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시기를 거치면서도 CJ가 성장할 수 있었던 건 협력회사, 주주, 고객 등 많은 분의 신뢰와 애정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입니다. 핵심 경쟁력을 바탕으로 상생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사업보국을 실현해 나갑시다.”
지난해 11월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나눔’과 ‘상생’을 강조했다. 이날 CJ그룹은 국민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사업보국의 창업 이념을 되새기기 위해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 경영을 본격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사회공헌활동(CSR)이 기부와 봉사활동 중심의 ‘나눔’이었다면 CSV는 기업 활동과 연관된 구성원 및 사회적 취약계층과 지속적인 동반성장을 도모하고 건전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서로 나누며 수익도 창출하는 윈-윈 개념인 셈이다. 이를 위해 CJ그룹은 올 들어 전담부서로 CSV경영실을 설치했다. 특히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협력업체와의 상생에 나서며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들에 해외진출 기회를 제공하는가 하면 기술이전과 판로 개척에 직접 나서는 등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우리 농가를 위한 나눔의 상생, CJ푸드빌
한식브랜드 ‘계절밥상’에선 매장 입구부터 상생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우선 우리 땅에서 난 제철 신선채소로 메뉴를 구성했고, 매장 입구에는 농부가 직접 경작한 농작물과 가공품을 홍보하는 도-농 직거래 마켓이 들어서 도시와 농촌의 상생 고리를 마련했다. 이러한 진정성 덕분에 지난해 7월 론칭한 계절밥상은 한 달 만에 누적고객 3만명을 돌파했고 9월과 11월에 연이어 매장을 오픈했다.
최근에는 유기농 비료를 모아 우리 농가에 기부하는 특별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여러분의 기다림은 농부의 희망입니다’란 슬로건으로 6월 8일까지 진행하는 고객 참여형 나눔 캠페인이다. 식사 대기 고객을 대상으로 우편엽서를 제공하고 작성된 엽서는 매주 우편으로 발송해 준다.
계절밥상은 엽서 1장당 유기농 비료 100g씩을 우리 농가에 기부할 예정이다. 또한 농가 상생 캠페인인 ‘나눔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주문한 음식을 남기지 않은 고객에게 스탬프 카드를 부여하고 그 카드 수만큼 발전기금을 조성, 한국벤처농업대학에 기부할 예정이다.
계절밥상 관계자는 “계절밥상은 음식의 근본이 되는 건강한 식재료를 생산하는 농부와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라며 “이번 특별 캠페인에도 보다 많은 고객들이 참여해 농번기를 맞은 우리 농가를 지원하고 활기를 더하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CJ오쇼핑이 인도 TV홈쇼핑을 통해 한국 중소기업 상품인 ‘홈파워 빨래건조대’를 소개하고 있다.
중소기업 해외진출 돕기에 나선 CJ오쇼핑
CJ오쇼핑은 자회사 ‘CJ IMC(International Merchandising Company)’를 설립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CJ IMC는 국내 중소기업에서 생산한 양질의 제품을 글로벌 무대에 진출시키고, CJ오쇼핑의 해외 플랫폼에 국내 중소기업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상생 모델이다. 중소기업에게 글로벌 시장은 불모지나 다름없다. 국가별로 경제 상황도 다르고 문화 차이에 따라 선호하는 상품군이 다를 뿐 아니라 홍보와 유통 등 감당해야 할 난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CJ오쇼핑은 자사의 글로벌 유통채널을 통해 국가별 시장 상황에 적합한 상품을 선정, 판매해 중소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조언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일례로 인도, 베트남, 일본, 터키에서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홈파워 빨래 건조대’, 베트남에서 히트 상품 1위에 이름을 올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도깨비 방망이’ 등이 CJ IMC를 통해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주인공들이다.
또한 국내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글로벌 시장 설명회를 열고, 현지 MD초청 쇼케이스를 개최하는 등 국내 중소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2013년 CJ오쇼핑이 6개국 8개 사이트에서 판매한 한국 상품은 약 1700억원, 이 중 90%가 중소기업 상품이었다. 같은 해 10월에는 7번째 진출국인 필리핀에 9번째 사이트를 오픈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민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CJ오쇼핑은 지난 5월 15일 서울 방배동 사옥에서 동반성장위원회,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함께 대·중소기업 동반 해외진출 지원 업무 협약식을 갖고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의 판로개척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법으로 해외시장 진출이 주목받는 가운데 이를 지원하기 위한 민관 협력을 본격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해외 시장정보 제공, 수출자문, 상품기획 및 현지 프로모션 지원, 온·오프라인 매장 입점 등의 판로 다변화를 위한 지원을 CJ IMC가 진행할 예정이다. 동반성장위원회는 홈쇼핑사가 추천한 중소기업을 수출지원 사업에 우선 참여시킨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해 중소기업청과 공동으로 홈쇼핑사와 추진한 동반진출 사업을 통해 32개 중소기업을 해외 홈쇼핑 플랫폼에 론칭시킨 바 있다. 이 중 CJ오쇼핑의 해외 플랫폼을 통해 10개사가 진행돼 1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경우 세계 주요 도시 5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국내 우수 중소기업 전용 ‘K-HIT매장’에 CJ오쇼핑이 추천하는 중소기업이 우선 입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해선 CJ오쇼핑 대표는 “올해는 CJ오쇼핑이 해외 진출 지원 10주년을 맞는 해”라며 “해외 네트워크와 글로벌 상품소싱 전문 자회사인 CJ IMC를 충분히 활용해 TV홈쇼핑뿐 아니라 해외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력을 갖춘 국내 중소기업 상품들이 판매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 CJ푸드빌의 ‘계절밥상’
한국영화 상영부율 조정, CJ CGV
지난해부터 서울지역에서 실시된 CJ CGV의 한국영화 상영부율 조정안은 영화계 전반의 상생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배급사와 극장이 50:50으로 나누던 한국영화 상영부율을 55:45로 조정해 영화산업 파트너(투자, 제작, 배급, 유통, 상영부문)와 종사자들의 동반성장과 상생 실천의지를 밝힌 것이다. 영화 관계자들은 CGV의 선제적 조정 선언으로 영화 창작 부문에 더 많은 수익이 돌아가 양질의 콘텐츠 생산과 활발한 재투자가 진행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다. 부율 조정 이후 현재까지 영화산업 파트너사에게 돌아간 추가 수익은 18억원에 달한다.
