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기함은 S클래스다. 벤츠의 기술력이 총동원된 이 차는, 그러니까 작은 부속부터 실내 인테리어까지 꼼꼼하고 럭셔리하다. 뭐하나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한 모양새에 눈꼬리가 내려갔다면 몸을 살짝 감싸는 시트 포지션과 주행성능에 입꼬리는 살짝 올라간다. 그렇다면 S클래스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SUV는 어떤 모델일까. 지난 2006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더 GL-클래스’가 SUV계의 S클래스로 손꼽힌다. 9년 후인 2015년 LA오토쇼에서 이름을 GLS로 바꾼 이 차, 2019년 뉴욕 오토쇼에서 새로운 변신을 알린 후 지난 5월 25일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LS’란 이름으로 국내에 공식 출시됐다. 올해 14살 된 3세대 완전 변경 모델이다. GLS는 프리미엄 7인승 모델이다. 마크 레인 벤츠코리아 제품&마케팅 부문 총괄 부사장의 말을 빌면 “큰 차체에서 전달되는 당당한 존재감을 바탕으로 최고의 우수성과 고급스러움을 상징하고, 동급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럭셔리와 고급스러움으로 차별성을 지닌 모델이다.”
과연 그의 말에 과장은 어느 정도나 될까. 우선 크기는 이전 모델보다 휠베이스가 60㎜나 길어졌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 길이가 얼마나 대단할까 싶지만 막상 2열과 3열에 앉아보니 좌석과 무릎 사이 간격이 충분했다. 2열 레그룸은 무려 87㎜나 넓어졌다. 기본 사양으로 탑재된 멀티빔 LED 헤드램프는 각각 112개의 LED가 적용됐고, 특히 3개의 LED 세그먼트로 구성된 주간주행등은 마치 눈동자처럼 빛난다. 3열에 2개의 개별좌석이 자리한 실내는 벤츠의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다. 그만큼 럭셔리를 더하고 또 더한다. 차량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다기능 스티어링 휠은 고급가죽과 우드 소재로 마감됐고, 전 좌석은 전자식 버튼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2열 시트를 비행기 일등석처럼 조절할 수 있는 컴포트 패키지 플러스가 기본 사양으로 탑재돼 뒷좌석에서 7인치 탈착식 MBUX 태블릿과 도킹 스테이션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앱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즐길 수 있다. 여기서 궁금증 하나, 과연 3열 시트는 어떨까. 혹시 있으나마나 한 좌석 구성이 아닐까. 벤츠 측은 신장 194㎝까지 착석 가능한 2인승 시트라고 소개하고 있다. 직접 탑승해보니 장거리 운행이 아니라면 큰 불편은 없어 보인다.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되는 더 뉴 GLS는 최신 파워 트레인을 장착했다.
‘더 뉴 GLS 580 4MATIC’에는 8기통 가솔린 엔진이, ‘더 뉴 GLS 400 d 4MATIC’에는 6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가격은 각각 1억3860만원, 1억6360만원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5시리즈의 새 얼굴
BMW ‘뉴 5시리즈’
해외 유수의 모터쇼에서 들려오는 소식 중 가장 핫한 분야는 단연 월드프리미어다.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신차를 의미하는데, 어떤 모터쇼에서 어떤 브랜드의 신차가 얼마나 공개됐는가를 놓고 모터쇼의 수준을 가늠하기도 한다. 사실 올 5월에 열릴 예정이던 ‘2020 부산국제모터쇼’의 가장 큰 이슈는 BMW의 새로운 5시리즈 공개였다. 그동안 BMW가 국내 모터쇼에서 월드프리미어를 진행한 일도 없었거니와 브랜드 간판 모델의 등장에 전 세계 유수의 모터쇼가 부러워했더랬다. 하지만 코로나19 앞에서 이 모든 기대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아예 모터쇼 자체가 취소된 것. 그런데 이게 웬일? 그럼에도 예고한 대로 월드프리미어는 국내에서 진행됐다. 행사현장은 인천 영종도에 자리한 BMW드라이빙센터. 지난 5월 27일 ‘뉴 5시리즈’와 ‘뉴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BMW 코리아 측은 ‘드라이브 더 뉴 노멀’이란 콘셉트를 내세우며 드라이브스루 월드프리미어를 진행했다.
팬데믹 이후 BMW그룹의 첫 월드프리미어가 국내에서 진행된 사실에 수입차 업계에선 “당연히 그럴 만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수입차 업체 임원은 “올해 5시리즈의 판매 1위가 한국이고 6시리즈는 전 세계 2위”라며 “가장 많이 팔리는 곳에서 후속 신차를 먼저 공개하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전했다. BMW 5시리즈는 1972년 출시된 이후 전 세계에 약 790만 대 이상 판매된 BMW의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국내에선 일명 ‘강남 쏘나타’로 불리기도 했다. 지난 2017년 국내 출시된 7세대 5시리즈는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과 최첨단 반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해 올 4월까지 국내 누적판매량이 전 세계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번에 출시된 ‘뉴 5시리즈’는 7세대 모델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우선 겉모습은 전면부 키드니 그릴이 상하좌우 모두 커지면서 프런트 에이프런까지 이어지고 있다. 헤드라이트는 이전보다 날카로워졌고, 리어 라이트에는 검정색 테두리와 새로운 ‘L’자형 그래픽을 적용해 입체적으로 디자인됐다.
