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ccessory] 남자를 유혹하는 가방의 변신

    입력 : 2011.09.30 14: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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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들에게 가방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필수 아이템이다. 대학에 입학하면 가장 받고 싶은 선물 중 하나가 명품 가방이고 직장인이 되면 하나둘씩 가방 모으는 재미에 빠져든다. 명품 가방을 들고 있으면 스스로 자부심이 느껴지고 좋은 가방을 든 여자를 보면 그녀의 스펙이 궁금해진다. 잠깐, 이러한 상황이 비단 여자들만의 일상일까? 최근 들어 가방에 열광하는 남자들이 많아졌다. 남자의 경우 가방에 각종 물품을 넣고 다니는 실용적인 목적이 여전히 강세. 하지만 백화점이나 매장에 진열된 남자의 가방은 절대 천편일률적이지 않다. 너무도 다양한 디자인과 실용성까지 더해진 아이디어로 여자들이 탐을 낼 정도다.

    대통령의 가방도 유행되는 시대 무엇보다 가방 선택에 있어 잊지 말아야할 점은 특정한 옷차림의 완성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사실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공항 패션이 화제가 됐던 건 그가 손에든 가죽 소재의 ‘투미’ 가방 덕분이었다. 그는 출장이라는 상황에 걸맞게 포멀한 가방으로 스타일링을 마무리해 세련된 대통령의 이미지를 견고하게 유지했다.

    더불어 투미는 대통령의 가방이라 불리며 비즈니스맨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브랜드의 아우라만 빛나는 가방은 좋은 가방이 아니다. 그것을 착용한 남자의 존재감이 빛나야 제대로 된 가방이다. 후줄근한 면티에 반바지를 입은 조니뎁이 루이비통 크로스백을 매도 조니뎁에게만 눈길이 꽂힌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그래서 포멀이든 캐주얼이든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가방을 찾되, 트렌드나 브랜드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오래도록 갖고 다닐 수 있는 좋은 제품에 대한 안목을 갖춰야 한다.

    최근 남성 브랜드들은 젊은 꽃미남 모델을 앞 다퉈 기용하고 있다. 김현중, 정용화 등이 대표적인 꽃미남 모델인데 이들의 브랜드 화보에는 갖고 싶은 가방들이 꼭 하나씩 매치돼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서류 가방은 아저씨들이 회사 갈 때 드는 ‘재미없는 출퇴근 가방’이 절대 아니다. 패턴 넥타이나 보타이, 행커치프와 어울려 유쾌하고 실용적인 멋을 추구하는 아이템으로 스타일을 완성하고 있다.

    친근하고 멋스러운 소재, 가죽
    에르메네질도 제냐
    에르메네질도 제냐
    우선 남자의 가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이자 영원한 클래식, 가죽 소재로 된 브리프케이스들을 만나보자. 가죽 그 자체의 브라운 컬러 브리프케이스는 멋스럽고 친근한 맛이 있다. 가죽이 주는 고급스러움은 남자의 스타일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주기에 충분하다. 반드르르한 가죽도 고급스럽지만 빈티지 가죽이 주는 세련된 맛도 무시할 수 없다. 꼬마 아이 한 명 정도는 너끈히 들어갈 같은 ‘에르메네질로 제냐’의 빅백은 언제 어느 때 들어도 유행을 타지 않는 아이템이다. 빈티지한 가죽 느낌은 여자친구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대통령의 가방 투미의 백팩도 요즘 핫한 아이템 중 하나다. 슈트에도 잘 어울리는 가죽 소재의 백팩이라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브라운, 블랙의 가죽이 조금 따분하다면 선명한 레드 컬러의 가방으로 스타일링의 포인트를 주는 것은 어떨까. ‘발렉스트라’의 레드 브리프케이스는 가장 기본적인 디자인에 충실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아이템이다. 또한 슈트와 가죽 브리프케이스의 공식이 가끔 지루하다면, 최신 항공 소재로 만들어져 쉽게 긁히거나 오염되지 않는 ‘S.T 듀퐁’의 브리프케이스도 쇼핑 리스트에 올려보면 좋을 것 같다. 고가의 명품도 좋지만 조금 더 편안하고 실용적인 브리프케이스를 찾고 있다면 ‘캘빈클라인 진 액세서리’의 노웰 백도 멋스럽다. 나일론 소재로 돼 있어 이동할 때나 관리하는데 부담이 없고 가죽보다는 캐주얼한 느낌으로 다양한 의상 스타일링에도 매치가 가능하다.

    현빈과 장동건의 가방, 백팩 평범한 브리프케이스가 하나 정도 있다면 조금 더 세련된 룩을 연출할 수 있는 백팩을 추천한다. 공항 패션에서 우월함을 보인 현빈과 장동건이 선택한 것이 바로 백팩이다. 백팩은 멋진 뒤태가 돋보이는 패션 아이템으로 꾸밀 줄 아는 남자들 사이에서 백팩은 언젠가부터 대세로 인정받고 있다.

