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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세단·친환경·SUV…2016년 자동차 시장 당신의 선택은?
입력 : 2016.02.26 15: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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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가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 데뷔했다. 이날 제네시스는 해외무대에선 처음으로 ‘G90(국내명 EQ900)’를 공개했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은 G90의 디자인과 상품성을 소개하며 “제네시스가 세계 최대 럭셔리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제네시스는 G90를 시작으로 벤츠, BMW, 아우디 독일 3사와 렉서스, 인피니티 등이 장악한 북미 고급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기존 고객보다 고급차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해 입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우선 올 하반기에 G90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뒤이어 ‘G80’, 내년 이후에 스포츠 세단인 ‘G70’와 럭셔리 SUV도 내놓을 예정이다.
기아차는 대형SUV 콘셉트카 ‘KCD-12’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콘셉트카는 미국 디자인센터에서 제작한 기아차의 SUV 비전이다.
BMW ‘뉴M2’ 쉐보레 볼트(Bolt) EV 1
BMW는 고성능 브랜드 M의 쿠페 모델 ‘뉴 M2’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3ℓ 직렬 6기통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 토크 51㎏·m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0㎞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풀체인지된 5세대 ‘E클래스’를 공개했다.
‘S클래스’에 적용되던 자율주행 시스템과 실내 인테리어에 고급 내장재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고급차의 대명사 격인 포드의 ‘링컨’은 플래그십 세단 ‘올 뉴 링컨 콘티넨탈’을 최초 공개했다. 14년 만에 내놓은 야심작이다. 볼보는 국내 출시가 예고된 플래그십 세단 ‘S90’를 전시했다. S80의 후속모델로 시속 130㎞ 이하로 주행할 때 작동되는 부분 자율주행 기술 ‘파일럿 어시스트’가 탑재됐다.
사실 올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앞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6’에 주도권을 내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세계 최초 공개를 디트로이트 대신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로 결정하며 ‘반쪽흥행’이란 오명을 얻었다. 일례로 GM은 장거리 주행 순수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 EV’의 양산형 모델을 CES에서 공개하고 디트로이트모터쇼에는 똑같은 모델을 전시했다. ‘아우디’도 ‘아우디 e-트론 콰트로 콘셉트’를 CES에서 공개했다. 메리 바라 GM CEO와 헤르베르트 디이스 폭스바겐 CEO는 아예 ‘CES 2016’의 기조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산업적인 면에선 자동차와 가전, IT의 영역이 무의미해지는 융합과 혁신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장이었지만 CES가 폐막하자마자 곧바로 개막한 디트로이트 모터쇼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빛이 바랬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목할 만한 트렌드는 각 브랜드의 ‘럭셔리 세단’ 출시였다. 고성능차가 전시장 곳곳을 메웠고 미국에서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SUV가 대거 출품됐다.
메르세데스-벤츠 ‘뉴 E-Class’ 폭스바겐 티구안 GTE 액티브 콘셉 드라이브 트레인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국내 시장 저성장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분위기는 어떨까. 지난해 성적부터 살펴보면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의 2015년 총판매량은 157만9706대로 집계됐다. 1996년(163만5899대) 이후 19년 만에 최대 판매기록이다. 해외까지 아우르면 2014년 894만5489대보다 0.7% 늘어난 901만1240대를 판매했다. 업체별 (국내외) 판매량은 현대·기아차 801만5745대, 한국GM 62만1872대, 르노삼성 22만9082대, 쌍용차 14만4541대 순이었다. 하지만 2016년 자동차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세계 자동차시장이 2.9%, 국내 판매 규모도 지난해보다 3.1% 감소할 것이라는 부정적 관측도 제기됐다. 최근 ‘2016년 자동차시장 전망’을 발표한 현대차그룹 산하의 박재홍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소장(부사장)은 “2016년 세계 자동차 판매는 2015년보다 2.9% 증가한 8850만대 수준이 예상된다”며 “선진시장의 회복세 둔화와 자원수출국의 부진 여파로 저성장 기조가 엿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우디 h-트론 커넥티드 내비게이션 시스템 올 뉴 링컨 컨티넨탈
기아차 콘셉트카 ‘델루라이드’
복합연비는 22.4㎞/ℓ(타이어 15인치 기준), 연료탱크(45ℓ)를 가득 채우면 1008㎞를 달릴 수 있다. 연비주행에 신경을 쓰면 서울~부산을 왕복(760㎞)한 뒤 다시 부산으로 가는 것도 가능하다. 토요타 프리우스보다 가격은 낮고 성능은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해 북미시장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에는 신형 ‘i30’와 제네시스의 새로운 라인업(G80)도 준비 중이다. 3세대 ‘i30’는 현대차의 유럽 공략을 위한 전략 준중형 해치백모델이다.
