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는 부(富)와 명예의 상징이다. 대당 가격이 4억원대부터 시작되는 롤스로이스는 고객의 개성과 취향에 따라 맞춤 주문이 가능하다. 일례로 네덜란드의 패션 디자이너 아이리스 반헤르펜과 협업한 ‘팬텀 신토피아’에는 롤스로이스 최초로 비스포크(맞춤제작) 향이 도입됐다. 전문 조향사가 고객과 협업해 단 한 명을 위한 향을 제조하고, 그렇게 탄생한 향이 좌석의 헤드레스트에 내장된다. 물론 최고급 스칸디나비아산 가죽과 이탈리아산 호두나무, 최상품의 양모로 직조된 카펫도 자랑 중 하나다.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영국 굿우드의 공장 ‘홈 오브 롤스로이스’에는 이렇게 고객의 취향에 맞춰 자르고 꿰매고 이어 붙이는 장인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모든 과정이 자동화된 여타 완성차 공장의 그것과 정반대의 풍경이 이곳에선 일상인 셈이다. 이렇듯 전통과 헤리티지를 중시하는 브랜드가 이번엔 순수전기차를 출시했다. ‘스펙터(Spectre)’는 2030년 전 모델의 전동화를 선언한 롤스로이스 로드맵의 첫걸음이다. 스펙터에 대해 토스텐 뮐러오트보쉬 롤스로이스모터카 CEO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 건 ‘Rolls-Royce First, Electric car Second’란 점이에요. 이건 순수전기차를 개발하는 단계부터 철저히 지켜온 대전제입니다. 롤스로이스는 수월(Effortless)하고 조용(Quiet)하며, 강력(Powerful)하면서도 우아(Graceful)해야 합니다. 스펙터는 이 모든 것 그 이상이죠. 현재 스펙터는 총 250만㎞ 테스트 프로그램 중 200만㎞ 이상을 완료했습니다.”
우선 외모는 ‘팬텀 쿠페’를 연상케 한다. 전면부에는 역대 가장 넓은 그릴과 분리형 헤드라이트를 탑재해 꽤 웅장하다. 브랜드의 상징인 환희의 여신상은 총 830시간의 디자인 작업과 터널 테스트를 거쳐 완성했다는 후문이다. 측면부는 요트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은 와프트(Waft) 라인이 적용됐다. 실내 공간은 롤스로이스답게 진일보한 비스포크 옵션이 제공된다. 총 10가지 색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새롭게 제작된 앞좌석 시트의 일부분도 원하는 컬러를 입힐 수 있다.
디지털 비스포크 계기판도 처음 적용됐다. ‘스피릿’이라 이름 지어진 디지털 기능을 이용하면 자동차 기능 관리는 물론 롤스로이스 위스퍼스 앱과 연동해 원격 제어와 롤스로이스의 럭셔리 전문가들이 선별한 실시간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스펙터의 주행 가능 거리는 유럽(WLTP) 기준 약 520㎞이며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430kW, 최대토크 91.8㎏·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4.5초다. 대당 시작가격은 6억2200만원부터다.
올해 람보르기니의 행보는 그야말로 눈부시다. 지난해에 이어 성장세가 눈에 띄게 우상향하며 역대 최고의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총 7억2800만유로. 전년 동기 대비 22.8%나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2억6000만유로로 전년 동기(1억7800만유로) 대비 35.7%나 상승했다. 특히 제품 주문량이 폭증하며 내년 생산량을 이미 채웠다는 소식도 들린다. 지난 3월 공개된 ‘레부엘토(Revuelto)’는 이러한 성장곡선의 상징같은 모델이다. 창립 60주년을 맞은 람보르기니의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이자 2024년까지 전 라인업을 하이브리드화하겠다는 전동화 전략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람보르기니가 레부엘토에 부여한 수식어는 ‘HPEV(High Performance Electrified Vehicl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 스포츠카’. 그만큼 성능에 자신 있다는 표현인데, 우선 파워트레인은 V12 엔진과 3개의 전기모터가 결합돼 최대 1015마력을 뿜어낸다. 제로백은 2.5초에 불과하다. 신형 엔진의 배기량은 6.5ℓ. 엔진의 무게는 218㎏으로 지금까지 람보르기니가 만든 12기통 엔진 중 가장 가볍다. ‘아벤타도르’의 엔진보다 17㎏이나 가벼워졌다.
