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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혁신 DNA 품은 벤처 14개의 스핀 오프 Spin-Off
입력 : 2016.07.15 15: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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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글로벌 공룡 기업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넥스트 스마트폰’이라는 혁신을 구상 중인 삼성전자 역시 선도적으로 사내벤처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2013년 시작된 ‘C-Lab(이하 C랩)’은 삼성전자가 창조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이를 통해 창의적인 끼와 열정이 있는 직원들을 선발해 ‘보고절차’나 ‘기획안’ 없이 아이디어를 마음껏 구현할 수 있도록 독립된 근무 공간과 자율적 근태 운영을 보장한다.
2012년에는 시각 장애인을 위한 자전거 개발 프로젝트 사회 공헌용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 등으로 시범 운영된 바 있는 C랩은 같은 해 12월 창의개발센터를 신설하며 정식 출범했다. C랩의 가장 큰 특징은 과제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실패를 용인한다는 점이다. 아이디어 공모전에 선발된 직원은 1년간 현업 부서에서 벗어난다.
팀 구성부터 예산 활용, 일정 관리까지 자율적으로 과제를 수행하며 직급에 관계없이 아이디어 제안자가 리더가 되고, 근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아 유연하고 수평적인 환경에서 아이디어의 사업화에만 집중하게 된다. 스타트업 대상자들은 창업 이후 삼성전자의 역량과 네트워크, 각종 경영 노하우를 컨설팅 형식으로 지원받게 되며 창업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재입사를 원할 경우 다시 회사로 복귀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C랩 공모전에는 매년 3000여 명의 임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으며 평균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C랩에 대한 국내 직원들의 관심도가 높아져 공모전을 연 1회에서 연 2회로 확대하고, 아이디어 상시 제안 채널을 마련하는 등 임직원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6 스핀 오프 기업 단체 사진
신제품 반영 VS 분사 통해 사업화
삼성전자는 C랩 과제에 참여할 직원 선발을 위해 공모전을 개최한다. 본격적인 사내벤처로 키우기 위한 전초다. C랩 페어(Fair)라는 사내 행사(전시, 포럼, 데모데이로 구성)를 통해 생긴 결과물은 전사 임직원들에게 공개된다. 지난해 말 개최된 공모전에는 730여 개의 아이디어, 평균 1800여 명이 참여했다.
이 중 최종 선발되는 팀은 15개로 6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이다. 온라인 투표를 통해 1차 심사를 통과한 도전자들은 ‘C랩 공모전 아이디어 워크숍’에서 현재 C랩 과제를 진행 중인 ‘공모전 선배’를 만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더 나은 결과물로 만들기 위해 소통한다.
C랩 선배 ‘멘토’의 조언을 얻은 도전자들은 결선 무대에 선다. 이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이른바 ‘임직원 청중평가단’이 등장한다. 최근 펼쳐진 공모전에는 300명이 넘는 임직원이 평가를 위해 모였다. 이 중에서 100인의 청중평가단이 가려진다. 도전자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6분. 평가단 앞에서 전문가 조언까지 거친 프레젠테이션 형태로 각자의 아이디어를 설득력 있게 호소한다.
짧은 시간 안에 아이디어의 매력을 온전히 설명, 청중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청중평가단 100인의 선택은 발표 종료와 동시에 이뤄진다. 7인의 경영진 심사단 점수와 청중평가단 점수를 절반씩 반영, 최종 선정 아이디어를 뽑는다. 선정된 팀은 삼성전자의 기존 제품이나 신제품에 적용되거나, 독자적 사업 아이템으로 분사를 통해 사업화된다.
▶성과 보이는 스핀 오프 기업들
MWC·CES 등에 출품
삼성전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연구원들에게도 C랩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2013년 인도 벵갈루루 연구소에서 처음 과제 공모전을 추진한 바 있다. 2014년에는 뒤를 이어 중국 북경 연구소와 우크라이나 연구소에도 C랩을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우수 C랩 과제들이 사장되지 않도록 사외 사업화 제도를 신설하기도 했다. 비즈니스에 경쟁력을 더할 수 있는 과제들의 경우 사내 이관을 통해 당사 사업에 기여하도록 하고, 그 외 아이디어 중 사외 사업 경쟁력이 있는 과제들은 스핀 오프 제도를 통해 스타트업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CES2016에서 선보이는 C랩 우수 과제는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손동작으로 조작할 수 있는 모바일 VR용 핸드 모션 컨트롤러 ‘링크(rink)’, △사용자의 생활습관을 측정해 복부비만을 관리해주는 스마트 벨트 ‘웰트(WELT)’, △인체를 매질로 활용해 소리를 전송하는 신개념 통화 UX ‘팁톡(Tip Talk)’ MWC2016에 선보인 과제는 △골프·피트니스에 특화된 코칭을 지원하는 스마트 슈즈 솔루션 등이다.
SXSW 2016에서 선보인 C랩 우수 과제는 △가상현실(VR) 콘텐츠의 움직임을 더욱 현실감 있게 해주는 신개념 모션 생성 헤드셋 ‘엔트림4D(Entrim4D)’, △누구나 허밍만으로 쉽게 음악을 작곡하는 모바일 앱 ‘험온(Hum On!)’, △함께 이야기를 그려 나가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와플(WAFFLE)’ C랩은 하드웨어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과제도 대외에 선보이며, 다양한 영역과 분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모바일 앱을 개발한 ㈜스왈라비와 ㈜블루핵은 최근 구글플레이에 정식 서비스를 론칭했으며, 웨어러블 기반 신개념 통화 UX를 개발한 ㈜이놈들연구소는 지난 4월 C랩 출신 스핀 오프 기업 최초로 해외 유망 벤처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0호 (2016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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