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벌어진 어깨에 꼿꼿이 세운 허리,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연결선이 늠름하다. 언뜻 봐도 당당한 표정에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식스팩 확실한 차도남이 재력까지 겸했으니 양수겸장(兩手兼將)이다.
지난 1월13일 서울 반얀트리 호텔에서 5G Grandeur가 공개됐다. 1986년 1세대 그랜저가 태어났으니 올해 스물다섯 살 된 브랜드다. 보통 이 나이면 진로 걱정에 한숨짓게 마련인데 브랜드의 정통성을 계승하며 3년6개월 동안 젊고 세련된 이미지로 환골탈태했다. 개발기간 동안 투입된 비용만 총 4500억원. 덕분에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사전계약만 2만3000여대… 관심 집중
HID 헤드램프와 퍼들램프
신차발표회 현장에서 양승석 현대차 사장은 “5G Grandeur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탄생한 이 시대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양 사장의 말이 아니더라도 GDI엔진과 샤시 통합 제어 시스템, 9 에어백 시스템 등 첨단 안전 장비가 기본사양인 점이 프리미엄급 세단임을 짐작케 한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등 수입차에서 종종 발견되던 신기술도 눈에 띈다.
신형 그랜저의 디자인 콘셉트는 ‘그랜드 글라이드(Grand Glide)’. 웅장한, 당당한, 위엄있는 등의 의미를 담고 있는 그랜드(Grand)와 활공한다는 의미의 글라이드(Glide)가 합쳐진 단어다. 전장 4910㎜, 전폭 1860㎜, 전고 1470㎜로 구성된 외부 디자인은 역동적인 캐릭터 라인과 볼륨감이 더해졌고, 실내공간은 활강하는 날개 이미지를 덧씌워 감성을 자극한다.
이전 모델인 TG의 6단 자동변속기를 기본 적용한 5G Grandeur는 최고 출력 270ps, 최대토크 31.6㎏·m, 연비 11.6㎞/ℓ의 람다Ⅱ 3.0 GDI엔진을 장착했고 준대형 최초 2등급 연비를 구현한 세타Ⅱ 2.4 GDI엔진(연비 12.8㎞/ℓ)을 함께 적용했다.
특히 첨단 안정장비와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버튼 시동 스마트키, 1·2열 열선시트, 운전석과 동승석 전동시트, 전후방 주차보조 시스템 등을 전 모델에 적용해 준대형 세단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시장의 반응은 일단 합격점. 현대차에 따르면 신차발표회 후 이틀 동안 사전계약만 2만3000여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국산 준대형 세단의 시장 규모는 K7이 4만3000대, 구형 그랜저가 3만3000대, SM7이 1만3000대였다. K7과 SM7은 5G Grandeur 등장 소식에 연말 판매실적이 크게 줄기도 했다. 그만큼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됐다는 반증이다.
문제는 수입차와의 경쟁이다. 특히 가격이 관건이다. 5G Grandeur의 판매가격은 HG240 럭셔리 3112만원, HG300 프라임 3424만원, HG300 노블 3670만원, HG300 로얄 3901만원이다.
최근 가격이 낮아진 수입차 시장에 3000만원대로 구입할 수 있는 중형세단은 4종.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스바루 레거시 등이 버티고 섰다. 국내 소비자가 프리미엄 국산 준대형 세단을 선호할 지, 배기량이나 출력이 부족하지만 가격이 비슷한 수입 중형 세단을 선택할 지가 관심사. 더불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수입차 프리미엄이 여전히 존재하는 지도 2011년 자동차 시장의 관전 포인트다.
1 사이드 캐릭터 라인.
2 오토디포그 (FDCG). 3 베이지 인테리어와 썬루프. 4 후석열선시트. 5 신형 그랜저 홍보대사로 선정된 탤런트 현빈이 그랜저 1호차를 시승하고있다.
5G Grandeur, 다섯 가지 매력 포인트No1. 칵핏(Cockpit) 스타일의 실내 인테리어
활강하는 날개 이미지를 적용한 실내 인테리어는 Y자 형상의 크래쉬 패드를 채택했다. 도어로 연결되는 우드가니쉬 라인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센터페시아는 넥타이 이미지를 모티브로 시크하게 표현했다. 특히 평상시에는 일반 블랙 하이그로시 스타일이지만 미등과 점등 시 LED 조명을 이용해 숨겨진 무늬를 발광시키는 LED 라이팅 그래픽 기술이 자동차에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운전석의 시야각은 널찍하다. 내비게이션의 안내화면을 계기판에 동시에 표시하는 턴 바이 턴 기능의 슈퍼비전 클러스터(4.6인치 컬러 TFT LCD)가 장착됐다. 또한 진폭 감응형 댐퍼(ASD: Amplitude Selective Damper)를 장착해 승차감과 조종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No2. 앞선 안전사양
급제동, 급선회 등 운전자가 차량을 제어하기 힘든 상황에서 전자제어장치(ECU)와 함께 제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해주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VDC: Vehicle Dynamic Control)를 적용했다. 차량의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해주는 샤시 통합 제어 시스템(VSM: Vehicle Stability Management)도 갖췄다. 국내 준대형 세단 최초로 9개의 에어백을 기본 장착하고 있다.
No3. 최초 적용 신기술
적정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주는 기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한 단계 발전시켜 교통 흐름에 따라 자동 정지, 재출발 기능까지 지원하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Advanced Smart Cruise Control)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 운전자의 평행주차를 도와주는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SPAS: Smart Parking Assist System)은 동급 최초로 적용된 시스템이다.
No4.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최고 출력 530W의 JBL Logic7 사운드 시스템은 하만 인터내셔널 그룹의 최고급 사운드 재생 기술과 앰프, 스피커를 바탕으로 실내 공간에서 완벽한 원음재생을 추구한다. 동등한 수준의 음질을 제공하는 디멘션 하이엔드 사운드 시스템은 한지 재질의 스피커를 적용해 중저역대에서 자연스러운 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No5. 와이드 파노라마 썬루프
기존 파노라마 썬루프에 비해 루프 센터트림을 없애고 롤 블라인드의 수납 위치를 기존 센터 방식에서 프로트 리어 방식으로 교체한 와이드 파노라마 썬루프는 컨버터블의 장점을 실내에서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