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예물도 ‘내 라이프 스타일대로’

    입력 : 2015.08.07 14: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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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원빈과 이나영, 이상순과 이효리 등 톱스타 커플이 결혼 과정의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준비, 개성 넘치는 결혼식을 올린 것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처럼 자신들만의 독특한 결혼식과 신혼을 즐기기 위해 결혼 준비물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이는 이른바 ‘셀프웨딩’이 늘고 있다. 셀프웨딩은 스튜디오 사진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을 일컫는 ‘스·드·메’를 기존처럼 업체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예비부부가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직접 준비하는 결혼 트렌드를 일컫는다. 스·드·메 외에도 결혼식 장소를 기존의 예식장이나 호텔이 아닌 야외나 하우스 등 자신들이 원하는 장소에서 준비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결혼식을 만드는 것이다.

    셀프웨딩 열풍 속에 온라인몰을 통한 결혼 소품 판매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부케 화관 등 결혼 소품 판매가 전년 대비 6배 가까이 급증했다. 웨딩부케 판매는 전년 대비 14배 이상 늘었으며 신부가 머리에 쓰는 화관과 신랑이 가슴에 다는 꽃인 부토니에르는 각각 98%, 150% 늘었다. 같은 기간 웨딩드레스 판매도 2배 이상 증가했다. 오픈마켓에서 판매하는 웨딩드레스 가격은 5만~10만원대 초반이 일반적이며 비싼 제품은 20만원대를 크게 넘지 않는 수준이다. 셀프 웨딩 관련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파티용품 판매도 작년 대비 47% 증가했다. 촛불이벤트 용품 판매는 8배 이상 급증했고, 웨딩카 장식 판매는 51% 증가했다.

    이 같은 트렌드는 예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과거에는 다이아몬드 세트나 진주 세트, 패션 세트 등 정해진 형식의 예물을 구매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는데 반해, 최근에는 틀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예물을 선택하는 소비 패턴들이 확산되고 있는 것. 이에 일상에서 착용하기 쉬운 심플한 디자인의 예물이나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이 가능한 유색 보석의 예물, 또한 희소성이 강조된 핸드메이드 예물 등 다양한 주얼리들이 예물 소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주얼리페어 사무국 관계자는 “남들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성향이 결혼 문화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며 “실제로 남들이 하니까 준비해야 하는 의무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실용성을 높이는 등 예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려는 예비 신랑신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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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물, 나만의 웨딩 아이템으로 변신 가장 눈에 띄는 예물 트렌드는 디자인에 대한 선호도의 변화다. 과거의 예물은 화려한 데다 가격대도 상당히 높아 일상적으로 착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결혼식 직후 장롱 속에 마치 보물처럼 간직만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하지만 최근 신부들은 화려한 디자인이 주는 고급스러움 대신 일상에서 착용하기 편리한 부담 없는 디자인의 주얼리를 많이 찾는 추세다. 어떤 장소에서건 자연스럽게 몸에 착용할 수 있다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도 심플하고 모던하면서 은은한 멋을 풍기는 디자인의 예물을 많이 출시하고 있다.

    배규태 레몬다이아몬드 본부장은 “요즘 예비부부들은 100만원대 커플링으로 예물반지를 선택하고, 신부용으로 유색컬러와 평소에도 하고 다닐 수 있는 현대적이면서 실용적인 디자인의 목걸이와 반지 한 세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요즘 예비 신부들은 예물을 단지 부담 없이 몸에 착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는 패션의 도구로도 활용한다. 보통 예물은 다이아몬드나 금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화이트나 골드 색상에 치우쳐 있고 상대적으로 지루한 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예물이라고 해도 주얼리는 어디까지나 나만의 개성을 드러내주는 중요한 패션 아이템이다. 이에 화이트나 골드 같은 예물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컬러가 강조된 예물 또한 최근 많은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루비나 사파이어 등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 예비 신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화진 젬브로스주얼리 매니저는 “국내 상류층 10% 정도는 여전히 진주·다이아몬드·순금 세트 등 2000만~3000만원대로 예물을 준비한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부부들이 예물을 스스로 고르고 1캐럿 반지 하나에 링 반지 정도 해서 실속을 차리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변화하는 예물 트렌드에는 실용성과 패션 니즈의 충족 외에도 예물 자체의 가치를 높이고 싶은 마음 또한 반영되고 있다. 예물은 ‘혼인할 때 신랑과 신부가 기념으로 주고받는 물품’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랑의 증표인 셈이다. 이에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우리 부부만의 주얼리’라는 희소성에 가치를 두는 소비 성향 또한 예물 구매의 한 트렌드로 등장하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한 쌍의 부부만을 위해 정성껏 만든 수제 공정의 주얼리를 출시하고 있거나, 어느 정도 판매가 이루어진 제품은 단종시키는 등의 노력으로 희소성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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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한국주얼리페어에서 만나는 예물 트렌드 예비부부들의 다양하고 개성적인 소비 성향이 2015년 예물 트렌드로 나타나는 가운데, 주얼리 업계에서도 이를 반영한 마케팅 상품 및 제품 개발에 힘을 쏟는 추세다.

    지난달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5 한국주얼리페어’(Jewelry Fair Korea 2015)는 이 같은 트렌드와 관련 주얼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한국주얼리페어는 국내 귀금속 및 시계 산업의 발전과 수출을 통한 참가 기업의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마련된 국내 유일의 보석·시계 전시회다.

    국내외 보석회사 300여 개가 참가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다이아몬드, 진주, 시계 등 다양한 주얼리 제품과 패션 액세서리 등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주얼리관, 패션 주얼리관, 액세서리 및 실버관, 세공 관련 장비 및 기기관, 해외 기업관 등 다양한 테마 특별관이 구성돼 알차고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최근 한류 붐을 타고 중국 등 해외에서 한국산 주얼리 제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케이-디자인(K-Design) 주얼리 특별전’도 함께 마련됐다. 무역협회는 국내 보석 제품들의 수출 확대를 위해 실질적 구매력을 갖춘 해외 빅바이어 10개사를 초청해 국내 기업과 수출상담 자리도 주선했다.

    [김지미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9호 (2015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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