184마력부터 340마력에 이르는 파워트레인은 3가지 가솔린 엔진과 3가지 디젤 엔진으로 구성된다. 가솔린 엔진은 직분사 시스템 압력을 높여 효율을 높였고, 모든 디젤 엔진에는 2-스테이지 터보차저 기술을 적용해 가파른 출력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전 모델에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가 탑재됐다. 최신 BMW e드라이브 기술이 적용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뉴 530e 투어링’과 ‘뉴 530e xDrive 투어링’도 선보인다. 최고출력 184마력을 발휘하는 4기통 가솔린 엔진에 최고 109마력을 발휘하는 전기모터가 조합되며, 총 출력은 엑스트라부스트(XtraBoost) 기능을 더해 최고 292마력에 달한다. 순수전기모드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뉴 530e 투어링이 최대 62㎞, 뉴 530e xDrive 투어링이 최대 56㎞다. ‘뉴 545e xDrive 세단’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선택폭을 확대한 모델이다. 109마력의 전기모터와 286마력의 직렬 6기통 엔진을 조합해 최고 394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순수전기모드일 때 주행가능거리는 최대 57㎞다. 국내에는 올 4분기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멋과 실용성 두 마리 토끼 놓치지 않은 아우디의 간판
‘더 뉴 아우디 A5’
언뜻 쿠페를 닮았지만 세단이다. 디자인의 아우디란 말, 결코 거저 얻은 명성이 아니다. ‘더 뉴 아우디 A5’가 국내 출시됐다. 엔진 라인업에 따라 3종의 가솔린 엔진과 1종의 디젤 엔진, 콘셉트에 따라 스포트백, 쿠페, 카브리올레로 라인업이 구성됐다. 우선 ‘더 뉴 아우디 A5 스포트백 40 TDI 콰트로 프리미엄’은 최대 출력 190마력의 직렬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TDI) 엔진을 탑재해 최대토크는 40.8㎏.m, 최고속도 235㎞/h의 성능을 발휘한다. ‘더 뉴 아우디 A5 스포트백 45 TFSI 콰트로 프리미엄’, ‘더 뉴 아우디 A5 쿠페 45 TFSI 콰트로 프리미엄’, ‘더 뉴 아우디 A5 카브리올레 45 TFSI 콰트로 프리미엄’은 최대 출력 252마력의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TFSI) 엔진을 탑재해 최대토크 37.7㎏.m, 최고속도는 210㎞/h에 이른다.
다양한 안전, 편의사양도 볼거리. 전 모델에 주차보조 시스템과 후방카메라가 적용됐고,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으로 스티어링 휠 조정에 도움을 주는 ‘액티브 레인 어시스트’, 위급 시 전방 상황을 경고한 후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으며 자동 제어에 나서는 ‘프리센스 시티’, ‘프리센스 프런트’가 탑재됐다. 주행 중 사각지대나 후방에 차량이 접근하면 사이드 미러를 통해 경고 신호를 보내는 ‘사이드 어시스트’ 역시 기본으로 장착됐다.
12.3인치 스크린을 적용한 ‘버추얼 콕핏 플러스’와 10.1인치 터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MMI 시스템으로 운전자가 모든 차량 정보를 조절할 수 있고, ‘아우디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통해 차량과 스마트폰을 연결해 내비게이션, 통화, 음악 등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특히 ‘아우디 커넥트’ 시스템은 내비게이션&인포테인먼트 기능, 차량제어, 긴급통화·긴급출동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기능을 제공한다.
가격은 6252만~7302만원이다.
▶국내 중형 SUV의 자존심…
현대차 ‘더 뉴 싼타페’
내·외장 디자인을 공개하며 핫한 여름 신차로 등극한 ‘더 뉴 싼타페’가 온라인 디지털 언박싱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2018년 2월 출시한 4세대 싼타페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기존 모델의 세련된 이미지를 그대로 연출하며 좀 더 고급스럽고 무게감 있는 중형 SUV로 탄생했다. 전면부는 현대차 디자인의 정체성으로 알려진 ‘센슈어스 스포티니스’가 적용돼 일체형 그릴과 헤드램프가 조화롭다. 특히 수평의 넓은 그릴과 대비되는 수직의 T자형 주간주행등(DRL)이 도드라진다. 그릴 하단에는 넓은 에어 인테이크 그릴과 클램프(조임틀) 모양의 범퍼가 차를 받치는 느낌으로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측면부는 전면에서 후면부까지 이어지는 기존 싼타페의 날렵한 사이드캐릭터 라인을 유지하면서 신규 플랫폼을 적용해 늘어난 전장과 새롭게 바뀐 20인치 휠이 한층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인테리어는 직관성을 높인 사용자 중심 구조로 디자인됐다. 기존 모델에 비해 높아진 센터 콘솔은 도어부터 크래시 패드까지 하나로 이어지며 운전자를 감싸는 듯이 자리했다. 하단에는 추가적인 수납공간을 마련해 실용성을 더했다. 12.3인치 풀 LCD 계기판과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새롭게 적용됐고, 팰리세이드의 전자 변속기(SBW)를 적용해 버튼 하나로 전·후진이 가능하다. 싼타페는 국내 시장에 7인승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출시되기 전까지 중형 SUV의 큰 형님이자 패밀리카로 사랑 받아온 모델이다. 현대차는 더 뉴 싼타페 출시와 함께 새로운 광고 콘셉트로 ‘밀레니얼 패밀리’의 가족 사랑을 내세울 예정이다. 다시금 패밀리카의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더 뉴 싼타페의 혁신적인 디자인 변화는 가치 있는 경험과 시간을 중시하는 고객들의 삶의 한 부분이 될 것”이라며 “전작보다 한층 위풍당당해진 디자인이 고객들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