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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 사로잡는 채식 전문 레스토랑
입력 : 2019.03.28 10: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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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는 샐러드 밖에 먹을 게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요즘 미식의 트렌드는 다름 아닌 채소가 주인공이 된 식탁.
채식주의자는 물론 미식가의 입맛까지도 사로잡은 우아한 채식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들을 엄선했다.
▶창의적인 셰프의 채식 요리, 스와니예
이준 셰프가 이끄는 서래마을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스와니예’는 프렌치나 이탈리언이 아닌 서울을 테마로 요리하는 곳이다. 올해도 미쉐린가이드에서 별 하나를 받았다. 파인다이닝 코스에 에피소드라는 형식을 차용해 ‘고 조리서’ ‘바다의 갯벌과 모래 그리고 섬’ 등으로 매번 주제를 달리해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고 지금은 스무 번째 에피소드인 ‘허브와 스파이스’ 코스를 진행 중이다. 스와니예의 특별한 점은 이렇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의 코스들을 채식으로도 맛볼 수 있다는 것. 채식 코스로 주문하면 달걀과 유제품을 섭취하는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 단계로 꾸린 요리가 나온다. 에피타이저는 채소 그 자체의 매력을 발견해 보는 시간. 구웠을 때 새로운 매력이 드러나는 버섯과 배추 등은 송화버섯 소금구이, 배추지짐으로 내고 만두피를 무우로 만들어 채소 수프를 곁들인 무 만두 등도 새롭다. 고기가 없으면 허전함을 느끼기 쉬운 메인 요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콜리플라워를 준비했다. 흰 것은 굽고 초록색은 데치고 보라색은 피클로 만드는 등 여러 식감과 맛으로 변주한 콜리플라워가 견과 소스와 함께 한 접시에 담긴다.스와니예
▶정갈한 사찰 음식의 맛, 발우공양
발우공양 발우공양
채식을 선택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동물 착취를 반대해 채식을 시작했다면 해방촌에 자리한 레스토랑 ‘소식’을 추천한다. 동물권 단체인 동물해방물결의 사무실 ‘동물해방촌’과 이웃한 곳으로 완전한 비건 생활에 맞춰진 파인다이닝 채소 및 사찰 음식 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다양한 채소를 아름답다 여기고 감사하며 귀하게 먹는 사찰 음식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 파인다이닝의 형태로 꾸렸다고. 런치와 디너 코스가 있는데 전채요리 외 3가지·5가지·7가지 요리로 구성된 코스 중 선택할 수 있고 가격은 3만원부터 7만원까지다. 이곳의 요리를 책임지는 안백린 셰프는 채소를 단순히 풀로 채워진 음식이라 바라보는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충격을 선사한다. 수박으로 참치 회의 식감을 구현하거나 오래 말리거나 오븐에 넣어 바삭해진 새송이 버섯 등 채소를 달리 보게 되는 요리들이다. 비(非)채식주의자들에게도 반응이 뜨거웠던 요리는 태운 가지 요리. 가지를 태워 구기자가루, 막걸리와 쯔유로 만든 버터밀크를 곁들인 것으로 익숙한 가지 튀김이나 무침에서는 짐작할 수 없던 맛이 난다. 국내 농부들에게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재배한 다양한 제철 재료들을 받아보다 보면 자연스레 새로운 레시피가 만들어진다는 안백린 셰프의 봄철 메뉴가 궁금하다면 서둘러 방문해볼 것. 전통주, 효소로 만든 칵테일 등 개성 있는 주류 페어링도 호기심을 자극한다.소식
한정식 집에 가면 메인 요리에 고기나 생선을 올리는 곳이 많지만 그 밖의 다양한 접시에는 제철 나물과 채소 등이 풍성하게 담긴다. 한국식 채식주의를 지향하는 한식당 ‘채근담’은 이러한 한정식의 특징을 살려 채식주의자를 위한 한정식 요리를 준비해주는 곳. 점심, 저녁, 주말에 따라 코스 종류가 다른데 언제 방문하든 시그니처 채식 코스가 2종류 이상 준비되어 있다. 시그니처 채식 코스에는 죽과 물김치, 샐러드와 궁중우엉잡채, 삼색전, 버섯들깨탕 등으로 입맛을 돋우는 전채 요리가, 토마토 낫토, 계절요리, 단호박찜, 죽순잣즙무침, 자연산송이구이와 마구이 등의 계절을 느낄 수 있는 별미가 이어진다.
채근담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3호 (2019년 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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