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는 누군가에겐 현실이요, 어떤 이에겐 꿈인 자동차다. 흔히 성공의 기준이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한데, 최근 관련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이 기준과 꿈이 좀 더 세분화된 느낌이다. 그중 C클래스는 MZ세대들이 꼽는 드림카로 알려졌다.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가격대. 2억원대의 G클래스와 1억원 중반대에서 시작하는 S클래스, 필요한 옵션을 선택하면 가볍게(?) 1억원대로 올라서는 E클래스가 ‘억’소리 나는 등급이라면, 6000만원대 후반에서 시작하는 C클래스는 도전하고 올라설 수 있는 계단이란 것이다. 새롭게 등장한 CLE 쿠페는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꿈 중의 꿈일지도 모른다. 가격은 7270만원(CLE 200 쿠페)부터 시작하지만 C클래스와 E클래스의 장점만 솎아놓은 콘셉트에 우선 시선이 간다. 여기에 2도어라니. 꽤 우아한 실루엣을 뽐내던 CLS가 단종된 후 새롭게 등장한 벤츠의 아이돌이랄까. ‘디 올-뉴 CLE 450 4MATIC 쿠페(9600만원)’에 올라 국도와 고속도로를 넘나들며 시승에 나섰다. 스포츠모드에서 차고 나가는 가속력이 인상적이었다.
이 차, 전면부에서 후면부로 이어지는 날렵한 라인이 우아하게 뻗어 있다. 측면에서 바라보면 이 쿠페 디자인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신호에 걸려 정차한 순간에도 주변의 시선이 느껴진다. 긴 전장과 휠베이스, 낮은 전고, 짧은 오버행으로 완성된 스포티한 비율은 꽤 묵직하고 늘씬하다. 이전 C클래스 쿠페에 비해 25㎜ 늘어난 휠베이스(2864㎜) 덕분에 실내 공간도 생각보다 여유로워졌다. 트렁크 공간도 420ℓ로 골프백 3개를 거뜬히 실을 수 있다.
운전석에 적용된 헤드레스트 일체형의 전용 스포츠 시트는 꽤 부드럽고 편안하다. 시승차의 경우 앞좌석 등받이 가장자리에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시스템(총 17개 스피커)을 완성하는 2개의 라우더 스피커가 자리했는데, 고속 주행 시에도 안정적인 음질이 실내를 채웠다.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좀 더 운전자에게 집중한다. 그러니까 차주가 운전석에 앉으면 온도, 앰비언트 라이트, 오디오, 주차 카메라 등을 자동 설정해주는 시스템이다. 유튜브나 애플뮤직, 웹엑스, 줌, 앵그리버드, 틱톡 등 다양한 플랫폼이나 화상회의, 웨이브 등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올 하반기부터는 벤츠에 최적화된 내비게이션 티맵 오토도 서비스될 예정이다. 2도어지만 4인승인 것도 꽤 매력적인 부분인데, 뒷좌석에 앉아 장거리 운행에 나서는 건 글쎄…. 아이와 함께라면 모를까, 성인 4인 가족이 함께하기엔 살짝 버거울 수 있다.
디 올-뉴 CLE 450 4MATIC 쿠페에는 직렬 6기통(M256)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 출력 381ps, 최대 토크 51㎏f·m의 성능을 발휘한다. 48V 온보드 전기 시스템을 갖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세대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를 통해 시동을 걸 때 최대 17㎾의 힘을 추가 제공한다. 이건 연료효율성 면에서도 꽤 큰 장점인데, 실제로 교통량이 많은 국도에서도 13.8㎞/ℓ의 연비(복합연비 10.9㎞/ℓ)를 기록했다. 고속도로상에서 주행모드를 스포츠모드에 맞추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스포츠카를 닮은 배기음과 몸을 지탱하는 스포츠시트의 안정적인 자세를 경험할 수 있다. 저속 주행에선 가볍게, 고속 주행에선 무겁게 반응하는 스티어링휠도 믿음직했다.
국내에선 ‘디 올-뉴 메르세데스-벤츠 CLE 200 쿠페’와 ‘디 올-뉴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MATIC 쿠페’ 등 총 2개의 라인업이 운영된다. 카브리올레와 고성능 모델인 ‘AMG CLE 53 4MATIC+ 카브리올레’도 올해 안에 출시될 예정이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3호 (2024년 4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