    부드러운 양가죽 소재로 광택감이 있는 ‘안드레아바나’의 백팩은 숄더 스트랩이 있어 백팩과 숄더 모두 활용 가능한 다용도 백이다. 무채색 톤의 정장에도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아이템으로 컬러감이 돋보인다. ‘롱샴’의 ‘보풀로네’ 백 역시 최근 비즈니스맨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아이템이다. 네모진 딱딱한 느낌이 아니라 둥근 곡선이 부드러움을 표현해 캐주얼한 룩과 잘 어울린다. 좀 더 스포티하고 스타일 살리는 백을 찾는다면 캘빈클라인 진 액세서리의 스트라이프 백은 어떨까. 스트라이프 트리밍 포인트와 활용도 높은 디자인으로 다양한 스타일링에 두루두루 활용해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최근에는 제품이 완판돼 기다려야 살 수 있다는 백팩도 있다. TV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의 새신랑으로 주목받고 있는 닉쿤의 ‘인케이스’ 레드 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일명 닉쿤 가방으로 불리며 예약을 해도 간신히 구할 수 있는 가방이다.

    또한 지난 6월 MTV 무비 어워드에 참석차 출국하는 월드스타 비는 스터드 장식의 핫 핑크 백팩을 맸는데, 빅뱅의 태양도 착용한 바 있다. 이 가방은 ‘MCM’에서 출시된 월드컵 스페셜 에디션으로 한정판이기 때문에 더욱 인기가 높다. 백팩은 내구성이 좋고 수납공간이 넓어 활동하기 편하고 실용적인 면에서 단연 최고다. 최근에는 젊은 직장인들의 정장 차림에서 백팩을 매치하는 경우가 많으며 패션 지수를 높일 수 있는 포인트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남자 가방의 특징 중 하나는 두 가지로 활용할 수 있는 ‘투웨이’ 가방이 많다는 점이다. 다용도라는 목적도 중요하지만 메거나 들었을 때 모두 완벽해 보이는 제품을 선택한다. ‘발리’에서 나온 화이트 토트백은 크로스백으로도 맬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투웨이 방식의 가방이다. 가방끈과 손잡이를 통가죽으로 만들어 고급스러워 보인다. 또한 세련된 남자들 사이에선 포트폴리오백도 인기인데 몇 해 전부터 남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포트폴리오백의 단점은 손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인데, 스페인 브랜드 ‘스티브 모노’에서 출시한 포트폴리오백은 크로스백으로 쓸 수 있게 어깨 끝을 달아 두 가지로 연출이 가능하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가방도 있다. 역사적으로 여행을 자주 다니는 귀족들은 자신들의 물건을 판별하기 위해 트렁크에 이니셜이나 가문의 문장을 새기곤 했다. 그 역사적 유래에서 착안해 ‘고야드’ 가방은 고객의 이니셜을 새겨준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고야드 특유의 문양과 그 안에 새겨진 이름 석 자는 남자의 자존심을 한껏 치켜세워 줄 것이 분명하다.

    패션 브랜드와 예술가와의 협업 역시 올해 가방 트렌드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패션 브랜드와 예술과의 협업은 몇 년 전만 해도 그리 활발하지 않았지만 그 브랜드의 문화적 가치를 높인다는 면에서 시도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미국의 그라피티 아티스트 크래시와 협업한 투미의 TAG 라인부터 한국 작가들에게 악어가죽을 주고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콜롬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 S.T. 듀퐁 / 에르메네질도 제냐
    에르메네질도 제냐 / S.T. 듀퐁 / 에르메네질도 제냐
    간결하고 심플한 디자인이 트렌드 가을이 기다려지는 요즘, 남자의 가방은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복잡하지 않은 디자인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간결함과 실용성이 디자인에 반영돼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가방들이 대거 출시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등장으로 두 손이 자유로운 핸즈프리(Hands Free) 가방들이 유행하고 있다. 또한 연예인들의 가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백팩 역시 대중화된 느낌이다. 군더더기 없는 무채색 디자인이 비즈니스맨들에게 어울리지 않을까. 이런 스타일은 비즈니스 캐주얼이나 정장에도 무리 없이 잘 어울린다. 더불어 무채색이 가진 세련된 느낌은 패션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간결한 디자인에 비해 튀는 컬러의 가방들도 인기다. 블루, 레드, 오렌지까지 각 브랜드에서 다양한 컬러의 가방이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예전과 달리 남자들도 여자들만큼 자신을 꾸미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기꺼이 돈을 투자해 스타일링을 완성하는 추세다. 이때 꼭 필요한 아이템이 바로 가방이다. 다시 말해 가방은 천편일률적인 형식에 감각과 에지를 실어주는 가장 중요한 패션 종결자다.

    [모은희 아트기획자 hug7428@naver.com]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2호(2011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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