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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꼭 하고 싶다면 아직은 드라이브 스루로만
입력 : 2020.06.04 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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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했던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가운데서도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다. 코로나19로 인해 봄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순식간에 지나가버렸지만 여행의 욕구가 가장 커지는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순간의 방심이 자신을 코로나19 전파의 숙주로 만들 수 있는 현실이 여전하기에 어디론가 떠나기도 두렵다. 해외는 더욱 언감생심이다.
이에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국내 드라이브 스루 여행이다. 사회적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여행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여행조차 주저해야 될 시기임은 맞지만 그래도 다가오는 계절을 즐기고 싶으면 스치듯 지나면서 즐기는 여행으로 만족하자. 매경럭스멘이 한국관광공사와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받아 가볼 만한 국내 드라이브 스루 여행지를 소개한다.
도심 드라이브 스루 여행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서울 북악산 능선을 따라 형성된 자하문에서 정릉 사이의 약 10㎞의 길을 말한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한 이 길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재주목되고 있다. 보통 북악산 정상에 있는 팔각정이 목적지다. 길 초입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고, 차 창문을 열고 달리면 말 그대로 도심 속 힐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북악산 팔각정
인천공항 전경
해외로 나갈 수 없는 요즘 인천공항으로 가는 길은 낯선 길이 돼버렸다. 하지만 시원하게 뚫린 공항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그 자체로도 드라이브가 코스가 되기에 충분하다. 여행이란 목적 없이 이 길에 들어서기가 주저된다면 영종도로 향해 보자.
동해안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져 있는 이곳은 국내서 바다와 가장 가깝게 도로가 깔려 있다. 차 문을 열면, 손 내밀면 닿을 거리에 바다가 넘실거린다. 바다 위를 달리는 듯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드라마의 촬영 장소로도 쓰여 종종 TV 화면에서 만난다.
이 헌화로는 강릉시 옥계면 금진해변에서 북으로 심곡항을 거쳐 정동진항까지 이어진다. 도로 이름은 <삼국유사>에 실린 ‘헌화가’의 배경이 이곳 풍경과 유사해서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도담삼봉 전경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는 제천은 이렇다. ‘청풍명월의 자연 속에 폭 파묻혀 있는 특혜 받은 도시. 산과 호수가 빚어내는 경이로운 풍광은 호수의 나라로 유명한 캐나다가 부럽지 않다.’ 그만큼 뛰어난 자연 환경을 자랑한다는 것인데, 지역 곳곳의 호수를 돌아보는 드라이브 여행이 일품이다. 충북에는 도담삼봉 등 호수 12경으로 불리는 곳들이 곳곳에 있다.
인공호수인 충주호로 가는 길도 드라이브 스루 여행으로 제격이다. 이곳의 풍광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강원도 고성군이 더 알려져 있긴 하지만 경남에도 고성군이 있다. 이곳의 동해면에서 시작하는 해안도로는 동해안의 해안도로 못지않게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다. 리아스식 해안이 많은 남해안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해안도로는 구절양장처럼 굽이굽이 흐른다. 이곳에 처음 들어선 이는 곡선이 많은 도로에, 아름다운 풍광에 차 속도를 절로 늦추게 된다.
이 길은 경남 창원시의 끝자락 진전면과 고성군 동해면을 연결하는 동진교에서 시작한다. 이곳을 시작으로 동해면 내산리까지 쭉 이어진다. 이 길 선상은 아니지만 인근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담겨 있는 당항포 관광지도 있어 둘러볼 만하다.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총 16.8㎞의 도로를 말한다. 국도 77호, 군도 14호선이다. 지역에서는 이미 꼭 달려봐야 할 길로 유명하다.
칠산바다 전경, 넓은 갯벌, 해안절벽 사이로 솟아 있는 각종 기암괴석 등이 일품이다. 특히 일몰 때 이곳을 지난다면 서해 낙조의 진수를 즐길 수 있다.
해안도로 아래 3.5㎞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차에서 잠시 내려 걷기에도 좋다. 2006년 국토해양부의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2011년 국토해양부의 제1회 대한민국 자연경관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문수인 기자 사진 한국관광공사·서울관광재단·인천공항공사·강원관광·경상남도]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7호 (2020년 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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