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향미 한세실업 R&D 본부장 | 한세의 디자인 역량 세계 바이어들이 인정
입력 : 2014.01.09 10:15:08
-
이 본부장은 “일단 바이어들의 R&D 미팅 요청이 과거보다 훨씬 늘었다. 바이어가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미팅 자체를 원하지 않을 것인데 상담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그들의 요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또 매년 미팅이 계속 증가한다는 것은 우리의 디자인 역량을 바이어들이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OEM에서 얼마만큼이 ODM으로 바뀌었는지를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원단 개발만 하는 경우도 있고 디자인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아예 원단부터 디자인까지 모두 맡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전에 없던 R&D 기능이 계속 늘어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했다.
“타깃이나 월마트 같은 디스카운트 스토어들은 본래부터 많은 디자이너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그들이 우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콜스나 JC페니 등 백화점이나 갭, 에어로 포스텔 등 스페셜티 스토어의 미팅 요청도 크게 늘었다”고 이 본부장은 설명했다.
바이어들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내부 디자인 기능을 축소하고 생산업체에 원단 개발부터 피팅에 이르기까지 권한을 이양하는 추세라는 것. 특히 미국 중심이던 패션 시장이 몇 년 전부터 유럽이나 아시아 쪽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도 R&D 수요 증가에 한 몫을 했다고 한다. 미국 바이어들이 유럽이나 아시아로 속속 진출하고 있는데 유럽·아시아 소비자들의 선호가 달라 이를 감안한 상품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이 본부장은 한세실업은 바이어 입장에서 볼 때 매우 장점이 많은 공급자(Supplier)라고 강조했다. “첫째, 매우 유연하며 빠르고 책임감 있다. 팀장이 권한을 갖고 의사결정을 하므로 즉각 확답을 해준다. 둘째, 자금력이 탄탄해 바이어가 믿고 거래할 수 있다. 셋째, 생산기반이 충분하다.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과테말라 니카라과 미얀마 등 다섯 곳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추가로 하이티에도 생산기지를 고려하고 있다. 넷째, 다양한 바이어와 거래하고 있어 바이어 측면에선 글로벌 트렌드를 빨리 파악할 수 있다. 다섯째, 수준 높은 연구개발 역량을 갖췄다. 15년 이상 경력의 팀장들을 포함해 국내 70명 미국 4명의 R&D 인력 대부분이 해외에서 공부했거나 해외 근무 경력을 갖고 있어 현지 트렌드에 밝다.”
이 본부장은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벤더의 자금력이 거래의 중요 요소로 등장한 점도 재무구조가 좋은 한세의 강점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바이어들이 단순한 공장이 아닌 제품 공급자를 선정하는 현 시점에선 자금력이 있는 한세 만큼 안심하고 거래하며 동반자 관계를 이어갈 곳이 흔치 않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MLB나 NBA 등 스포츠 브랜드를 생산하던 Starter에서 시작해 월마트와 Li & Fung 등 글로벌 업체의 바이어로 20년 이상 활동하다 4년 전 한세실업으로 옮겼다.
그만큼 바이어의 니즈를 꿰뚫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수출업체로 와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바이어 시절엔 자기 브랜드 위주로 보았으나 이곳에 와서 글로벌 패션 트렌드 전반을 챙기며 글로벌 시각에서 디자인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정진건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0호(2014년 01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