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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tnam Reportage 현지인력 교육으로 글로벌 No.1…풍력타워 제조업체 CS Wind
입력 : 2016.05.02 17: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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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Wind는 베트남에서 독특한 성공스토리를 써낸 기업이다. 현지화와 인력개발을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한 기업으로 꼽힌다. CS Wind는 한국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글로벌 No.1 풍력타워 전문 제조기업이다. 제주도 등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력타워는 크게 원통형 철 구조물, 바람을 받는 날개 부문, 발전기 역할을 하는 터빈제너레이터(Turbine Generator)로 구분되는데 CS Wind는 세계 최고의 품질의 원통형 철 구조물을 생산해 베스타스, GE, 에네르콘, 가메사 등 세계적인 풍력발전기 업체에 납품한다.
CS Wind는 경기도 천안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70여 명의 인력이 컨트롤타워의 역할만 수행하며 생산기지는 베트남, 중국, 캐나다 등에 위치해 철저한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전략을 취하고 있다.
CS Wind의 모태는 1989년 중산정공이다. 약 14년간 철골구조물만 생산했다. 그러다 지난 2003년 풍력사업에 진출, 베트남에 풍력타워 공장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김성권 회장이 한 번도 풍력타워를 만들어본 경험도 없이 무작정 세계 1위 풍력업체 베스타스를 찾아 풍력타워 생산 의뢰를 받아낸 것은 유명한 일화다. 급성장하는 풍력발전 산업을 특화하기 위해 CS Wind는 2003년 베트남 바리아 붕따우 성에 위치한 푸미 산업공단에서 풍력발전기용 타워사업을 시작해 2004년에 생산을 시작했다.
육상 풍력발전 타워는 높이 80∼120m, 지름 4∼5m, 두께 18∼40mm, 무게 200∼250t의 철 구조물로 이뤄진다. 해상 풍력발전 타워의 경우 육상 타워보다 지름이 더 크고 철판이 두꺼워 무게가 300∼400t에 이르며 가격도 2∼3배 비싸다. 타워의 구조가 단순해 보이지만 상당한 기술력을 요한다. 거대한 구조물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원통형 섹터(Sector)를 따로 만들어 용접해 제작된다. 정밀한 용접과 페인팅 기술이 없을 경우 그야말로 흉물일 뿐이다. 워낙 발주처별로 다른 크기와 색상의 타워를 요청하는 터라 풍력타워는 공장 자동화가 불가능하고 개별 기업 특성을 반영해 맞춤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품질에 대한 신뢰도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러한 연유로 베트남에 생산공정을 갖춘 CS Wind가 싸워야 할 첫 번째 적은 선입견이었다.
김성섭 CS Wind 사장은 “사업 초기는 물론이고 심지어 최근까지 발주한 업체에서 하는 말이 ‘정말 베트남에서 타워를 만들 수 있냐?’고 묻는 경우가 있다”며 “의뢰한 업체의 조사관(Inspector)이 와서 실제로 용접이나 페인트 기술을 보고 유럽업체에 비해 훨씬 정교한 기술력에 자국으로 돌아가 학회에 참석해 케이스 발표를 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혀를 내두르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건배사까지 ‘품생품사’
철저한 교육이 생산성 이끌어
베트남 푸미공장에는 총 550여 명의 근로자가 상주한다. 캐나다, 중국에도 생산거점을 가지고 있지만 베트남 공장의 기술력과 생산성은 최고로 꼽힌다. 일 년 내내 날씨가 좋은 베트남의 기후도 하나의 이유라고 할 수 있지만 핵심은 기술력이다. 특히 강판을 잘라내 오차 없이 용접하는 기술은 베트남 근로자들이 각 생산거점에 나아가 선생님 역할을 할 정도로 정밀하다. 기자가 방문한 시점에도 베트남 공장에 방문한 캐나다 근로자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풍력타워 하나를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총시간을 살펴보면 CS Wind의 생산성을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다. 세계 최고수준은 850시간이었지만 CS Wind는 2013년에 550시간으로 단축시켜서 세계 최고에 올랐으며, 지금은 240시간 수준으로 단축시켰다. 덕분에 지난해 CS Wind의 영업 이익률은 15%, 수익률은 8% 수준으로 다른 라이벌사에 비해 이익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성의 바탕은 철저한 품질관리와 교육이다. 김 대표는 “결국, 제품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니까 어떻게 훌륭한 인재를 육성하고 기술 교육을 하느냐에 따라서 품질과 생산성이 결정된다”며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와 S등급부터 E등급까지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이 생산성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불량률을 통해 등급이 내려가기도 한다. 생산량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도입해 근로 욕구를 향상시키는 제도도 구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CS Wind의 품질에 대한 집착은 가히 ‘종교적’인 수준”이라며 “오죽하면 김성권 CS Wind 회장의 건배사는 늘 ‘품생품사(품질에 살고 품질에 죽는다)’”라고 귀띔했다. CS Wind에 입사한 신입사원은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없고 일정 정도의 교육기간을 가진 후 E등급을 받게 된다. 점차 한 등급씩 올라가기 위해서는 일정 교육시간을 이수해야 하고 단계별로 정해진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기술력뿐 아니라 사람들의 마인드도 많이 바뀌었다”며 “진출 초기에는 몇 개 안 되는 규정도 잘 안 지키고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고 물건이 도난 되는 일도 다반사였다”고 회상했다. 철저한 교육과 성과제도가 조직에 대한 충성도와 기업문화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 김 사장의 설명이다. 베트남 CS Wind의 근로자 평균임금은 시간당 3달러 수준이며 캐나다 공장은 25달러에 이른다. 이렇듯 뛰어난 기술력과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는 CS Wind의 인력개발 프로그램은 다른 기업들의 벤치마킹 모델이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베트남 푸미 =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7호(2016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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