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정보화 시대가 지나면 소비자에게 꿈과 감성을 제공하는 것이 차별화의 핵심이 되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는 이야기가 부가가치를 만들며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단순히 상품을 사는 것을 넘어 그 상품에 담긴 이야기를 사고 있다. 아이폰은 인터넷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CEO인 스티브 잡스의 개인사, 애플 마니아들이 공감하는 브랜드 애착 관련 이야기를 즐기고 있다.
최근 상품에 얽힌 이야기를 가공해 광고 등에 활용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다. 이야기는 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갖게 만드는 설득의 힘이 있다. 효과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현황과 성공 방안을 살펴보자.
이야기로 승부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상품에 얽힌 이야기를 가공, 포장해 광고, 판촉 등에 활용하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상품 개발 과정 등 브랜드와 관련된 실제 스토리를 여과 없이 보여줄 수도 있고 아니면 신화, 소설, 게임 등에 나오는 스토리를 원용해 가공하거나 패러디해 보여주기도 한다.
글로벌 생수업체인 에비앙은 세계 최초로 물을 상품화하기 위해 고유의 브랜드 스토리를 개발해 활용한 사례로 유명하다. 1789년 한 귀족이 알프스의 작은 마을 에비앙에서 요양하면서 지하수를 먹고 병을 고친 후에 물의 성분을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물 속에는 미네랄 등 인체에 좋은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었다. 이후 마을 주민들이 물을 에비앙이라는 생수로 판매하기 시작했고 에비앙은 단순한 물이 아닌 약이라는 브랜드 스토리를 소비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에비앙은 이러한 브랜드 스토리를 광고에 매력적으로 녹여냄으로써 여타 생수업체와 차별화된 고유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예컨대 에비앙을 마시는 인어, 에비앙으로 비를 내리는 천사, 금붕어가 사는 어항에 물 대신 에비앙을 쏟는 소녀 등과 같은 시리즈 광고를 통해 사람들에게 ‘에비앙 = 순수와 건강’이라는 제품 이미
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이처럼 꿈을 담은 에비앙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에비앙을 선택하는 이유를 더욱 분명하게 만든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상품의 기능적 특성을 설명하는 내용 중심 광고나 판촉 활동과는 차이가 있다. 상품 자체를 강조하기보다 상품에 담긴 의미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와 브랜드의 교감을 유도하는 감성 마케팅 활동이다. 딱딱하고 상업적인 광고 메시지보다 소비자의 입에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화젯거리를 제공한다.
명품 구두 페라가모는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신는 멋스럽고 편안한 신발이라는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 <7년만의 외출>을 기억하는가? 지하철 통풍구에서 마릴린 먼로가 하얀 치맛자락을 날리는 매혹적인 장면을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것이다. 평소 페라가모 마니아였던 그녀가 영화 속에서도 자신의 각선미를 살리기 위해 페라가모 구두를 이탈리아에서 급히 공수했다고 한다. 페라가모는 이 이야기를 지금까지도 광고 메시지에 활용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드라마 이야기, 연예가 소식, 정치인 이야기, 항간에 떠도는 소문 등의 이야기에 사람들은 관심을 기울인다. 상품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평범한 목걸이보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착용했던 이야기가 있는 목걸이를 더 좋아한다.
왜 스토리텔링 마케팅인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지배하면서 고유의 소비문화를 만들고 있는 브랜드들의 성공 이면에는 항상 이야기가 있다. 디즈니랜드, 나이키, 할리데이비슨, 페라리…. 이 모든 것이 꿈과 이야기에서 시작됐고 그 꿈이 현실을 창조하게 된 것이다. 롤프 옌센은 기업이 이야기와 꿈을 마케팅에 접목한 드림케팅(Dreamketing)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자사 브랜드를 멋진 스토리로 포장해 판매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효과적이다. 흥미 있는 이야기가 담긴 상품은 단순히 우수한 품질이나 디자인을 가진 제품보다 더욱 매력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에 대한 기능을 따분하게 늘어놓기보다 고객의 마음을 읽고 그들이 꿈꾸는 바를 흥미 있는 이야기를 통해 부드럽게 풀어 가면 고객에게 다가가기가 더욱 쉽다.
