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식을 매입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지난 1월 3일부터 10일까지 효성 주식 1만7550주를 매입했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에도 효성 7만1110주, 효성첨단소재 6070주, 효성중공업 1만9380주, 효성티앤씨 2만5289주, 효성화학 1만8078주를 매입한 바 있다.
일단 효성 측은 ‘자사주 매입을 통한 책임경영 의지’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선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조 명예회장이 향후 그룹 경영에서 변수를 줄이기 위해 그룹에 대한 지배력과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효성은 조현준 회장이 지분 21.94%를 지닌 최대주주고, 뒤이어 조현상 부회장이 21.42%를 갖고 있다. 조 명예회장도 9.85%의 지분을 갖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지배구조는 안정적이지만 두 아들의 지분율이 미세한 차이만 보이고 있다. 결국 조 명예회장의 지분이 향후 승계 과정에서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경영권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지분 매집은 결국 특정 시점에 조 명예회장이 ‘캐스팅보트’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실제 두 형제 간 지분율은 0.52%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아직까지 명확한 승계 방향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효성그룹 지분 향방이 경영 승계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9호 (2023년 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