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경밀라노창조경제포럼 ‘이상봉 패션쇼’…패션한류, 밀라노를 감동시키다

    입력 : 2014.06.27 11: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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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한국적인 현대 의상이 패션의 도시 밀라노에서도 통했다. 한국 문화의 최대 유산인 한글을 비롯해 전통문양인 단청 그리고 국화(國花)인 무궁화가 수놓인 화려한 드레스들이 파리지엥과 뉴요커와 함께 세련된 안목을 자랑하는 밀라네제(밀라노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 마음을 사로잡은 것.

    지난 6월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매경 밀라노 창조경제포럼’개최를 기념한 한국 대표 디자이너 이상봉의 패션쇼가 열렸다. ‘매경 밀라노 창조경제포럼’은 한국과 이탈리아 수교 130주년을 맞아 매일경제신문·MBN이 언론사 최초로 이탈리아 현지에서 개최한 한·이 경제투자협력 포럼이다.

    한국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주요 인사 12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패션쇼에선 이상봉 디자이너의 전통문양 의상 30여 벌이 소개됐다. 이상봉은 지난 30년간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독창적 패션세계를 구축해온 한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로 손꼽힌다. 그는 국내에 컬렉션 문화를 정착시킨 2세대 디자이너면서 한국에 국한하지 않고 파리컬렉션과 뉴욕컬렉션에 지속적으로 참가해온 패션한류의 선구자격이다. 세계적인 셀러브리티인 비욘세와 리하나, 레이디 가가 등에게 그의 의상을 입혔고,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중동, 러시아 등지에서 점점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번 패션쇼에 소개된 의상은 이상봉 디자이너의 트레이드마크인 한글을 비롯해 한국 국화인 무궁화와 전통 목조 건축에 들어가는 문양인 단청 등 전통에서 모티브를 따온 게 특징. 가장 한국적 문양으로 제작된 옷들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활동하는 최고 모델들에게 입혔다. 이들 모델 섭외를 위해 이상봉 디자이너는 여러 차례 오디션을 열었고, 그 과정에서 상당수 모델이 고배를 마시는 등 엄정한 선발 과정을 거쳤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패션 선진국인 이탈리아에서 한국적 의상들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면서 “이번 패션쇼를 계기로 밀라노와 서울의 디자이너들이 공동 패션쇼를 비롯해 교류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패션쇼는 총 4개의 스테이지로 진행됐다. 밀라노를 감동시킨 이상봉 패션쇼를 스테이지별로 아름다운 화보와 함께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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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테이지 Ⅰ | 한글(Hangeul) 한국의 고유 글씨 한글이 옷의 패턴으로 변형되었다. 이상봉의 친필로 쓰인 글씨들은 현대적인 실루엣 위에 덧입혀 졌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고유의 글자를 갖고 있는 민족은 많지 않습니다. 한글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어 옷에 접목해봤습니다”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이들 의상은 한국적인 것을 옷에 담기 위해 고심하던 디자이너가 평소 친하게 지내는 소리꾼 장사익 씨와 미술가 임옥상 씨로부터 받은 편지의 글씨체를 패턴화해 만들었다. 생동감과 독특함이 활자체에 살아있는 듯한 한글 의상은 외국인들을 이국적인 동양미에 매혹되게 한다.



    # 스테이지 Ⅱ | 단청(Dancheong) 단청은 목조 건축물 위에 장식을 위하여 여러 가지 빛깔로 그려진 무늬이다. 이 단청이라는 주제로 시간과 공간을 아울러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한다. 직선과 곡선이 유기적으로 만나고 결합해 자연을 상징하는 화려한 패턴을 만들어 내는 단청은 이상봉의 옷에서 화려하게 되살아나 숨 쉬는 듯하다. 창조적이고 현대적인 그래픽 이미지로 탈바꿈한 실루엣이 새로운 미니멀리즘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 스테이지 Ⅲ | 무궁화(Rose of Sharon) 한국의 꽃 무궁화는 피어난다. 만개한 꽃들은 한밤중의 별들과 같고, 꽃잎들은 폭죽처럼 흩날린다. 이상봉은 한국의 꽃 무궁화로부터 영감을 받아 무궁화가 가진 강건함과 순수함을 블랙과 화이트의 기본 컬러에 핑크와 생동감 있는 네이비 등 블루 컬러를 더해 우아하고 기품 있는 컬렉션을 선보였다.

    아름다운 광택의 실크와 가볍게 가공처리된 가죽과 같은 고급 소재를 사용했다. 여기에 그래픽 무궁화 패턴이 들어간 화이트 재킷과 블랙 스커트 등이 고상한 품격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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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테이지 Ⅳ| 나비(Butterfly) 아름다운 나비들은 변화를 상징으로 무대 위에 내려왔다. 이 컬렉션은 복고적인 요소들을 보여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대적인 형태와 볼륨을 더한 복고와 전통의 조화가 아름답다.

    특히, 아름다운 여성의 몸매 곡선이 나비에 휘감겨 걸어가는 듯한 실루엣을 연출하여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패션에 대한 디자이너의 장인 정신을 대변하듯 오뜨 꾸뛰르(Haute Couture·고급맞춤) 요소가 가미된 블루 컬러의 구조적인 나비 드레스는 마치 런웨이에 나비가 내려앉은 느낌을 연상케 했다.

    정교한 테일러링과 셔츠 드레스, 어깨 장식이 강조된 재킷은 1960년대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하운드 투스(개 이빨 모양) 패턴과 무채색이 가미되어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밀라노 = 김지미 매일경제 유통경제부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6호(2014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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