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정신을 되새겨 고객의 원점에 서야 미래가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시그니처타워 아모레퍼시픽 본사. 마지막 임직원 조회에 나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올해는 기업과 거래처, 기업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되돌아보는 기회를 얻게 됐다”며 “회사의 출발점을 돌아보고 목표를 다짐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故 서성환 회장의 “소비자를 속이자 말라”는 경영신조를 회고할 땐 “거래처가 있어야 기업이 있고 고객이 원점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무엇을 할 것이고 어떻게 해야 서로 발전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2013년 말 서경배 회장의 마음을 잡은 단어는 이른바 ‘초심(初心)’이었다. 동백기름을 만들어 장에 내다 판 할머니, 부엌에서 기름을 짜던 가내수공업을 번듯한 기업으로 성장시킨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최고의 가치는 ‘신용’이었다.
그 대를 이은 가치가 빛을 발하는 분야 중 하나가 아모레퍼시픽의 사회공헌활동이다. 1945년 창립 이래 국내 화장품과 녹차산업을 이끌어 온 아모레퍼시픽은 ‘당신의 삶에 아름다운 변화, Make Up Your Life’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다양한 나눔경영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국내 화장품업계 최초로 유엔글로벌컴팩트(UNGC)에 가입하며 UNGC가 표명하는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에 관한 10대 원칙들을 기업 활동의 전 부분에 단계적으로 적용, 지속적인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사회공헌활동은 공익재단을 통한 운영 및 후원과 직접 참여하는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공익재단 설립 시 기본재산을 출연할 뿐 아니라 재단 운영과 고유의 목적사업을 위해 매년 일정금액을 기부, 사업을 활성화 시킨다. 또한 기업차원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구성원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 동안의 사회공헌활동 집행금액을 살펴보면 꾸준한 실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2009년 아모레퍼시픽의 사회공헌 집행금액은 사상 최고치인 134억원. 2011년 110억원, 2012년 97억원 등 매년 90억원 이상을 사회공헌활동에 투자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 회장(맨오른쪽)이 지난해 7월 희망가게 10주년을 기념해 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총 8000여 명 암 환우가 참여한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2008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6회를 맞는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AMOREPACIFIC Make-up Your Life)’ 캠페인은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이다. 암 치료 과정에서 피부 변화와 탈모 등 급작스러운 외모 변화로 고통받는 여성 암 환우들에게 메이크업과 피부관리, 헤어 연출법 등 아름답게 가꾸는 노하우를 전수해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돕는 캠페인이다. 특히 이 캠페인에는 방문판매 경로의 아모레 카운셀러와 교육강사 500인이 자원봉사자로 참가해 여성암 환우들을 위한 미의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까지 총 8000여 명 여성 암환우와 2000여 명 아모레 카운셀러 자원봉사자가 참가했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 주요 지역 2000여 명 환우를 대상으로, 상·하반기(5~6월, 11월) 총 40개 병원에서 개최되는 캠페인은 암 수술 후 2년 이내로, 현재 방사선 또는 항암치료 중인 여성 환우라면 누구나 신청(병원별 30~60명 선착순 마감)할 수 있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가방, 교재, 브로셔, 헤라(HERA) 메이크업 제품과 프리메라(Primera) 스킨케어 키트로 구성된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키트’가 제공된다.
그런가하면 지난 2011년부터 중국으로 캠페인(현지 캠페인명·典生命/장전생명)’ 수혜직역의 범위를 넓히기도 했다. 상해 지역 최고 권위의 복단(푸단,旦)대학교 병원에서 전개된 첫 해 캠페인 이후 이듬해부터 행사 횟수와 수혜 대상을 확대해 ‘상해 암회복클럽’ ‘분홍천사기금’ 등 대표적인 여성암 관련 단체와 서금병원, 진여병원 등 주요 병원 등에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2013년까지 약 460여 명의 환우가 캠페인에 참여해 건강한 아름다움을 되찾았다.
전국 24만여 명이 참가한 핑크리본 사랑마라톤
지난 2000년 설립기금 전액을 출자해 국내 최초 유방건강 비영리 공익재단인 한국유방건강재단을 설립하고 전개 중인 핑크리본캠페인도 중요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 유방건강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몸에 대한 관심과 건강을 돌보는 습관을 강조해 여성들에게 긍정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핑크리본 사랑마라톤’이다. 2001년에 처음 시작해 지난해 13회 대회를 개최했다. 서울,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 5개 도시에서 연중 릴레이로 개최되는 이 대회는 지난해까지 약 24만여 명이 참가해 26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한국유방건강재단에 전달했다.
지난 10월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13 핑크리본 사랑마라톤’에선 유방자가검진 실천슬로건 ‘아리따운 내 가슴愛 333’의 첫 선포가 진행되기도 했다. 양쪽 가슴에 매월 생리가 끝난 3일 후, 3개의 손가락을 펴고, 3개의 원을 그려 유방자가검진을 실시하자는 슬로건은 조기 발견 시 9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는 유방암의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의 의미를 담았다.