새로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함께 새로운 주행 모드도 장착됐다. 전기모터 지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탄소배출 제로 모드’ 등 총 13개의 다양한 주행 모드를 경험할 수 있다.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의 말을 빌리면 “레부엘토는 람보르기니 전동화 전략의 핵심축으로 하이브리드 기술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여 지속가능성 측면과 고객의 니즈를 모두 만족”시켰다. 특히 레부엘토에 사용된 카본 섬유는 람보르기니의 특별한 기술로 고안한 소재다. 새로운 차체인 모노퓨슬로지(Monofuselage)를 비롯해 도어와 범퍼를 제외한 모든 차체 구성에 사용돼 차량 경량화에 성공했다. 대당 가격은 60만달러. 람보르기니는 레부엘토를 시작으로 2024년까지 모든 라인업의 전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2028년엔 순수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2003년 첫선을 보인 ‘컨티넨탈 GT’는 벤틀리의 대표적인 세단이다. 지난 2020년 3세대 모델이 국내 출시된 이후 올 4월까지 누적 판매량 542대를 기록하며 벤틀리의 국내 판매량 중 31.3%를 견인하고 있다. 벤틀리모터스코리아가 탄생 20년이 된 컨티넨탈 GT의 라인업을 확장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최근 ‘컨티넨탈 GT 뮬리너’ ‘컨티넨탈 GT 아주르’ ‘컨티넨탈 GT S’를 공식 출시하고 선택의 폭을 넓혔다. 그중 컨티넨탈 GT 아주르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편안함에 집중한 모델이다. 아주르(Azure)는 벤틀리의 최고급 그랜드 투어러(GT)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우아함과 안락함을 겸비한 모델에만 부여된다. 외관은 프런트 범퍼 하단에 아주르 전용 ‘브라이트 크롬 범퍼 그릴’이 적용돼 럭셔리를 더했다.
밝은색의 크롬 그릴로 화려한 첫인상을 완성했다. 측면에는 ‘Azure 레터링 배지’가 적용됐고, 독특한 모양새의 22인치 휠이 장착돼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인테리어에는 15가지 가죽 컬러 옵션이 제공되고 실내 모든 부위의 가죽 색상과 분할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세심함을 표현한 ‘미세 가죽 파이핑’, 가죽과 대조되는 23가지 색의 스티치를 선택할 수 있는 ‘콘트라스트 스티칭’, 2가지 색의 가죽이 조합되는 ‘듀오 톤 열선 스티어링휠’이 기본 적용돼 미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첨단 편의사양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앞좌석에는 미세 조절이 가능한 전동 시트와 통풍·마사지 기능이 포함된 ‘컴포트 스펙’이 탑재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나이트 비전, 첨단 주행보조 기능인 ‘벤틀리 세이프 가드 플러스’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보조 기능 등으로 구성된 ‘투어링 스펙’도 기본 적용됐다. 대당 가격은 3억4540만원이다.
지난 6월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우니베르소 페라리(Universo Ferrari·페라리의 세계)’ 현장. 이탈리아와 호주에 이어 전 세계 3번째로 진행된 이 전시회 곳곳에서 관람객들의 탄성이 쏟아졌다. 총 6개의 테마 공간을 구성해 각 주제에 맞게 차량을 배치한 전시장은 온통 빨간색으로 꾸며졌다. 페라리를 상징하는 색이다. ‘감각의 터널’이라 불리는 복도를 통과해 내부로 들어서니 레이스카 ‘248 F1’이 눈에 들어왔다. 2006년 포뮬러 F1 대회에서 9번이나 우승한 이 모델은 당시 독일의 전설적인 F1 드라이버 미하엘 슈마허가 실제 몰았던 차량이다. 이어진 ‘클래시케존’은 스포츠카 쿠페인 ‘250 GT’를 비롯해 ‘512 BB’ ‘F40’ ‘F50’ 등 페라리의 클래식 DNA를 강조한 모델이 전시됐다. 이 중 F40은 1988년 세상을 떠난 창립자 엔초 페라리의 유작으로 페라리 4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모델이다. 차례로 전시공간을 돌다 만나게 된 역작은 단연 ‘페라리 로마 스파이더’. 지난 3월 출시된 이 차는 ‘새로운 달콤한 인생(La Nuova Dolce Vita)’이란 페라리 로마의 콘셉트를 확장해 오픈카 주행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페라리 로마의 V8 2+ 콘셉트 비율과 볼륨, 사양을 그대로 계승했고, 54년 만에 페라리 프런트 엔진 차량에 소프트 톱이 장착됐다. 이 소프트톱에는 세련된 비스포크 패브릭과 함께 광범위한 개인 옵션이 제공된다. 페라리가 ‘혁신적인 소프트톱’이라 부르는 이유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13.5초 만에 개폐가 가능하고 주행속도 60㎞/h까지 작동된다. 콤팩트한 설계 덕에 트렁크 공간도 넓어졌다. 그뿐 아니라 100% 알루미늄을 적용한 섀시, 4년 연속 올해의 엔진상을 수상한 620마력(cv)의 페라리 V8 엔진 등 눈여겨봐야 할 자랑거리가 부지기수다. 7년간의 메인터넌스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 차량 구입 후 7년 내 모든 범위에 걸쳐 장기적인 유지보수 서비스가 제공된다. 고객의 스케줄에 따라 제공되는 독자적인 서비스다.
안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