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부문 제네시스 G70, SUV부문 코나| 현대차 ‘북미 올해의 차’ 수상, 국내 제조사 사상 첫 2관왕
입력 : 2019.02.13 16:27:02
제네시스 ‘G70’
제네시스 브랜드의 ‘G70’와 현대차 ‘코나’가 지난 1월 14일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 센터에서 열린 ‘2019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승용차 부문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부문 ‘2019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한국 완성차 업체가 ‘북미 올해의 차’ 3개 부문 가운데 2개 부문을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승용차와 SUV, 픽업트럭 등 3개 부문을 시상하는 ‘북미 올해의 차’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자동차 전문 기자단 60여 명이 해당 연도에 출시된 신차(연간 5000대 이상 판매 모델) 중 투표를 통해 선정한다. 품질과 디자인, 안전도, 핸들링, 주행 만족도 등이 주요 평가 항목이다. 승용 부문을 수상한 제네시스의 G70는 2017년 9월 국내 출시 후 미국에서 지난해 9월부터 판매 중인 중형세단이다. 지난 2009년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BH)’와 2012년 현대차 ‘아반떼’에 이어 한국 차로는 세 번째로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미국 브랜드를 제외하고 26년간 세 번 이상 수상한 외국 브랜드는 현대차와 혼다뿐이다.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차는 혼다의 ‘인사이트’와 볼보의 ‘S60’ ‘V60’. 주최 측은 보도 자료를 통해 “G70가 BMW3 시리즈와 아우디 A4,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등과 비교해 가격 대비 경쟁력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G70는 지난 1월 10일 캐나다 자동차 전문지 오토가이드가 주관한 ‘2019 올해의 차’에도 올랐다. 미국의 자동차전문지 모터트렌드도 ‘2019 올해의 차’로 선정한 바 있다. 2016년부터 추가된 SUV부문은 어느 해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현대차 코나(전기차 모델 코나 EV 포함)의 경쟁자는 아큐라의 ‘RDX’와 재규어의 ‘I-페이스’. 코나는 EV모델의 가격 경쟁력과 주행가능거리, 차세대 SUV 디자인과 첨단주행안전기술 적용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현대차 ‘코나’
한국 차가 2관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94년 시상식이 시작된 이래 한 회사가 2개 부문을 수상한 건 2006년 혼다, 2010년 포드, 2014년 쉐보레뿐이었다. 현대차그룹(제네시스, 현대)이 네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북미 올해의 차’는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함께 소비자의 신뢰도 상승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08년 3.0%였던 현대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2009년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후 2009년 4.2%, 2010년 4.6%, 2011년 5.1%로 성장했다.
▶미국에서 V자 반등 노리는 현대차그룹
‘2019 북미 올해의 차’ 2관왕에 오른 현대차 그룹은 올해 대대적인 신차 발표를 예고하며 미국시장에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현대차는 시상식이 열린 ‘2019 북미국제오토쇼’ 현장에서 고성능 경주차 ‘벨로스터 N TCR’와 ‘엘란트라 GT N라인’(국내명 i30 N라인) 등을 선보였다. 고성능 신차에 이어 올여름에는 대형SUV ‘팰리세이드’가 상륙한다. 기아차도 대형 SUV인 ‘텔루라이드’를 오토쇼 현장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기아 미국 디자인 센터(Kia Design Center of America, KDCA)’에서 디자인된 텔룰라이드는 기아차의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다. 마이클 콜 기아차 미국판매법인 수석부사장은 “텔루라이드는 대담한 외관과 고급스러운 내장, 강력한 주행성능 등을 모두 갖춘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차”라면서 “텔루라이드가 미국 고객들에게 커다란 매력을 선사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콘셉트 모델로 공개됐던 텔루라이드는 기아차가 북미 SUV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한 북미 전용 모델로 올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직선을 강조한 박스 형태의 외관 디자인은 북미 시장 취향에 맞게 전형적인 미국식 SUV 모양으로 완성됐다. 기아차 특유의 ‘호랑이 코’ 그릴을 전면에 배치했고, 오프로드 주행 때 엔진 하부를 보호하는 장비인 스키드플레이트를 장착해 아웃도어 SUV의 이미지를 갖췄다. 가솔린 3.8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295마력(ps), 최대토크 36.2㎏f·m의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주력 차종인 현대차 쏘나타(하반기)와 기아차 쏘울(1분기)의 신차도 출시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126만7619대(전년대비 0.6% 감소)를 판매한 현대차그룹은 올해 새로운 세단과 SUV 등 다양한 라인업을 앞세워 공격적인 판매와 수익성 향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텔루라이드’
▶미국 출시 3년 만에 북미 올해의 차 선정된 제네시스
현대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역할도 그 어느 해보다 기대된다. 지난 2015년 국내 론칭 이후 이듬해 미국시장에 진출한 제네시스는 그동안 미국 내 전용 딜러망 구축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차와 제네시스 분리를 놓고 미국 내 딜러들의 저항이 그만큼 컸다. 지난해 말 미국 전역 50개 주에서 판매 라이선스를 확보한 제네시스는 올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북미 올해의 차 선정 등 미국에서 지난해 9월부터 판매중인 G70에 대한 현지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제네시스 전용 딜러 확충 및 2019년형 차종 확대공급 등을 통해 미국 판매 회복세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G90’를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 출시하고, 내년에는 신형 ‘G80’를 내놓는 등 모멘텀을 살려가겠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단 SUV인 ‘GV80’를 내년에 미국에 선보인 후 2021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SUV 2대를 추가로 선보여 세단 3종, SUV 3종 등 총 6종의 라인업을 확보할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북미지역 외에도 올 상반기 호주 고급차 시장 진출을 비롯해 올해 말 중국 론칭, 이후 유럽까지 브랜드 론칭을 검토 중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신생 럭셔리 브랜드가 이만큼 호평을 받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면서 “딜러 망 구축이 마무리되고 주력 신차가 투입되기 시작하는 올해가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한국은 세계 5위 시장, 올해는 ‘EQ’의 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연간 7만 대 판매를 넘어선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올해는 순수 전기차 ‘더 뉴 EQC’와 최대 4개 모델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1월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 코리아 사장은 “올해는 전기차 브랜드 EQ 최초의 순수전기차 더 뉴 EQC가 출시되는 ‘EQ의 해’”라며 “세단과 SUV 등 최대 4종의 PHEV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벤츠 코리아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외에도 올해 9종의 신차와 6종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예고했다. ‘더 뉴 A-클래스’와 ‘더 뉴 GLE’,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등 전 라인업에 걸쳐 30여 개 이상의 새로운 트림도 추가로 선보인다. 기존과 비교해 절반 수준인 30분 만에 정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익스프레스 서비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벤츠 관계자는 “350억원 규모의 부품물류센터 확장 공사가 올 상반기 마무리되면 한층 안정적인 부품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벤츠 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총 7만798대를 팔아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3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실라키스 사장은 “지난해 벤츠의 글로벌 판매량은 231만여 대로 프리미엄 브랜드 1위를 3년 연속 유지했다”며 “특히 한국의 판매량은 2016년 8위, 2017년 6위에 이어 지난해 5위로 올라서며 중국, 미국, 독일, 영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 됐다”고 강조했다.
[안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