행사에 참석한 이윤 아모레퍼시픽 부사장은 “올해로 13년째를 맞은 핑크리본 사랑마라톤이 여성의 가슴 건강을 생각하는 뜻 깊은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데에는 전문가, 환우뿐만 아니라 함께한 우리 사회 다양한 일원들의 주도적인 노력과 열정이 있어 가능했다”며 “아모레퍼시픽은 여성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 온 기업으로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캠페인 활동을 통해 유방자가검진을 습관화하고, 소중한 유방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10년 동안 200호점 개설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희망가게’
아모레퍼시픽이 후원하고 아름다운재단이 운영하는 ‘희망가게’는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의 창업을 도와 빈곤탈출을 지원하는 마이크로 크레디트(Micro Credit) 사업이다. 희망가게는 음식점, 미장원, 개인택시, 매점, 세차장, 천연비누 제조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 창업을 지원해 모자가정이 생활안정을 이루도록 힘쓰고 있다. 2003년 기금 조성 이후 2004년 1호점을 개설했고 지난해 10주년을 맞아 200호점 개설했다. 연구조사 결과 희망가게 창업주들의 평균 소득은 창업 전 98만원에서 창업 후 253만원으로 약 2.5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창업 전 정부의 생계비 지원을 받는 일반수급자 비율은 22.6%에서 11.8%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조건부 수급자도 13.1%에서 9.4%로 줄어들었다. 희망가게는 지원지역의 저소득 한부모 여성가장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담보나 보증이 필요없고 신용등급도 상관없다. 단 소득과 재산기준이 최저생계비의 150% 이하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서류 및 면접 심사를 통해 최종 선발되는 희망가게 창업 대상자는 최대 4000만원의 창업자금을 연리 2%, 7년 상환 조건으로 지원받게 된다. 이자는 나눔을 실천한다는 상징적 의미의 2% 이내가 전부인데, 이 돈은 다시 다른 여성가장 창업 지원에 쓰이고 있다.
희망가게를 위한 기금인 ‘아름다운세상기금’은 아모레퍼시픽(舊 태평양)의 창업자인 고 서성환 회장의 유산을 유가족들이 2003년 6월 30일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면서 마련됐다.
(위)아모레퍼시픽 희망가게 10주년 기념 임직원 기부 캠페인 (아래)‘2013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자원봉사단 발대식에 참가한 아모레 카운셀러들이 자원봉사에 대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사회공헌포털 통합 사이트‘Make Up Your Life’
지난해 4월 아모레퍼시픽이 오픈한 ‘Make Up Your Life’사이트(www.makeupyourlife.net)는 오롯이 사회공헌포털이다. 10여 개에 이르는 ㈜아모레퍼시픽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들을 ‘Make up your life’라는 통합브랜드로 일원화하고 임직원뿐만 아니라 일반인, 수혜자 등 도움을 주거나 받을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했다. 아리따운 나눔(임직원 봉사활동), Make Up Your Life(암환우에 대한 메이크업 등을 통한 자존감 회복), 핑크리본 캠페인(유방건강 의식향상), 희망가게(저소득 여성 가장 창업 지원) 등 여성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위한 아모레퍼시픽의 사회공헌 활동을 누구나 손쉽게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도와주세요’ ‘기부도 하고 봉사도 해요’ 등의 고객 참여형 메뉴를 통해 후원 신청을 하거나 캠페인 참여 후 감동 사례를 공유할 수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1억달러 수출의 탑 수상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2월 제50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1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국내 화장품 기업 중 1억달러 수출의 탑 수상은 아모레퍼시픽이 처음이다. 2013년 수출액은 총 1억500만달러(2012년 7월~2013년 6월 기준). 이러한 결과는 2011년 6100만달러, 2012년 8400만달러 등 매년 꾸준한 성장이 뒷받침됐다. 품목별로는 기초화장품 제품류가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중국-홍콩-미국 순으로 수출이 이뤄졌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태국, 일본, 싱가포르에 대한 수출액은 전년 대비 400%에 육박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수출 성과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사업은 여러 측면에서 실적이 두드러진다. 2012년 말 기준으로 화장품 사업 부문의 글로벌 매출은 4428억원(K-IFRS 기준)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35% 성장한 결과다. 2013년에도 글로벌 시장 실적은 30%를 웃도는 성장을 기록했다.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한상훈 화장품연구소장은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 수출 50주년과 궤를 같이해 이번 수상이 더 뜻 깊고 그 동안 아시아 미의 정수를 세계에 전파하겠다는 아모레퍼시픽의 여러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아모레퍼시픽만이 만들어갈 수 있는 아름다움과 함께 전 세계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