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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젤렌스키 만남 후 러시아 겨냥…“2차 제재 가능성 열려”
입력 : 2025.04.28 1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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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젤렌스키가 최근 회동을 가졌다 - 생성형AI 제작 교황 프란치스코의 장례식이 열린 로마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조용히 만났다.
두 정상은 백악관 설전 이후 두 달 만에 마주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직후 러시아에 대한 금융 압박 카드를 공개적으로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푸틴은 민간 지역을 겨냥한 무차별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라며 “전쟁을 끝낼 의지가 없는 듯하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은행 제재 또는 2차 제재를 고려할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2차 제재는 러시아와 거래하는 제3국 기업이나 금융기관까지 제재 대상으로 삼는 조치로, 미국 과의 금융·무역 거래를 사실상 차단하는 효과를 낸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회동 후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우리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라며 “이 만남이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젤렌스키는 특히 완전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강조했으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의 보다 강력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친러 성향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트럼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점령을 사실상 인정하는 쪽으로 평화협상을 추진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푸틴에 대한 강경 대응 가능성을 열어두며 정치적 균형을 맞추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압박 수위 높이는 서방 정상들트럼프와 젤렌스키의 회동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프랑스와 영국 정상들도 우크라이나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무조건적 휴전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라며 “이제 푸틴이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할 차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역시 “우크라이나의 평화 제안을 러시아가 거부한다면, 우리는 추가 조치를 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에 조속한 협상 타결을 촉구해왔다.
그는 로마 도착 직후에도 “양국은 이제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다”라며 “지도자들이 직접 만나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양국의 입장 차는 여전히 깊다. 특히 크림반도와 2022년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귀속 문제를 둘러싼 견해차가 크다.
같은 날 러시아는 남서부 접경지역 쿠르스크주의 탈환을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즉각 부인했다. 쿠르스크를 둘러싼 진실 공방은 향후 휴전선 설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2개월 내 협상 성과 여부가 향후 판세 가른다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60일 안에 눈에 띄는 진전을 보이지 못할 경우, 미 의회와 유럽연합(EU) 강경파가 독자적으로 추가 제재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미 재무부는 러시아의 대형 국영은행들과 주요 에너지 및 군수 기업 수백 곳을 새로운 제재 대상에 올려놓은 상태다.
시장은 트럼프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협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다시 하락했으며, 국제유가는 큰 변동 없이 80달러 초반을 유지했다.
루블화는 소폭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세컨더리 제재가 실제 시행될 경우, 러시아 금융 시스템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루블화 결제망 점검, 대체 통화 확보, 거래선 다변화 등이 시급하다”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준비 역시 병행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026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실제 제재로 이어질지, 아니면 외교적 협상 공간을 여는 카드로 그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분명한 것은 향후 두 달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그리고 세계 경제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