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재형 기자의 워치리포트] (24) 탄생 30주년 맞은 브라이틀링 크로노맷…크로노그래프와 크로노맷은 다르다?!
입력 : 2014.09.19 15:53:36
-
크로노맷 44 에어본
어쨌거나 1821년 프랑스 파리 경마 경주에서 니콜라스 뤼섹(Nicolas Rieussec)이 첫선을 보인 크로노그래프는 당시로선 신통방통한 기기 중 하나였다. 2개의 고정된 바늘 아래에 눈금이 표시된 2개의 원판이 돌아가는데, 판이 멈추면 바늘에서 잉크가 떨어져 시간을 기록했다. 이 기기가 시계에 적용된 건 1860년대. 이후 1915년 가스통 브라이틀링이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는 별도의 푸시피스를 개발하면서 현재의 모양새를 갖춰 나가게 된다. 이전까지는 크라운 하나로 스타트, 스톱, 리셋을 조절할 수 있는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Monopusher Chronograph)가 전부였다.
1923년 브라이틀링은 독립된 푸시피스를 더해 스타트·스톱과 리셋 기능을 분리, 연속적인 시간 측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11년 후인 1934년에는 타이머가 0으로 돌아가는 두 번째 푸시피스를 개발해 크로노그래프 시계에 적용했다. 크라운 위아래에 2개의 버튼을 배치해 위 버튼은 스타트와 스톱, 아래는 크로노그래프 바늘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리셋기능을 담당하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브라이틀링은 1939년 영국 공군(Royal Airforce)의 공식 제조업체로 선정되며 모든 비행기의 비행용 크로노그래프를 제작하게 된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크로노그래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다.
크로노맷의 변천
사실 크로노맷의 탄생은 당시 시계업계의 상황에선 모험이나 다름없었다. 1960년대 말에 불어닥친 쿼츠 파동으로 기계식 시계 산업이 휘청거리던 1980년대였으니 남들은 숨죽이고 명맥 유지할 때 제대로 판 벌려 투자한 셈이다. 일본과 홍콩 등지에서 제작한 배터리 시계가 득세할 때 두툼한 스틸 케이스에 크로노그래프 기능까지 담은 시계라니. 하지만 결과적으로 크로노맷은 쿼츠 파동 이후 기계식 시계의 부활을 이끈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2009년 브라이틀링이 자체 개발한 무브먼트 칼리버 01을 처음으로 장착한 크로노맷은 브랜드의 대표 모델로 자리하며 올해 탄생 30주년을 맞았다.
타키미터는 무엇일까? 레이싱 워치라 불리는 손목시계에는 크로노그래프와 타키미터 기능이 함께 탑재돼 있다. 타키미터는 속도를 측정하는 기능으로 보통 베젤 부분에 ‘Tachymeter’라 표시돼 있는데, 자동차가 출발할 때 크로노그래프의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1㎞ 지점에서 정지 버튼을 누른다. 그때 크로노그래프 바늘이 가리키는 타키미터 눈금이 자동차의 시속이다.
BREITLING 브라이틀링은 1884년 레옹 브라이틀링에 의해 설립된 후, ‘전문가를 위한 시계’를 모토로 정확성, 견고성, 신뢰성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주요 시계회사 중 유일하게 모든 시계에 100%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무브먼트를 사용한다. 매년 스위스에서 만들어지는 5%의 시계만이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는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8호(2014년 09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