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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형 기자의 워치리포트] (20) 아카데미 시상식을 찾은 배우 그 안에 숨은 시계 그리고 보석
입력 : 2014.04.11 17: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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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켓속에 쇼파드 시계를 차고있는 매튜 맥커너히
이렇듯 뭇 시선 가득한 장밋빛 분위기를 기업들이 마다할 리 만무한 일. 올해는 톱 배우들과 셀카를 찍은 엘런 드제너러스의 돌발행동에 ‘갤럭시 노트3’의 발 빠른 마케팅이 시상식만큼이나 화제가 됐다. 그런데 잠깐, 과연 이 모습에 쾌재를 부른 기업이 삼성전자 하나뿐일까.
(왼쪽부터)태그호이어 시계를 착용하고 포스터에 등장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오스카 레드카펫에서 예거 르쿨트르 마스터 울트라 씬 41을 착용한 제레미 레너, 오스카에서 쇼파드를 착용한 케이트 블란쳇
팬들의 시선은 시상식 이모저모부터 배우들의 옷매무새, 구두, 가방 등 작은 액세서리 하나까지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다. 일례로 시상식장에 피자를 배달한 엘런 드제너러스가 배달원에게 줄 팁을 모금하자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여배우 루피타 니용고가 클라렌스의 립밤을 보탰다. 이후 이 제품은 미국 내에서 완판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들의 발걸음도 바쁘긴 마찬가지다. 물론 시계와 주얼리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우선 눈에 띄는 브랜드는 ‘쇼파드’다. 그도 그럴 것이 역대 수상자들이 하나 같이 이 브랜드의 목걸이나 귀걸이, 시계를 착용하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샤를리즈 테론, 힐러리 스웽크, 레이첼 와이즈, 헬렌 미렌, 케이트 윈슬렛, 페넬로페 크루즈, 콜린 퍼스, 제니퍼 로렌스 등이 그 주인공이었다. 올해도 이 공식 아닌 공식은 유효했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매튜 맥커너히의 손목엔 ‘L.U.C XP 토너’(국내 백화점에서 200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가 번뜩였고 아카데미의 헤로인 케이트 블란쳇의 귀엔 18캐럿 33캐럿의 62개 화이트 오팔이 세팅된 드롭형 귀고리가 반짝였다.
국내 쇼파드 관계자는 “해마다 아카데미 수상자들이 착용하다보니 수상을 바라는 마음에 먼저 협찬을 원하는 배우들도 있다”며 “매출 등 가시적인 효과가 드러나는 건 아니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소중한 기회”라고 전했다.
쇼파드의 경우 매년 칸 영화제를 후원하며 황금종려상을 디자인하기도 한다. 케이트 블란쳇이 착용한 귀걸이는 올 5월 칸영화제에서 공개될 한정판 중 하나였다.
한국 남성들의 워너비 브랜드로 떠오른 ‘태그호이어’는 광고모델이자 홍보대사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비록 디카프리오는 남우주연상 후보에 그쳤지만 손목 위의 태그호이어는 그 어느 때보다 자연스러웠다.
디카프리오의 시계사랑은 이미 주지의 사실. 태그호이어와 협업한 ‘아쿠아레이서 500 디카프리오 한정판’이 출시되기도 했다.
국내 태그호이어 관계자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서도 태그호이어 시계를 착용하고 등장하는데 그건 전적으로 디카프리오의 의지였다”며 “계약상황을 밝힐 순 없지만 국내 셀레브리티를 협찬한 경우 그 배우가 착용했던 시계를 찾는 분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OOO시계로 불리며 브랜드에 친숙한 이미지가 더해지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피아제도 각종 시상식에 등장하는 명품 브랜드 중 하나다. 올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자레드 레토가 화이트 골드의 ‘알티플라노 40㎜’를 착용했고 <노예 12년>의 사라 폴슨이 로즈 골드와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로즈 이어링과 핑크 오팔 소재의 ‘Possession’링을 선보였다.추신수 시계로 알려진 로저드뷔의 엑스칼리버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추신수로 인해 화제를 모은 ‘로저드뷔’를 꼽는다. 이제는 메이저리그의 억만장자 대열에 동참한 추신수가 한 TV예능프로그램에 이 브랜드의 시계를 착용했던 것. 로저드뷔 관계자는 “먼저 연락이 왔는데 완전한 협찬은 아니고 대여형식”이라며 “방송 내내 시계가 완전히 드러나도록 여러 번 소매를 올려줘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방송 후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랭크돼 본사 분위기도 고무됐었다”고 말했다. 압권은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패널이었던 김구라가 추신수에게 “시계 좋은 거 찼다”며 운을 띄운 장면. 우연인 것 같지만 이 또한 지인들을 동원해 김구라에게 멘트를 부탁한 브랜드의 치밀한 전략이었다.
추신수가 착용한 ‘Excalibur EX45 Triple Time Zone’의 가격은 8000만원대. 공교롭게도 <LUXMEN>의 시계화보에 등장했던 제품이 그대로 추신수에게 전달됐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3호(2014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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