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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위기 불구 국가부도 가능성은 낮다
입력 : 2015.01.08 1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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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GDP 대비 국가부채는 과거 외환위기 당시 100%에 달했으나 현재는 10% 수준에 불과하다. 또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이 상당한 데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보유 중인 달러를 무턱대고 쏟아내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98년 금융위기 당시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147억달러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4000억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툽니츠카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취약한 부문은 회사채, 특히 금융업종의 회사채”라며 “경제 제재로 국제 자금시장이 단절되면서 기업들은 부채를 리파이낸싱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충격완화 장치와 도구들이 있고 러시아 중앙은행이 어느 정도는 주요 은행들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규모 은행을 중심으로 디폴트가 발생할 우려는 있다”고 했다.
미 CIA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촉발하면서 2014년 러시아의 GDP 성장률이 0%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피델리티는 “유가가 10% 상승하면 러시아의 GDP증가율은 최대 1.3%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면서 “자본유출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러시아는) 경기침체로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2015년 러시아 경제는 -5% 정도의 위축이 예상되고 있다. 스툽니츠카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사태가 이머징마켓에 서로 다른 정도의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터키, 인도, 인도네시아, 한국 등 펀더멘털이 여전히 양호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판단한 그는 “러시아의 자산은 크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러시아와 관계가 밀접한 국가들도 통화가 큰 폭으로 절하되면서 러시아와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사태 유로존에 타격 시장에선 러시아 사태가 유럽 여러 나라에 금융경로를 통해 위기를 전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툽니츠카 이코노미스트는 “헝가리,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의 은행 업종은 러시아에 대한 노출이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유로존 경제 전체를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지만 기존 이슈들을 악화시킬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BOA와 JP모건 같은 글로벌 은행들은 개별적으로 러시아 투자한도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 그렇지만 소시에테제네랄이나 유니크레디트 같은 유럽계 은행은 이미 러시아에서 리테일 영업을 크게 벌이고 있기 때문에 철수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위기에도 불구하고 쉽게 굽히지 않는 데는 이런 배경도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뤼드밀라 가브릴로바 피델리티 이머징마켓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머징 EMEA나 글로벌 이머징마켓 펀드의 러시아 비중 축소 포지션은 유지하지만 루블화 환산 손실에 대한 노출이 제한적인 식품 소매업체나 루블화 약세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에너지 및 소재 기업 등은 루블화 약세 환경으로부터 상대적으로 격리되어 있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2호(2015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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