드 버튼을 누르면 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와중에 평균 연비는 18~20㎞/ℓ. 지루한 반복에 변속기 아랫부분 버튼을 누르자 파노라믹 글라스루프가 머리 위로 탁 트인 하늘을 옮겨놨다. 앞좌석에서 뒷좌석 후미까지 1.68㎡의 글라스루프는 컨버터블의 감흥을 담았다. 특히 강수량이 많은 날 드라이브의 재미를 더한다. 뒷좌석이 모두 별도로 분리돼 자유로운 배치가 가능한 모듈러 시트와 넉넉한 트렁크, 보조석과 뒷좌석 등 모두 4군데에 장착한 아이소픽스(ISOFIX) 국제규격의 베이비 시트 고정장치, 유로앤캡(Euro NCAP) 충돌 테스트에서 별 5개의 최고등급을 받은 안정성 또한 이 차의 장점이다.
물론 수많은 장점 사이에 아쉬움이 공존하며 균형(?)을 맞춘다. 우선 6단 자동변속기를 처음 접하는 운전자라면 부드러운 운행에 시간이 걸릴 듯. 자동모드와 수동모드 모두 기어변속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초보 운전자라면 액셀러레이터 운용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디젤 엔진의 미세한 소음과 떨림이 무덤덤하다면 운전석과 조수석 가운데 하나뿐인 컵홀더와 오디오 조작 버튼이 따로 배치되지 않은 것은 익숙지 않은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최고출력은 112마력(3600rpm), 최대토크 27.5㎏·m(1750rpm), 판매 가격은 3390만원(VAT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