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그룹의 한국철강협회 가입이 늦어지면서 업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의 관세 장벽 강화와 중국 공급 과잉, 일본 슈퍼 엔저 등 3중고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철강 기업 중 하나인 동국제강의 철강협회 미가입이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 동국제강그룹은 지난해 6월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철강협회에서 탈퇴했고, 지주사 전환 후 출범한 신설법인 동국제강과 동국CM의 한국철강협회 회원사 가입 신청을 미루고 있다. 철강협회는 국내 철강산업 대표 모임으로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 KG스틸 등 국내 철강 업체를 포함해 철강 제조업체 39개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1년 가까이 이어진 동국제강그룹의 협회 미가입에 대해 철강협회 측은 “동국제강 측이 곧 가입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동국제강은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동국제강의 협회 가입 지연을 두고 포스코와의 관계가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철강협회가 포스코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그에 따른 누적된 불만이 표출된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게다가 지난해 포스코가 철근 시장에 진출하면서 동국제강을 자극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철강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측의 기싸움 배경에는 무엇보다 외국산 철강재를 놓고 입장 차가 있기 때문”이라며 “철을 직접 만드는 조강사는 해외 제품에 대해 반덤핑 제소 등을 적극 지지하는 반면, 강판을 수입해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은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5호 (2024년 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