기아차는 지난 1월 말, 7년 만에 준대형 세단 ‘K7’의 2세대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했다. 신형 K7은 독창적인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유로6 규제에 대응해 친환경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하비’ 부분변경 모델도 올 상반기에 출시된다. 국내 최고급 대형 SUV다운 편의사양이 대거 적용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 중엔 기존 신형 ‘K5’의 라인업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출시된다. ‘쏘나타’에 이어 국내 두 번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9.8kWh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장착해 순수 전기차 모드만으로 약 40㎞ 주행이 가능하다. 하이브리드 SUV로 알려진 ‘니로’도 올 상반기에 출시된다. 카파 1.6 GDi 엔진에 6단 DCT를 적용해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 토크 15.0㎏·m의 성능을 구현했다.
▶폭넓은 디젤 라인업 구축… 한국지엠
한국지엠은 지난해 하반기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2002년 출범 이래 연간 최대 실적(총 15만8404대)을 기록했다. 올해도 신차 출시로 분위기를 이어간다. 우선 디젤 라인업 강화가 눈에 띈다. ‘캡티바’, ‘크루즈’, ‘말리부’의 디젤 트림이 판매가 재개되면 ‘올란도’와 ‘트랙스’까지 디젤차량의 선택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최근 전 세계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볼트’로 친환경차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 뉴욕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9세대 ‘신형 말리부’도 전략 차종 중 하나다. 기존 8세대 모델과 비교해 100㎏ 이상 몸무게를 줄였다.
르노삼성 ‘SM6’, 쌍용차 ‘티볼리’
전년(6만9036대) 대비 무려 44.4%나 성장한 수치다. 쌍용차는 올해도 SUV시장 공략에 주력한다. 비밀무기는 차체 크기를 늘린 ‘티볼리 롱보디’다. 기존 모델의 휠베이스(축간거리)는 유지한 채 리어 오버행만 290㎜가량 키웠다. 올 상반기 중 출시 예정이다.
쌍용차는 롱보디 버전을 포함해 2016년 티볼리의 연간 글로벌 판매 10만대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14년 만에 변경된 ‘렉스턴’의 풀체인지 모델 ‘Y400’의 출시가 예고됐다.
▶SM6로 총력전… 르노삼성
지난해 별다른 신차 없이 용케 버텨낸 르노삼성은 내수시장에서 8만17대를 판매했다. 전년(8만3대) 대비 변화가 거의 없는 수준이다. 굳이 성장률을 따지자면 0%나 다름없다. 국내 완성차 5사가 달성한 평균 성장률 9.2%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올해는 ‘SM6’를 비롯해 다양한 차종으로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준중형 시장은 ‘SM3 디젤’로 승부한다. 기존 ‘QM3’와 동일한 1.5ℓ 디젤 엔진과 6단 DCT 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 110마력, 최대 25.5㎏·m의 성능을 발휘하며, 복합연비는 17.7㎞/ℓ다. 오는 3월 중 출시될 ‘SM6’는 기존 중형차에선 볼 수 없었던 고급스러운 사양을 적용했다. 중형 세그먼트의 기준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하반기에는 2세대 ‘QM5’가 기다리고 있다. 2007년 12월 출시 이후 8년 만의 풀체인지 모델이다. 르노의 ‘콜레오스’와 같은 모델이다. 외관 디자인은 한국의 르노 아시아 디자인센터가 담당했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5호(2016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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