미국 주방용품업체인 윌리엄 소노마는 행복한 가정 이야기를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요리기구와 그릇 등 제품별로 장인, 역사, 캐릭터 등을 테마로 한 브랜드 스토리를 광고 및 판촉 활동에 활용해 화제가 되게 함으로써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상품 차별화에 매우 유용하다. 온갖 노력 끝에 개발한 상품이라 할지라도 이를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브랜드가 범람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만의 차별화 요소를 전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은 브랜드가 가지는 이야기를 통해 경쟁 브랜드와 다른 아우라(고유의 분위기)를 가질 수 있다. 예컨대 스타벅스는 커피 매장을 집, 직장에 이어 이야기가 있는 제3의 공간으로 만들고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승화시켜 성공을 거두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 성공 포인트
소비자의 구매 요인이 제품의 기능 중심에서 감성 중심으로 이동함에 따라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중요성이 과거보다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야기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이해하고 호감을 갖게 만드는 감성적인 설득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마케팅의 기본원리를 고려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성공적인 전략을 짚어보자.
뻔한 스토리는 가라 기업이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사 브랜드에 적합한 스토리를 발굴하고 이를 적절히 상품에 녹여내야 한다.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할 수 있고 자사 상품의 독특한 가치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매력적인 스토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 차별화된 스토리를 통해 소비자의 매력타점(Sweet Spot; 야구, 골프 용어로서 마케팅에서는 소비자가 가장 크게 느끼는 심리적 혜택을 의미)을 타격해야 한다. 인터넷 등으로 소비자들의 정보력이 기업을 뛰어넘고 있는 상황에서 그저 그런 브랜드 이야기로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매력적이고 차별화된 스토리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수집할 필요가 있다. 비단 마케팅 부서만이 아니라 내부 공모 등을 통해 다른 부서원들도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맥도널드는 월트디즈니의 무대감독과 작사가와 작곡가를 고용해 브랜드 스토리를 창조하고 있다. 인간의 내면에 있는 유아성에 호소하기 위해서는 월트디즈니의 힘을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소비자들에게 직접 브랜드 스토리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얻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많은 기업이 브랜드 체험담, 사용수기 등을 공모하는 것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앱솔루트 보드카는 신제품인 바닐라를 출시하기 전에 인터넷상에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스토리를 공모하고 이를 실제 광고에 활용해 호응을 얻었다.
바닐라 보드카와 관련해 전개되는 주인공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앱솔루트의 브랜드 스토리로 들어가 보자. 시간은 저녁 7시부터 새벽 3시까지, 장소는 남녀 주인공인 알렉사와 제이슨의 집에서 시작해 레스토랑, 바, 나이트클럽 등으로 옮겨진다. 그리고 결국 두 사람이 만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제이슨을 클릭하면 소비자들은 제이슨과 세 명의 친구 간의 이야기를 엿들을 수 있다. 또 알렉사를 클릭하면 알렉사와 네 명의 여자 친구 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마지막에는 제이슨과 알렉사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두 남녀가 각각 남과 여의 입장에서 글을 써내려가고 있는 것처럼 남과 여가 각각 다른 경로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편 스토리가 사람들의 일상과 동떨어져 있거나 공감하기 힘든 경우에는 오히려 스토리가 힘을 얻지 못하거나 반감을 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유명인사 등 성공한 인물보다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가 더욱 설득력을 갖는 것은 바로 스토리의 공감 가능성 때문이다.