협력사 직원들과의 상생, CJ대한통운·CJ헬로비전
2012년부터 택배 배송기사들에게 중·고·대학생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은 올 들어 택배기사들의 건강진단 비용 전액을 매년 지원하기로 했다. 정규직원이 아닌 협력사 직원의 학자금과 건강검진 비용 지원은 택배업계 최초이자 산업계 전반에서도 드문 사례다.
이외에도 CJ헬로비전은 협력 관계에 있는 전국 42개 고객센터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5년간 약 180억원 규모의 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고객센터의 경쟁력 강화 및 상생플랫폼을 구축해 나간다는 장기계획을 세웠다.
사회적 취약계층과 손잡는 CJ의 CSV
노후가 길어지며 경제적 취약계층이 되기 쉬운 고령자층과의 상생도 주목받고 있다. 우선 CJ푸드빌은 고용노동부와 공동으로 중장년층 대상의 창업교육기관 ‘CJ푸드빌 상생아카데미’(이하 상생아카데미)를 열 계획이다. 전문외식기업 중 50대 이상의 은퇴 예정자, 퇴직자 등을 대상으로 외식창업전문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건 CJ푸드빌이 처음이다. 빕스, 뚜레쥬르, 투썸플레이스, 비비고 등 외식 운영 전문 노하우를 살려 카페, 베이커리,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 세 분야에 걸쳐 체계적인 창업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총 7주 과정의 상생아카데미는 ‘생애 재설계 멘토링’, 이론 중심의 ‘기본역량 강화교육’ ‘현장맞춤 창업훈련’ 등의 교육과정으로 구성됐다.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도 활발하다. CJ대한통운은 부산·대구 등 각 지역별로 노인인력개발원, 시니어클럽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해 아파트 택배 배송에 어르신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전기 모터로 움직이는 스마트 카트를 도입, 주부 및 어르신들을 배송원으로 채용했다.
CJ CGV는 2012년부터 고령층 시니어 사원인 ‘도움지기’를 채용해 현재 전국에서 8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올 안에 이 제도를 전국에서 운영해 채용 규모를 15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CJ CGV는 ‘2013 시니어 일자리 나눔 대회’에서 노인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고, ‘2012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선 장애인 고용신뢰기업을 선정하는 트루컴퍼니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룹 차원에서 사회적 약자층을 배려한 열린 고용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전체 신입 채용 인력 중 절반에 가까운 2200여 명을 고졸 인력으로 선발한 CJ그룹은 계약직 근무자들의 정규직 전환 및 계약직 직원을 대상으로 한 정규직 채용 검증기간을 기존 2년에서 최소 6개월로 단축했다. 이와 함께 계열사 서비스 직무에 근무 중인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 학자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등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식품안전상생협회 출범으로 중기 식품 안전 도와
재단법인 식품안전상생협회가 지난 2월 4일 현판식을 갖고 공식적인 협회 출범을 알렸다.
왼쪽부터 손세근 사무총장, 이재호 감사, 김철하 이사장, 신동화 상임이사.
CJ제일제당이 식품안전 관련 재단법인 ‘식품안전 상생협회’를 설립하고 60년간 축적한 식품안전 노하우를 중소식품기업에 전수한다. 국내 식품 대기업 중 자사의 식품안전 노하우와 기술력을 협력업체가 아닌 일반 중소기업에 전하는 첫 번째 CSV(공유가치창출)사례다.
식품안전상생협회는 앞으로 연간 20여 개 내외의 중소기업 품질안전 지원을 시작으로 5년간 100개 이상의 식품중소기업을 지원하게 된다. 출범 첫해인 올해는 CJ제일제당의 지원으로 운영되지만 앞으로 여타 식품대기업의 참여를 유도해 국내 식품산업 전반적인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첫 지원 사업은 식품 중소기업들이 어려워하는 ‘위해물질분석’, ‘자가품질검사’ 비용과 인프라 구축 추진이다. 이사장을 맡은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는 “이번 식품안전상생협회 출범은 중소기업이 식품 안전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기술과 정보를 나눠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며 “앞으로 식품안전상생협회와 같은 CSV모델이 식품 분야뿐 아니라 국내 전 산업분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