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위의 슈퍼카’라 불리는 영국의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맥라렌’이 지난 9월 13일 서울 한강 세빛섬에서 ‘750S’를 공개했다. 올 4월 글로벌 공개 이후 5개월 만에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750S는 양산 모델 중 가장 강력한 주행성능을 자랑하는 스포츠카로 알려졌다. 쿠페와 스파이더 등 2가지 라인업 중 우선 한국에서 공개된 모델은 스파이더. 4.0ℓ V8 트윈 터보 엔진과 7단 변속기를 탑재한 이 차량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단 2.8초, 시속 200㎞에 이르는 시간도 7.2초(스파이더 7.3초)면 충분하다. 쿠페와 스파이더 모두 최고 속도는 시속 332㎞나 된다. 국내 출고가격은 4억원대로 책정됐다. 공개행사 전날 서울 강남에 자리한 맥라렌서울에서 만난 샬럿 딕슨 맥라렌 아태 총괄은 “그럼에도 쿠페는 1277㎏, 스파이더는 1326㎏으로 동급 경쟁 모델보다 100㎏ 이상 가볍다”며 “탄소섬유 사용 범위를 넓혔고 시트를 지탱하는 셸에 고강도 카본 파이버를 사용해 전작보다 17.5㎏이나 무게를 줄였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경쟁사에 비해 제조기술이 한 걸음 앞서 있다는 설명이다. 2020년 맥라렌 아태 총괄로 선임된 딕슨 총괄은 현재 한국, 대만, 홍콩, 인도,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 지역의 세일즈와 마케팅, AS 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가 국내 매거진과 인터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강력한 주행 퍼포먼스, 경량화, 첨단 기능. 맥라렌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 3가지 축은 브랜드를 설명하는 구호이자 DNA다. 딕슨 총괄은 “그 DNA 중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주행 경험”이라고 콕 짚어 설명했다. 운전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차가 맥라렌이란 말인데, 과연 빠른 제로백과 최고 속도로 그 즐거움을 모두 설명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맥라렌은 달릴 때도 흥미롭지만 서 있거나 서행할 때도 충분히 즐거운 슈퍼카예요. 공도용 레이싱카라 불리며 운전자를 극한의 순간으로 몰아갈 만큼 충분한 성능을 지니고 있지만 반대로 데일리카로도 운행할 수 있는 럭셔리카이기도 합니다. 취향에 따라 디자인과 사양을 다르게 설정하고 조합할 수 있기 때문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독특한 차를 만들 수도 있어요.”
올해로 설립 60주년을 맞은 맥라렌의 입장에서 750S는 가장 앞선 기술력을 총망라한 집약체다. 그는 “기술지향적인 분들이 많은 한국 시장은 그런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지역”이라며 “차를 구매하면 트랙데이 등 오너십 프로그램 100% 활용법을 습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전환기에 맥라렌은 어떤 대응을 준비하고 있을까.
“하이브리드 모델인 ‘아투라’를 통해 이미 맥라렌의 전동화 기술이 공개되기도 했는데요. 750S는 당대 최고 기술이 적용된 720S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버전이에요. 내연기관에서 볼 수 있는 최정점의 기술이죠. 전동화와 관련해 마이클 라이터스 CEO가 어떤 기술이든 고려할 수 있지만 우리의 DNA를 지키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현존하는 전기차 기술이 아직은 맥라렌의 주행 퍼포먼스, 경량화, 첨단기능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일례로 최근 출시되는 순수전기차는 맥라렌에 비해 너무 무거워요. 맥라렌이 가야 할 방향이 전동화라는 건 인정하지만 우리의 DNA를 품은 전기차를 구현하기엔 아직 기술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다소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맥라렌이 내연기관에서 구현한 기술을 현존하는 순수전기차들이 아직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그득했다. 그렇다면 맥라렌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어떻게 표현하겠느냐고 물었더니 “도로 위의 움직이는 예술작품”이란 답이 돌아왔다. “맥라렌에 있는 모든 요소는 이유 없이 존재하는 게 단 하나도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한 기획이 뒷받침된 결과물이에요. 일단 보는 것만으로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직접 운전석에 앉으면 전혀 다른 감정을 느끼실 거예요. 장담합니다.”
안재형 기자 · 사진 맥라렌 오토모티브 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