재미와 경험이 생명이다 격식에 얽매였던 과거와 달리 요즘엔 덜 심각하고 더 즐거운 상황이 대접을 받는다. 지속되는 내수 불안과 정치·사회적 불안 등이 사람들로 하여금 탈일상적인 재미를 찾게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 역시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야 한다. ‘우리 브랜드는 이래서 좋아’라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진지함을 벗고 때로는 일상적인 것을 약간 비틀 수도 있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재미가 빠질 수 없다. 예컨대 LG생활건강 럭키스타 치약 광고는 ‘키스 배워서 남 주자’라는 브랜드 스토리를 젊은 남녀의 솔직한 사랑 법을 비유하는 키스학 입문 등의 테마로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가 느끼는 스토리 경험은 브랜드와 소비자의 교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 버거킹은 ‘복종하는 닭(Subservient Chicken)’이라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자사 햄버거 스토리의 중심인 ‘마음대로 조리하세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복종하는 닭 사이트는 스토리 구현에 충실하기 위해 소비자의 체험을 목적으로 한다. 방문자가 행복 등 갖가지 단어를 입력하면 복종하는 닭은 그 명령에 따라 다양한 행동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호작용적 체험은 개설 3주 만에 방문 수가 약 1억4300만 회에 이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의 기린맥주 광고 역시 자사 브랜드에 적합한 스토리를 발굴하고 이를 적절히 엔터테인먼트에 녹여낸 사례다. 기린맥주는 홈페이지에 ‘기린맥주 대학’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해 성공했다. 기린맥주 대학에는 재미있는 브랜드 이야기가 있다. 종합안내판에 주조학부, 문화인류학부, 사학부 등으로 안내하는 메뉴가 눈에 띈다. 학부들은 각각의 특성에 맞는 맥주에 관한 여러 정보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사학부의 경우라면 맥주의 역사 등에 대해 설명하는 식이다. 학부마다 실제 인물 혹은 캐릭터를 학과장으로 둔 것도 재미있다. 또 맥주 게임, 맥주 음악, 맥주 방송국 등과 같은 동아리 방은 기린맥주 고유의 가치를 매력적인 스토리로 전하고 있다.
멀티채널의 활용도를 높여라 기업은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더 다양한 채널을 복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접할 수 있는 접점을 다원화시킴으로써 브랜드 스토리 전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은 TV, 신문, 인터넷, 영화, 책, 기업 역사관, 강연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그런데 그 동안 기업이 소비자에게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을 보면 대부분 TV 중심이거나 또는 TV와 인터넷 등을 별개로 운영하고 있는 면이 적지않다. 미국 광고 전문지인 애드버타이징 에이지가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채널 활용 현황을 살펴본 결과, 응답 기업의 약 65%가 TV 중심이며 약 20%는 TV와 인터넷 등 다양한 채널 활용 시 유기적인 연결성이 부족했다고 한다. 단순히 TV 광고의 하단에 브랜드의 웹사이트 주소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기업은 멀티채널 활용 시 상호 간의 연계성을 더욱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새로운 채널로서 애드무비를 주목할 만하다. 애드무비는 TV, 인터넷과 영화를 접목한 광고 영화다. 애드무비는 멀티미디어에 대한 욕구가 강한 최근 소비자의 성향을 반영한 것으로, 브랜드 스토리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또 단순히 TV 광고를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것이 아니라, 애초에 인터넷과 TV 광고, 옥외 광고 등을 티저화하고 인터넷으로 소비자를 유인해 이를 보도록 하고 있다.
BMW는 뉴 3 시리즈 브랜드 광고로 각 10여 분 길이의 단편영화 3개를 만들어 인터넷과 TV에 동시 개봉,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국내에서도 기아자동차가 로체 애드무비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또 애드버토리얼(Advertorial)의 활용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애드버토리얼은 신문 광고나 잡지 광고에서 언뜻 보기에 편집기사처럼 만들어진 논설·사설 형식의 광고를 말한다.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광고가 최근 들어 국내의 많은 신문 및 잡지에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애드버토리얼을 이용한 스토리텔링 전략을 아주 멋지게 구사한 브랜드 중 하나는 테크노마린 시계다. 테크노마린은 스쿠버다이빙을 무척 즐기는 프랑스의 한 귀족이 스쿠버다이빙을 할 때 다이아몬드가 박힌 시계를 차면 왜 안 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데서 출발한다. 이러한 생각에서 기능성과 고급스러움을 혼합해 만든 명품 스포츠 시계가 탄생한 것이다. 테크노마린은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였는데, 애드버토리얼 형태의 기사 광고를 통해 브랜드의 신화를 만들어내는 것을 주요 PR 전략으로 하면서 광고를 통해 이를 보조하는 전략을 병행해왔다.
