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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형 기자의 Watch Report]⑬ 때 아닌 소나기에 흐르는 땀까지 `Oh My Watch!`
입력 : 2013.09.03 09: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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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에서인지 40대 이상 웬만한 비즈니스맨에게 손목시계는 필수 액세서리가 됐다. 하이엔드급 브랜드들도 찾는 이의 연령에 맞춰 마케팅을 진행하는 모양새다. 한 스위스 워치메이커 관계자는 “40대 이상 남성들이 하이엔드급 모델에 관심을 갖고 접근하는데, 한 달에 10개가 팔린다면 그중 6~7개가 40~50대 남성들”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높은 관심과 구매 욕구에 비해 관리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중형차 한 대 가격에 버금가는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자니 왠지 부담스럽기도 하고, 소나기라도 쏟아지면 방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땀이 찰 때면 스트랩을 어찌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투성이다. 다시금 연재하게 된 ‘워치리포트’는 각 브랜드의 이모저모와 함께 손목시계의 A to Z를 나열할 예정이다. 각 명품 브랜드들의 가치와 지형도 또한 살펴보려고 한다.
하이엔드급은 물에 민감 우선 고가의 손목시계는 물에 민감하다. 여름휴가 때 100m 방수 자랑하며 바닷물이나 계곡물에 퐁당 담갔다면 깨끗한 물에 소중히 씻어 말려야 한다. 다이버용 시계가 아니라면 바닷물에 부식이 일어날 수도 있다. “부식되면 하나 더 사지 뭐”쯤 되는 배포와 경제 사정이 아니라면 굳이 휴가에 고가의 시계를 착용할 이유가 있을까. 각 브랜드에서 시계 홍보를 담당하는 이들은 백이면 백 방수 기능을 과신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기능이 과장됐다는 게 아니라 충분히 방수되지만 사용자의 부주의나 부식 등 후폭풍이 무섭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흐르는 땀 때문에 생기는 민망한 상황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가죽 스트랩이 물에 젖었을 땐 말리는 게 상책이다. 손목시계 가죽에 바르는 크림도 있으니 부지런한 사용자라면 고려해볼 만하다. 악어가죽이나 소가죽 등 종류가 다양한 하이엔드급 브랜드의 가죽 스트랩은 교체 비용이 100만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니 어찌 아니 관리할 수 있을까.
가죽에 밴 퀴퀴한 땀 냄새가 부담스럽다면 여름용으로 한두 단계 낮은 스틸 브레이슬릿 시계를 구입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최근 부쩍 손목시계에 관심을 갖게 된 김민웅 사장은 이렇게 충고한다.
“여름이 되니 손목에 뭔가가 닿는 것도 스트레스일 때가 있어요. 그래서 가죽이든 스틸이든 원래 손목 치수보다 조금 헐렁하게 착용합니다. 휴가 땐 집사람하고 스와치의 ‘스쿠바 리브레’를 커플로 맞췄어요. 가격도 10만원대 초반이고 컬러가 다양해서 보는 사람마다 감각이 젊다고 한마디씩 하더군요. 이런 게 스타일인가 싶네요.”
케이스 소재도 다양, 선택은 어떻게?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는 케이스 소재 중 ‘플래티늄(Platium·백금)’은 은을 의미하는 스페인어 플라타(Plata)에서 유래됐다. 녹는점이 금이나 은보다 훨씬 높아(1774℃) 작업하기 힘든 금속이다. ‘PVD(Physical Vapour Deposition)’는 직역하면 물리 진공 증착의 약어다. 공해가 없는 최신 코팅기법 중 하나다. 기존의 10마이크론(Micron·1/1000㎜) 도금 기법과 같은 품질에 내구성이 강해 스크래치에 강하다.
최근 인기가 높은 ‘로즈 골드(Rose Gold)’는 금 자체의 컬러가 아니다. 합금 성분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로즈 골드는 금, 구리, 은의 합금이다. 붉은 장밋빛은 구리성분 때문이다. 순수한 금이 아니다 보니 금도금보다 스크래치에 약하다.
이렇듯 합금에 따라 명칭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오메가 컨스텔레이션 세드나’에 사용된 ‘세드나 골드(Sedna™ Gold)’는 금과 구리, 팔라듐의 합금이다. 일종의 18K 로즈 골드인데, 골드의 비율이 최소 75% 이상이라는 걸 의미한다.
‘티타늄(Titanum)’은 가볍고 회색에 가까운 컬러를 띈다. 회색은 산소와의 반응에서 형성되는 산화물 때문이다. 티타늄은 녹는점이 1800℃로 높고 시계의 케이스나 밴드에 주로 사용된다. 스크래치에 약하지만 100% 항알레르기성 물질로 5등급 티타늄은 스테인리스 스틸처럼 블링블링하다.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은 녹이 슬지 않고 부식도 없다. 특히 탄성이 대단히 좋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는 대부분 크롬과 합금으로 코팅되는데 무더운 여름에 제격이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6호(2013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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