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지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지금 들녘에선 추수가 한창입니다. 황금색 들판이 자로 잰 듯 반듯하게 잘려나가는 모습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합니다. 올해는 이상기후로 인한 추위와 폭우로 생산량이 급감했다고 합니다. 열심히 농사를 지었어도 외부적인 돌발 악재로 만족스럽지 못한 생산량만을 손에 쥐게 된 것입니다. 올해 농사처럼 일을 하다보면 종종 과정과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좋지 못한 경우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최선을 다했으면 됐다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다릅니다. 결과만으로 과정까지 호도하게 됩니다.
지난 달 창간 이후 두 번째 마감을 했습니다. 한 해 동안 땀의 결실을 거둬들이는 들녘 농사꾼의 마음으로, 과정이야 어떻든 창간호보다는 더 나은, 독자에게 더 유익한 콘텐츠로 채워진 결과물을 내놓아야만 한다는 압박은 당연했습니다. 이제 그 판단은 독자 여러분의 몫입니다.
이번 달 은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을 주목했습니다. 2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시장을 휩쓸던 빅 3 자동차 회사들은 한결같이 경영난에 허덕여야 했습니다. 유독 현대·기아자동차만이 예외였습니다. 은 그 이유를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에서 찾고자 했습니다. 교과서에서나 배울 수 있는 서구식 리더십이 아닌 한국식 리더십으로 재해석하는 작업도 병행했습니다. 특히 정 회장은 쓰러져 가던 기아자동차와 한보건설(현 현대제철)을 인수해 DNA를 100% 바꾸어 놓으며 정상화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기아자동차의 일부 모델이 현대자동차의 경쟁 모델을 뛰어넘는 실적은 단적인 예입니다.
태블릿PC의 등장으로 향후 라이프스타일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에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무선호출기, 일명 ‘삐삐’에서부터 휴대전화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이어지는 모바일 기기의 진화는 현대인의 삶의 형태를 뒤집는 가히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태블릿PC가 가져올 변화는 또 무엇일까요.
최근 주변에 몰(Mall)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쇼핑몰이라는 단어에는 익숙해져 있지만 쇼핑몰을 넘어 복합몰이라는 이름으로 앞 다퉈 개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복합쇼핑몰 역시 쇼핑을 기본으로 다양한 생활문화를 담고 있습니다. 과 함께 떠나는 알찬 몰링(Malling)을 제안합니다.
세계경제가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블 딥 우려는 일부 해소되고 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회복을 기대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한국경제도 4분기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입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임태섭 대표는 개인이 투자로 수익을 내기에는 어려운 시장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시장 변동성이 높다는 게 이유입니다.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 투자가 요구되는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봄에 파종해 가을에 수확하는 농사꾼의 습관화된 비즈니스 사이클처럼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하는 만추(晩秋)의 하루하루를 즐기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