한편 책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사이버마케팅이라고 해도 그 효과가 떨어지지 않는다. 책은 독자들에게 브랜드 정보를 제공해줄 뿐만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책 속의 브랜드 스토리가 끊임없이 인용·재생산되면서 브랜드 가치는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 예컨대 스타벅스는 성공신화를 소개하는 수종의 책을 통해 고유의 브랜드 스토리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
명품업체인 불가리 역시 책을 통해 브랜드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는 사례다. 불가리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웰던에게 <불가리 커넥션>이란 제목의 소설을 쓰도록 했다. 이 소설의 책 표지에는 불가리 목걸이 사진이 나와 있고 스토리 전개상 불가리 목걸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토리 문화를 창출하라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스토리 문화를 창출하는 것이다. 기업은 제품 자체가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가 품고 있는 철학을 강조함으로써 소비 이상의 것, 즉 문화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는 반항적이면서도 낭만을 중요시하는 고유의 이야기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람들이 할리데이비슨을 생각할 때 떠올리는 가죽 재킷과 붉은 두건, HOG(Harley Owners Group)라는 커뮤니티 등은 바로 이야기 문화의 산물이다.
하지만 모든 브랜드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문화를 형성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리가 문화라고 부르는 생활양식들은 일시적인 열풍에 지나지 않는 유행을 넘어 많은 사람의 공감대를 이끌어내 살아남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스토리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왕도는 따로 없지만 다음과 같은 방안을 고려해 문화적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네버엔딩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단편적인 일회성 스토리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연계되는 스토리를 창출해야 일관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 미국 인형 회사 아메리칸 걸은 새로운 인형을 선보일 때마다 그에 맞는 독특한 스토리를 만들어 어린이들이 이에 맞춰 다양한 옷, 인형 등을 계속 구매하게끔 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일종의 시리즈물로 나오는 브랜드 스토리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소비자의 피드백을 반영해야 한다. 소비자의 피드백이 곧 자사 브랜드를 하나의 문화로 만들 수 있는 바탕이 된다. 피드백의 적극적인 반영은 그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문화에 직접 빠져들어야 한다. 타깃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험해야 소비자와 교감할 수 있는 살아있는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익스트림 스포츠 용품업체인 퀵 실버의 모든 직원은 매년 약 1개월 동안 스노보드 동아리들과 합숙하며 브랜드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로 활용을 확대하라 기업은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일반 소비재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게임, 출판, 디자인, 건축 등 다양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스토리 문화를 창출하는 것이다. 기업은 제품 자체가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가 품고 있는 철학을 강조함으로써 소비 이상의 것, 즉 문화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산업에서 활용해볼 필요가 있다. 탄탄한 스토리가 가지는 설득의 힘을 통해 상품 및 서비스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몇 해 전 출간 2년 만에 600만 부를 돌파한 만화 한자 책 <마법천자문>의 인기는 스토리텔링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런 경향은 과학이나 역사 서적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효과는 관광 등 문화 산업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똑같은 남이섬이라 하더라도 ‘<겨울연가> 주인공이 거닐던 남이섬’이면 한 번 더 보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지방자치단체 등 문화 산업 주체들은 스토리와 체험이 있는 문화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유명 관광지와 그곳에 얽힌 이야기를 결합한 다양한 한류 상품을 기획한다고 한다.
한편 기업은 스토리텔링을 마케팅뿐 아니라 조직 내에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활용해볼 수도 있다. 숫자 중심의 딱딱한 프레젠테이션보다 회사에서 벌어진 이야기가 훨씬 더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예컨대 세계은행 지식경영 프로그램 기획자들은 조직내에 지식경영의 중요성을 전파하는 데 스토리텔링을 이용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호소력 있는 브랜드 스토리 구축 필요
최근 국내의 많은 기업이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도입하고 있으나 주목할 만한 이야기를 담은 상품은 부족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셀링 포인트가 느껴지지 않는 이미지 광고, 브랜드 역사의 지루한 나열 등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호소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스토리는 사건과 인물, 구성의 3박자가 제대로 맞아야 힘을 발휘한다. 성공하는 브랜드에는 매력적인 이야기가 있음을 명심하자. 이제 기업들도 단순한 상품 판매자가 아닌 훌륭한 이야기꾼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